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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의 열기가 지속하고 있는 2012프로야구는 시즌이 끝난 직후 여러 사건들을 예비하고 있다. 이미 한화와 넥센의 파격적인 감독 선임이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아시아 시리즈로 관심 가는 부분이다. 신생팀 NC의 가세로 더 가열될 것으로 예상되는 스토브리그와 FA 시장의 향배도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다. 류현진은 아직 FA 자격 요건을 갖추진 못했다. 메이저리그 전 구단이 참여할 수 있는 포스팅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 소속구단인 한화의 동의가 필요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시즌 후반기 부상을 이겨내고 괴물모드로 돌아온 것도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강한 동기부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한화구단은 하위권에 머무른 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체불가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없는 한화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류현진은 2006년 프로데뷔 이후 한화의 에이스, 더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했다. 류현진은 국내 무대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 당시 류현진은 국가대표팀의 1선발로 금메달의 주역이었다. 이후 국제대회에서도 류현진은 국가대표팀의 중심이었다. 이러한 류현진의 활약은 큰 영광과 함께 혹사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화에게 류현진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하위권을 맴도는 과정에서 류현진은 팀을 나 홀로 떠받치는 존재였다. 류현진마저 없었다면 한화는 더 참담한 성적을 남길 가능성이 높았다.

 

 

 

 

 

 

류현진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필연적으로 몸에 무리를 가져왔다. 최근 수년간 류현진은 잔 부상에 시달렸다. 등판을 거르는 경우도 많아졌고 구위도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팀의 계속된 침체는 그의 의욕마저 떨어지게 했다. 2010년 시즌 16승에 1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지난해 방어율이 3점대로 치솟았고 가까스로 두 자리 수 승수를 올릴 수 있었다.

 

올 시즌 역시 류현진은 계속된 부상에 시달렸다. 팀이 최하위로 쳐진 상황에서 충분한 휴식을 하기도 어려웠다. 류현진은 팀의 부진 속에서도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팀 동료들이 그의 분전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타선의 침묵, 불펜의 방화, 계속된 불운은 류현진의 의욕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류현진은 시즌 중반 슬럼프에 빠지며 많은 우려를 낳게 했다.

 

이런 류현진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큰 목표였다. 때마침 상당 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그의 투구에 관심을 보였다. 류현진은 그들에게 무력시위를 하듯 리그 후반기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거의 매 경기 완투 쇼를 펼치면서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그토록 원하던 7년 연속 두 자리 수 승리에는 실패했지만, 210개의 탈삼진으로 리그 1위를 차지하며 위력적 투구를 과시했다.

 

류현진이 연일 호투를 하는 사이 여론도 그의 메이저리그행에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한화 팬들은 물론이고 야구팬들 상당수가 그의 메이저리그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화구단의 반대 명분이 희석되기 시작했다. 야구계 전반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행을 바라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류현진 역시 메이저리그 행에 대한 의지를 수시로 밝히며 구단을 압박했다.

 

한화 구단의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생겼다. 한화가 거물 김응룡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다. 이는 예상을 하기 어려웠던 깜짝 결정이었다. 팀의 분위기 쇄신과 함께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김응룡 감독은 부임 하자마자 한화의 변화와 함께 FA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을 구단에 요청했다.

 

이러한 김응룡 감독의 부임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행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한화가 리빌딩에 주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에이스 투수의 해외 진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었다. 김응룡 감독 역시 야인으로 있던 시절, 류현진의 메이저리그행을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감독이 된 이후 그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더 좋은 성적을 원하는 감독입장에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행을 선뜻 찬성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 사이 포스트 시즌이 시작되었고 류현진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한회 구단 역시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치고 있겠지만, 류혀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허락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FA가 될 때 다시 추진될 수밖에 없다. 수년간 더 기다림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류현진으로서는 한 살이라도 더 젊은 때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이미 그의 기량을 확인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포스팅에서 만족할만한 금액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만약 이번 기회가 무산되고 시간이 더 흘러 재 추진된다면 그에 대한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이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국내 리그에서 곧바로 빅리그로 진출하는 최초의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리그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진출의 또 다른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는 더 큰 무대를 꿈꾸는 젊은 선수들에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프로구단의 또 다른 수익원을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포스팅에서 만족할만한 금액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류현진의 빅 리그 성공을 100% 보장할 수 없다. 선수층이 열악한 우리 프로야구의 현실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사라진다는 것도 프로야구 흥행에 악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음 시즌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는 한화에도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고 국내 최고의 투수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큰 무대에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한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길 수 있는 일이다. 야구 발전이라는 큰 명분을 위해서라도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큰 의미가 있다. 팬들 역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행을 바라고 있다. 포스팅 실시 자체를 막는 것은 야구계 전체의 반발에 직명할 수 있다.

 

이제 포스트 시즌은 한국시리즈의 접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류현진 문제는 다시 큰 쟁점이 될 수 있다. 일단 한화구단의 분위기는 잔류 쪽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 구단이 반대한다면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방법은 없다. 이는 리그 후반기 되찾았던 류현진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의욕을 사그라지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음 시즌 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잠재된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고 있다. 어느 쪽으로 결정되든 큰 파장이 예상된다. 과연 막판 반전이 일어나면서 류현진의 꿈은 이루어질지, 그에게 더 많은 기다림이 남겨질지 스토브리그의 더 뜨겁게 할 문제임이 틀림없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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