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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는 지속되고 있지만, 프로야구 순위싸움의 열기는 그 이상으로 뜨겁습니다. 1위 독주가 예상되던 삼성은 2위 두산에 덜미를 잡히면서 주춤하고 있고 중위권의 차이는 다시 좁혀졌습니다. 넥센의 돌풍이 잦아 든 느낌이지만 4위권과 큰 격차는 없습니다. 여기에 순위싸움에 멀어지는 듯 보였던 최 하위 한화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아직 4위권과 격차가 상당하지만,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본다면 한화는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들에 한화는 고춧가루 부대 이상의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시즌 보여준 여름철 대 약진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난주 SK에 위닝 시리즈를 내주긴 했지만, 올스타전 이후 한화는 다른 팀이 되어 있습니다.

 

후반 첫 시리즈에서 수 년간 약한 모습을 보였던 롯데를 몰아붙여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낸 한화는 이후 4위 추격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KIA전을 스윕하면서 KIA를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습니다. 이어진 LG전 역시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하면서 그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지난 주말 SK전에서 위닝 시리즈 행진이 멈추긴 했지만, 금요일 경기에서 SK 불펜을 상대로 역전을 일궈내기도 했고 매 경기 접전을 펼치면서 SK를 곤혹스럽게 했습니다. 전반기 맥없이 경기를 내주던 한화는 더는 없었습니다.

 

이러한 한화의 선전 배경에는 재구성된 마운드가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반기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난맥상을 노출했던 한화의 마운드는 새롭게 1군 투수코치로 자리한 송진우 코치의 지도로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계속된 불쇼로 신임을 잃었던 불펜은 송창식, 박정진, 안승민의 필승 조가 새롭게 자리하면서 후반 불펜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있습니다. 허무한 역전패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록의 스토퍼, 박찬호)

 

 

시즌 초반 한화는 송신영을 FA로 영입하면서 불펜에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마무리 바티스타가 지난 시즌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고 노련한 송신영과 새롭게 불펜의 핵으로 떠오른 좌완 박정진, LG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김광수, 그 외 젊은 투수들이 함께 하는 불펜진은 타 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박정진이 지난해 많은 투구 수로 인한 후유증으로 시즌 초반 가세하지 못했고 기대를 모았던 송신영 역시 부진하면서 시즌 중반 2군행을 통보받았습니다. 마무리 바티스타 역시 제구력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일 불 쇼를 선보이며 신뢰를 잃었습니다. 시즌 중반 교체되어 영입된 외국인 투수 숀핸까지 보탬이 되지 못하면서 한화의 불펜은 사실상 붕괴 상태였습니다.

 

한화는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불펜의 보직을 새롭게 정했고 후반기 상승세를 뒷받침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항상 리드한 상황에서 불안함을 피할 수 없었던 한화로서는 좀 더 계산할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경기에 나선 다른 야수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것도 경기를 풀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플러스 요인입니다.

 

불펜의 안정과 더불어 선발 마운드 역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류현진이 후반기 에이스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영건 3인방 중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김혁민은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돌고 있습니다. 7억 신인 류창식은 벤치의 계속된 믿음에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투구로 로테이션에 확실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여기에 팀의 맏형 박찬호는 타선의 지원부족과 불펜의 잇따른 방화에도 흔들림 없는 투구로 노장의 힘을 보여주었고 가장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찬호의 구위와 이닝 소화능력은 떨어지만 관록의 투구는 연패 스토퍼로서 선발 마운드를 지탱해주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마무리 투수에서 선발투수로 변신한 바티스타가 가능성을 보인다는 점도 또 다른 호재입니다. 불펜 투수로서 낙제점을 받은 바티스타였습니다.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는 위력적인 구위를 전혀 살려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티스타의 선발 전환은 궁여지책에 가까웠습니다. 프로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선발투수를 경험한 적이 없었던 바티스타였습니다. 하지만 선발투수 바티스타는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던 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투구 수와 이닝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안정적인 투구로 선발 마운드에 또 다른 힘이 되었습니다. 한화로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보석을 얻은 것입니다.  

