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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팀과 원정팀 모두 주말 시리즈 내내 타선의 결정력 부족으로 고심해야 했던 롯데와 삼성의 일요일 경기는 그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롯데와 삼성은 롯데 10안타, 삼성 7안타의 적지 않은 안타와 볼넷에 의한 출루가 있었지만, 득점에 인색한 경기를 했습니다. 득점 기회에서 양 팀은 약속이나 한 듯 적시타를 날리지 못하면서 무득점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승부는 단 1점으로 결정 났습니다. 롯데는 7회 말 얻은 한 점을 끝까지 지키면서 1 : 0으로 삼성에 승리했습니다. 주중 시리즈의 부진을 만회한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것입니다. 삼성은 일요일 경기 패배로 주 중 두산전 3연패에 이어 한 주 동안 1승 5패의 부진을 보이면서 선두 독주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롯데의 송승준, 삼성 고든의 무실점 호투가 경기 초반과 중반의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두 선발 투수 모두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공 끝에 힘이 실린 직구를 중심으로 간간히 섞어 던지는 각도 큰 변화구를 위주로 하는 투구 패턴도 비슷했습니다.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도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 것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양 팀 타선의 부진도 한몫했습니다.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양 팀의 적지 않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가 좋지 못했습니다. 같은 팀 선발의 기운을 빠지게 하는 공격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타선의 잔루 남발은 반대로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던지게 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 타자들의 컨디션 유지가 더 쉽지 않은 것도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위기의 롯데를 구한 세이브, 김성배)

 

 

 

무득점 행진을 깰 기회를 먼저 잡은 팀은 삼성이었습니다. 삼성은 6회 초 롯데 유격수 문규현의 실책으로 최형우가 무사에 출루했습니다. 평범한 정면 땅볼이었고 최형우의 발을 고려하면 해서는 안 되는 실책이었습니다. 이미 투구 수 80개를 넘기고 있었던 송승준으로서는 필요 이상의 투구를 해야 했습니다. 뒤이어 나온 박석민은 송승준의 높은 공을 당겨서 펜스를 강타했습니다. 하지만 좌익수 김문호의 펜스플레이는 2루타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무사 1, 3루, 삼성은 경기 중 가장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집중력은 여기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동균의 타구는 투수 땅볼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소중한 아웃카운트 하나를 소진하고 말았습니다. 최형우는 런다운에 걸렸고 후속 주자들이 한 누씩 더 진루할 시간을 벌어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사 1, 2루의 득점 기회는 여전히 유지되었습니다. 좋은 타겨감을 보이고 있는 이지영 타석이라는 점도 삼성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3루 주자를 자신의 수비로 잡아내며 안정을 찾은 송승준은 이지영을 상대로 내야 땅볼에 유도에 성공했고 이 타구는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삼성의 득점 기회는 그대로 끝났습니다. 6회 초 고비를 넘긴 송승준은 7회 초 수비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7.0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자신의 등판을 마무리했습니다.

 

최근 경기에서 부상이 겹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송승준으로서는 부활을 예고하게 하는 호투였습니다. 삼성 타선의 부진도 있었지만, 송승준은 높은 집중력으로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전과 달리 힘 있는 직구를 중심으로 한 투구 패턴으로 삼성 타선을 상대했습니다. 송승준의 직구는 가운데 몰려도 공략이 잘 안될 정도로 위력이 있었습니다.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지만 송승준은 직구를 바탕으로 한 정면 승부를 그 순간을 넘겼습니다. 직구와 포크볼 위주의 볼 배합에서 커브 사용빈도를 높이는 변화가 적중한 것입니다. 

 

이런 송승준의 역투에 타자들은 승리 투수가 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보답했습니다. 7회 롯데는 선두 타자 이승화의 볼넷과 박준서의 보내기 번트에 이은 손아섭의 좌중간 2루타로 귀중한 점수를 얻었습니다. 투수전의 경기에서 후반에 나온 득점은 그 의미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성은 투구 수 100개에 근접한 선발 고든을 내리고 좌완 권혁을 올렸지만 두 좌타자 이승화와 손아섭과의 승부에 실패하면서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1 : 0 리드를 잡은 롯데는 불펜의 힘으로 이를 지켜내야 했습니다. 경기 분위기상 추가 득점은 쉽지 않았습니다. 8회 초 롯데는 삼성의 이승엽, 최형우 두 좌타 거포들을 상대하기 위해 이명우를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명우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습니다. 이명우는 이승엽에 볼넷, 최형우에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어렵게 얻은 1득점의 의미가 퇴색될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롯데가 내민 승부수는 김성배였습니다. 무사 1, 2루 최근 전날 홈런 2개를 기록하면서 타격감을 회복한 박석민 타석, 절대 절명의 위기였습니다. 사이드암 김성배가 박석민을 잡아줘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삼성은 의외의 선택을 했습니다. 박석민에 보내기 번트를 지시한 것입니다. 1사 2, 3루로 득점 확률을 높였다는 의미는 있었지만 부진한 하위타선을 고려하면 예상을 깨는 작전이었습니다.

