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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대진은 삼성과 SK의 3년 연속 대결로 결정되었다. 2010년 SK, 2011 삼성은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를 나눠 가졌다. 그 해 패했던 팀은 PO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면서 힘을 소진한 상태에서 상대의 힘에 밀려 속절없는 패배를 경험했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SK는 PO 5차전을 치르고 전력 소모가 극심한 상황에서 삼성과 상대하게 되었다. 지난해의 재현이 된 셈이다.

 

SK는 PO에서 가능한 전력을 아끼고 싶었을 것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맞설 힘을 가지고 만나야 승산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생각이 앞섰던 탓인지 SK는 롯데와의 PO에서 그들의 야구를 하지 못했다. 공수에서 꽉 짜인 빈틈없는 전력을 과시했던 그들이었지만, 지난 PO에서 SK는 공수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롯데의 투지에 밀리면서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SK는 SK였다. 위기의 순간 SK는 다시 집중력이 되살아났고 체력과 전력의 우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역전할 수 있었다.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은 분명 큰 부담이었지만, SK는 경기를 치를수록 더 단단해지는 모습이었다. 어려운 시리즈였지만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컨디션도 많이 끌어올릴 수 있었다. 투수력 소모에 대한 부분 역시 정상 선발 로테이션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어 그 충격을 줄였다.

 

그럼에도 한국시리즈를 보는 대부분의 시선은 삼성의 압도적 우승으로 향해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챔피언을 가리는 대결이지만 맥빠진 대결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예상이 많다. 그만큼 삼성의 전력은 완벽하고 힘을 비축한 상황이다. SK는 지난해 준PO 단계를 건너뛰었지만, 5경기를 더 치렀다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PO에서 4경기를 더 치르고 올라온 롯데가 4차전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 현상을 그들이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을 SK도 알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이 점이 선수들의 마음을 더 편하게 할 수도 있다. 잃을 것이 없는 승부라는 생각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삼성은 꼭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이 더 큰 상황이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팀인 삼성이 충분한 준비를 거친 후 맞이하는 상대는 이미  PO 5차전을 치른 상대다. 당연해 보이는 승리예상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 반대로 지나치게 승리를 낙관한다면 방심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의 가장 큰 적은 상대 SK보다는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이 점을 경계한 탓인지 삼성은 1차전 선발투수로 윤성환을 내정했다. 그의 컨디션이 가장 좋다는 것이 결정의 이유였다. 다승 1위 장원삼과 우완 에이스 탈보트를 제치고 윤성환을 선택한 것은 2차전 까지 생각한 이른 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행보일 수도 있다.

 

삼성은 경기 감각을 되찾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 1차전 승부가 어렵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타선은 그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자칫 에이스 장원삼이 큰 부담 속에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만약 경기를 내준다면 그 타격은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 삼성은 경기 감각을 되찾을 2차전부터 정상 전력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만약에 있을 숨이 긴 승부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SK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지난해 준PO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지친 선수들은 마지막에 힘을 내지 못했다. 자신들의 승리 의지에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올 시즌은 준PO를 생략하면서 전력 소모를 더 줄일 수 있었다. 비록 5차전을 치렀지만, 경기 감각은 최고조에 올라섰다. 삼성의 빈틈을 파고들 힘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SK로서는 외국인 투수 부시가 가세하면서 마운드 운영에 다양성을 더하게 되었다. 부시는 시즌 내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삼성전에 강점이 있었다. PO 엔트리에 빠져있었지만, 꾸준히 준비하며 한국시리즈를 대비했다. 부시는 5차전 조기 강판당한 김광현의 뒤를 이어 깜짝 호투를 한 채병용과 같이 롱맨 또는 스팟 선발투수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부시가 삼성전에 강했던 모습을 재현한다면 SK 마운드 운영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여기에 테이블 세터진이 확실하게 타격감을 찾았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정근우, 박재상 두 콤비는 롯데와의 PO에서 시리즈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기회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해결능력까지 과시했다. 능숙한 주루 플레이와 도루 능력은 상대 투수와 내야진을 흔드는 SK의 중요한 무기였다. 많은 경험까지 가지고 있는 이들은 삼성과의 대결에서도 좋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최정, 이호준, 박정권으로 이어질 중심 타선도 삼성전에 강점이 있었다. 6번 김강민까지 타자들의 성적은 시즌 성적을 크게 웃돌았다. PO에서 1차전 홈런 이후 계속된 부진으로 체면을 구겼던 4번 이호준은 삼성전에 5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확실히 강했다. 타격감이 살아있는 중심 타선이 삼성 투수들의 상대로 힘에 밀릴 가능성도 작다.

 

하위 타선 역시 노련한 조인성, 정상호가 짝을 이룬 포수 포지션과 박진만의 축으로 한 내야진이 공수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 면면을 살핀다면 경기 경험에서 SK가 더 앞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우승으로 큰 경험을 한 삼성이지만 SK의 노련함은 경계해야 할 요소임이 틀림없다.

 

이런 변수가 있지만, 삼성의 전력이 SK를 능가한다는 것에 이의를 가질 이들은 많지 않다. 이렇다 할 부상자가 없고 이승엽이 가세한 타선은 좌우 조화와 함께 노련함과 패기, 스피드가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공격 옵션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백업 선수에 있어서도 삼성은 SK보다 앞서있다. 경기 흐름을 바꿀 카드가 풍부하다.

 

투수력에서도 삼성은 장원삼, 탈보트, 배영수, 고든으로 구성될 강력한 선발진이 SK에 비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고의 소방수 오승환을 축으로 한 불펜 역시 힘과 경험을 함께 가지고 있다. 박희수, 정우람이 PO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SK는 불펜 대결에서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이런 투수진을 이끌 포수 진갑용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상호, 조인성 조합으로 맞설 SK와의 포수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이로 보인다.

 

 

 

 

  

 

SK로서는 강한 정신력과 그들만의 가을야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과 한 판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다. 롯데와의 PO가 지키는 입장에서 한 경기라면 이제는 그 처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패배를 설욕해야 하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SK는 시리즈 초반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정이 불리함이 있지만, 삼성의 경기감각이 떨어지는 1, 2차전에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다.

 

마침 SK는 PO에서 좋은 투구를 해주었던 윤희상과 마리오 차례대로 선발 등판한다.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PO에서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던 채병용과 새롭게 엔트리에 포함된 부시가 이들을 잘 뒷받침 한다면 밀리지 않는 마운드 대결이 가능하다. 타격감이 살아있는 타선이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가 SK의 초반 승부수를 승리로 이끌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 5경기를 더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나선다는 것은 큰 핸디캡이다. 단기전은 분위기가 크게 좌우한다고 하지만, 몸이 마음 같지 않을 수 있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경험이 있고 충분히 대비한 상황이다. 결국, 1, 2차전 승부 향방이 시리즈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력의 불리함을 탓하기에는 한국시리즈라는 무대가 너무나 소중하다. 가지고 있는 전력을 다 짜내야 한다. 

 

SK가 2위 팀의 반란을 성공하고 잃었던 챔피언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삼성이 또 한번 최강 전력을 뽐내며 정규리그 1위 팀의 위력을 보여줄지 삼성으로 기운 승부라고 하지만, 그 상대가 SK라는 점에서 속단을 하기 쉽지 않은 승부다. 대구에서 벌어지는 한국시리즈 1, 2차전은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하는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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