 

이렇게 한화는 류현진에서부터 새롭게 선발진에 가세한 바티스타까지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습니다. 각각 특징을 지닌 선수들의 조합은 상대 팀에 까다로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양훈은 언제든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는 예비 전력입니다. 불펜을 강화하는 카드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허약하던 한화의 마운드가 어느 팀에 견주어도 밀리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런 마운드의 안정과 더불어 팀 타선의 선전도 눈에 띕니다. 김태균이 나 홀로 고군분투하던 팀 공격에 또 다른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만만친 않은 공격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우선 4번 김태균은 변함없는 고감도 타격으로 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부상과 상대 팀의 집중견제로 잠시 주춤했던 김태균은 후반기 다시 4할 타율에 복귀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공포의 4번 타자로 돌아왔습니다.

 

김태균의 분전은 중심타선을 이루는 최진행, 장성호에도 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후반기 최진행과 장성호는 타격에서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태균과 더불어 전반기보다 훨씬 강한 중심타선을 이루게 하고 있습니다. 득점 기회에서 해결사 부족으로 아쉬움이 많았던 한화는 클린업이 제 역할을 하면서 팀 득점력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팀의 중심이 강해지면서 한화의 타선은 전반에 걸쳐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새롭게 1번 타자로 고정된 오선진은 3할이 넘는 타율을 유지자면서 한화의 오랜 고민이었던 1번 타순의 문제를 해결해주었습니다. 오랜 기간 1군과 2군을 오가는 1.5군 선수였던 오선진은 3루수로 수비위치가 고정되면서 공수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팀 득점력을 높이는데 또 다른 힘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골든글러브 유격수 이대수의 부활도 팀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한 때 극심한 부진으로 2군 강등까지 경험했던 이대수는 이후 지난 시즌의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2할대 초반에 허덕이던 타율은 2할 대 후반으로 올라섰습니다. 득점 기회에서의 클러치 능력은 또 다든 득점원이 되고 있습니다. 불안했던 수비도 사라졌습니다.

 

후반기 이대수는 상.하위 타선의 연결고리로 내야진의 중심 선수로 벤치가 시즌 초반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렇게 오선진, 이대수의 존재는 중심 타선에 의존하던 한화의 공격력을 다변화시키고 팀 공격력을 높이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화는 기존 선수들의 분전과 새로운 선수들의 가세로 팀 전체가 활력을 되찾고 한층 강해진 전력으로 후반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 성적 역시 크게 좋아졌습니다. 이런 모습을 왜 전반기에 보여주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입니다. 눈에 보이는 성적뿐만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것도 긍정적입니다. 

 

 

 

(괴물 모드로의 복원? 류현진)

 

 

 

하지만 한화의 전력은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해마다 메우지 못하고 있는 2루수 포지션의 문제와 최진행을 제외한 외야 두 자리는 허전함이 있습니다. 포수 자리 역시 노장 신경현이 활약하고 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타 팀과 비교하면 부족한 모습입니다. 백업 선수들과 주전급 선수들의 기량 차이도 큽니다. 지금의 돌풍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입니다. 

 

후반기 한화는 외국인 선수를 1명으로 가면서 젊은 선수들에 더 많은 기회 부여를 천명했습니다. 사실상 올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을 포기한 것입니다. 이미 4위권과 10경기에 이르는 격차가 난 상황을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화의 결정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한화 프런트는 사실상 리빌딩으로 시즌 운영 전략을 바꿨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런 변화 이후 한화는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그간가지고 있었던 심적 부담이 상당했음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앞서 제시한 전력강화 요인들 외에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올 시즌 초반 김태균, 박찬호, 송신영의 영입으로 상위권 진출의 꿈을 키웠던 한화였지만 선수 몇 명의 영입으로 팀 전력의 강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해야 했습니다. 팀 전체의 전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인식했을 것입니다. 

 

4위권에 큰 격차가 있지만,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 한화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순위싸움의 구경꾼 이상의 역할을 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7위 LG와의 격차는 3게임으로 줄었습니다. 부상 선수들도 속속 복귀하고 있고 전력의 상승 요인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의욕도 충만되어 있습니다. 후반기 반전을 이룬 한화가 더 큰 반전을 이룰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화가 순위 다툼의 변수 이상으로 그 힘을 발휘할지 아니면 짧은 돌풍에 그칠지 후반기 최고 반전의 팀 한화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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