 

김성배는 까다로운 타자를 쉽게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롯데와 삼성의 치열한 벤치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롯데는 좌타자 우동균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면서 만루 작전을 펼쳤습니다. 실점을 막기위한 또 다른 승부수였습니다. 이에 삼성은 대타 진갑용을 내면서 맞 대응했습니다. 올 시즌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베테랑에게 역전타를 기대한 것입니다.

 

롯데로서는 큰 위기였습니다. 결정적 한 방이 없어 애를 태우던 삼성으로서는 8회 초 역전, 이후 불펜의 승리 굳히기 시나리로를 머리에 그렸을 것입니다. 김성배는 위축되지 않는 타자 승부로 진갑용을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롯데의 1 : 0 리드가 더 굳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연이은 적시타 부재 속에 삼성은 또 한번 한숨을 내쉬어야 했습니다.

 

롯데는 추가점이 필요했습니다. 마무리 김사율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올 수 없다는 점도 그 필요성을 높였습니다. 1 : 0의 리드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롯데는 8회 말 승리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기대하던 득점은 끝내 나오지 않았습니다. 롯데는 불안감을 안고 9회 말 수비에 임해야 했습니다.

 

롯데는 김성배를 그대로 마운드에 올리면서 경기 마무리를 맡겼습니다. 김성배의 구위가 좋다는 판단과 함께 위력적인 좌타자가 당장 타순에 없다는 것도 고려한 결정이었습니다. 김성배로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김성배는 침착했습니다. 9회 초 첫 타자 강봉규의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며 순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지만 이후 두 타자를 가볍게 잡아내면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해주었습니다.

 

임시 마무리 역할이었지만 김성배는 올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1 : 0 승리를 지켜냈다는 것도 그 의미를 더했습니다. 롯데는 조성환이 이미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1번 타순에 서야 할 김주찬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선발로 나서지 못하면서 가뜩이나 허약해진 타선이 더 약해진 채 경기에 임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마무리 김사율까지 경기에 나설 상황이었습니다. 전날 완패에 이어 팀 전력까지 정상이 아닌 롯데는 큰 위기였습니다. 이런 팀의 위기를 김성배는 2이닝 세이브로 지켜주었습니다 .

 

김성배의 세이브는 송승준의 시즌 5승을 지켜주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송승준은 후반기 부진한 투구로 고심해야 했습니다. 시즌 후반기 롯데의 성적에서 송승준의 부활은 그 비중이 상당했습니다. 송승준은 이런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부상이 더 악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가지게 할 정도로 공을 힘을 실지 못하고 자신감도 떨어졌습니다.

 

 

 

(일요일 경기의 유일한 타점의 주인공, 손아섭)

 

 

 

송승준으로서는 1 : 0경기의 승리투수가 되면서 자신감을 찾고 후반기 활약을 할 여건을 마련했습니다. 김성배는 흔들리던 송승준도 구원해주었습니다. 또한, 후반기 체력 저하현상과 더불어 구위 저하로 흔들리던 자신의 입지도 다시 튼튼하게 했습니다. 정대현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계속 부진한 투구를 했다면 비슷한 유형의 정대현에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던 김성배였습니다. 일요일 세이브는 롯데 불펜에서 누가 들어오든 중용될 수 있는 투수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롯데는 전력 약화와 타선의 집중력 부재라는 어려운 여건에도 경기를 잡아내면서 한숨을 돌렸습니다. 모처럼 위닝 시리즈에 성공한 것은 물론이고 상위권 싸움에 밀릴 위기를 넘긴 것입니다. 송승준의 부활 가능성을 보인 것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1 : 0 의 힘든 승부를 이겨내면서 선수들의 사기도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롯데로서는 승리하긴 했지만 여전히 타선이 잔루 남발 속에 시원한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 앞으로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찬마저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팀 공격력이 더 약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승화, 김문호, 황성용 등의 제 4 외야수 후보들도 만족스러운 경기력이 아닙니다. 약해진 공격력을 메울 대안이나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런 롯데와 마찬가지로 삼성 역시 답답한 공격력에 대한 해법 마련이 시급해졌습니다. 불펜진의 페이스가 떨어진 것도 걱정스럽습니다. KIA가 두산의 상승세 제동을 걸어주긴 했지만, 두산의 기세를 고려하면 3.5게임 차의 리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삼성입니다. 이렇게 승리한 롯데나 패배한 삼성 모두 다음 경기에 대한 고민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일요일 경기였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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