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KIA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는 금요일 경기가 우천으로 뒤로 밀리고 힘을 비축한 상황에서 대결한 경기였습니다. 무더위에 지친 선수들은 하루의 휴식으로 힘을 되찾은 모습이었고 공수에서 활발한 플레이를 했습니다. 안타 수 롯데 14, KIA 10개가 말해주듯 공격력이 돋보이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롯데의 3 : 1 승리였습니다. 승리한 팀도 패배한 팀도 공격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던 대결이었습니다.
경기 초반 양 팀은 기록지가 빼곡하게 채워질 정도로 출루가 이루어졌고 득점기회도 많았습니다. 하루의 휴식은 타자들의 배트 스피드를 되살려주었고 타격 시 집중력을 높여주었습니다. 선발 투수로 나선 롯데 송승준, KIA 소사는 나쁘지 않은 컨디션이었지만, 타자들의 힘이 투수들을 앞서는 모습이었습니다. 타격전의 분위기였지만 양 팀 모두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득점 기회에서 득점이 이어진 롯데가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습니다. 양 팀은 위기에서 거듭된 호수비와 투수들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지만 경기에서 이길 득점에는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득점에 필요한 적시타와 팀 배팅이 나오지 않았고 주루플레이 실수로 득점 기회를 스스로 무산시키면서 답답한 경기를 해야 했습니다.
경기는 선취 점을 먼저 얻은 롯데의 계속된 리드로 전개되었습니다. 롯데는 1회 초 테이블 세터진인 전준우, 김주찬의 연속 안타와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먼저 얻었습니다. 하지만 발 빠른 주자 두 명이 출루한 상황에서 몸이 풀리지 않은 상대 선발투수를 상대로 한 점수로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두 차례 주자가 횡사한 것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2경기 연속 호투, 부활하는 송승준)
선취점을 올리긴 했지만, 롯데의 리드는 불안했습니다. KIA 역시 초반 득점기회가 있었고 롯데의 집중력 부족을 응징할 수 있었습니다. 3회 말 KIA는 차일목의 좌전 안타로 무사에 주자가 출루했고 이어진 김선빈의 희생번트가 투수 실책이 되면서 무사 1, 2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어진 이용규의 내야안타까지 이어지면서 KIA는 롯데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로 역전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롯데가 몰리는 분위기에서 KIA 타선은 무기력했습니다. 박기남의 삼진 이후 김원섭의 우익수 플라이는 동점 득점과 연결될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어이없는 주루 미스가 나왔습니다. 홈으로 태그업 하는 것 같았던 3루주자 차일목이 홈으로 들어오지 않은 것입니다. 손아섭의 강한 어깨를 너무 의식한 본헤드 플레이였습니다. 결국, 다음 베이스를 노리던 2루 주자가 런다운 아웃 되면서 KIA 득점 기회는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3회 말 득점 실패는 KIA가 경기 내내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가는 결정적 원인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양 팀은 결정적인 기회를 함께 놓치면서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롯데는 4회 초 1사 2, 3루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4회 말 KIA는 조영훈의 2루타성 타구가 전준의 호수비에 걸리면서 동점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경기는 1점을 먼저 내는 팀이 유리하게 전개될 분위기였습니다. 롯데는 추가점이 KIA는 동점이 급했습니다.
중요한 한 점은 롯데에서 나왔습니다. 롯데는 5회 초 공격에서 박준서의 안타 출루와 문규현의 보내기 번트, 전준우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습니다. 득점이 나지 않는 경기에서 소중한 추가점이었습니다. 이어진 5회 말 공격에서 KIA는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또 다시 득점에 실패하며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습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6이닝 동안 6안타 허용하면서 적지 않은 위기를 맞이했지만 피하지 않는 승부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투구 수가 많아지긴 했지만 볼넷이 1개에 그쳤습니다. 승부처에서 송승준은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KIA 타자들의 득점력 부재와 주루미스라는 행운까지 더해지면서 송승준은 6이닝 무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하고 마운드를 불펜에 넘길 수 있었습니다.
송승준과 맞대결한 KIA 선발 소사는 150킬로가 넘는 강속구는 여전했지만, 변화구 제구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6.2이닝 3실점의 역투로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하긴 했지마 공이 높에 제구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이전 소사와의 대결에 약점을 보였던 롯데 타자들은 소사의 직구를 집중 공략하면서 12안타를 뽑아냈습니다. 소사 역시 롯데 타선이 집중력 부족과 수비진이 도움이 있어 실점을 그마나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쉬운 공격력으로 고심하던 양 팀의 대결은 경기 후반 불펜 대결로 그 양상이 변했습니다. 롯데는 7회부터 불펜을 가동하면서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7회 말 등판한 최대성은 3타자를 가볍게 막아내면서 리드를 확실하게 해주었습니다. 8회 말에는 이명우, 김성배 두 필승 불펜을 모두 가동하면서 무실점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명우는 좌타자 승부에 실패하면서 주자 2명을 출루시키고 마운드를 물러나는 부진을 보였지만 김성배가 그 위기를 잘 넘겨주었습니다. KIA는 1사 1, 2루에 상황에 김성배를 상대로 좌타자 최희섭을 대타로 내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지만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직선타로 잡히면서 병살타가 되는 불운으로 득점에 실패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KIA는 7회 초 2사 후 불펜을 가동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습니다. 하지만 한 박자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투구 수 100개를 넘긴 소사는 구위기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롯데는 소사를 상대로 손아섭의 볼넷과 폭투, 강민호의 적시타로 소중한 추가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위기를 넘기면서 지쳐있을 소사의 상태를 고려한다면 빠른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7회 초 롯데의 득점은 그 비중이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공수 활약, 모처럼 활짝 웃은 전준우)
롯데의 8, 9회 추가 득점을 막아낸 KIA는 9회 말 롯데 마무리 김사율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롯데는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김사율을 올렸지만, 부상에서 막 복귀한 김사율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습니다. 직구의 공 끝이 좋지 못했고 제구도 정교하지 못했습니다. KIA는 1사 후 조영훈의 안타 출루와 2사 후 차일목의 2루타로 1점을 추격했습니다. 이어진 신종길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3루의 기회는 경기장을 다시 긴장 속에 몰아넣었습니다. 3안타를 기록한 이용규 타석이라는 것도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용규는 우익수 플라이로 쉽게 물러났고 KIA의 추격은 1점에 머물렀습니다. KIA는 롯데 마무리 김사율을 상대로 막판 끈기를 보였지만 역시 타선의 집중력 부재로 더는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마무리 김사율이 불안감을 노출하긴 했지만 경기를 잡아내면서 3위자리를 굳건히 했고 4위권과의 격차를 1.5게임으로 벌릴 수 있었습니다.
송승준은 두자리수 패전의 위기를 벗어나며 시즌 6승에 성공했고 두 경기 연속 호투했습니다. 1번 전준우는 2안타와 함께 멋진 수비로 공수에서 활약하면서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승리와 더불어 롯데의 앞으로 일정에 큰 플러스 요인이 발생한 것입니다. 반면 KIA는 이용규가 3안타로 분전했음에도 득점력 부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승에 실패했습니다. 선발 로테이션을 바꾸면서까지 승리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믿을만한 선발 소사를 등판시키고도 패하면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승패가 엇갈리긴 했지만 롯데와 KIA 모두 공격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습니다. 후반기 롯데는 강력한 불펜, KIA는 강력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습니다. 마운드의 강점은 분명하지만 공격력에서 부족함이 보이는 양 팀은 토요일 경기에서도 그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은 상황에서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양 팀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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