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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2년 연속 우승으로 끝난 2012년 프로야구, 하지만 또 하나의 가을 야구가 남아있다. 11월 8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지는 아시아 시리즈가 그것이다. 비록 시즌 후 열리는 이벤트성 대회라고 하지만, 한.일 프로야구 우승팀이 모두 참가하는 국제경기로 그 가치를 폄하할 수 없는 대회다. 여기에 올해는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호주와 주체국 한 팀이 더 추가되면서 그 외연이 더 확대되었다.

 

승패 부담이 적다고 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프로야구팀들의 대결인 만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대회다. 특히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 또한 참가팀에게 큰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올 시즌 우승팀 삼성과 경기가 열리는 사직 야구장을 홈으로 하는 롯데가 대회가 참가한다.

 

삼성은 작년 아시아 시리즈 우승을 한 경험이 있다. 한국 시리즈 우승 이후 아시아 시리즈 2연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두 외국인 투수까지 참가하면서 가지고 있는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우승의 상승세까지 타고 있다. 물오른 경기감각에 국내에서 하는 이점까지 삼성에 유지한 조건이 많다. 대만, 중국팀과의 예선전 일정도 부담이 적다.

 

이런 삼성에 비해 롯데는 그 사정이 좋지 못하다. 이미 양승호 감독의 전격 퇴진으로 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아 있다. 포스트 시즌 아쉬운 탈락을 뒤로하고 롯데는 아시아시리즈의 선전을 다짐한 상황이었다. 포스트 시즌 직후 충분한 휴식을 했고 홈 구장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도 선수들의 의욕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선수들에 신망이 높았던 양승호 감독의 퇴진은 큰 충격이었다. 퇴진 과정에서 선수들과 구단과의 불협화음이 노출되기도 했다. 시즌 후 흐트러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는 상황에서 큰 악재가 터진 셈이다. 일단 롯데는 권두조 수석 코치의 지휘 아래 대회를 치른다는 복안이지만 선수들의 사기를 어떻게 끌어올리고 동기부여를 시킬지 고심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뿐만 아니라 전력 면에서도 롯데는 누수 심각하다. 우선 유먼, 사도스키가 고향으로 돌아간 선발투수진이 너무 허전하다. 포스트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송승준과 고원준이 나서야 하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용훈이 부상에서 회복되었다고 하지만, 긴 공백을 가진 이용훈이 쌀쌀해진 날씨에 제 컨디션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올 시즌 롯데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불펜진 역시 정상 가동될지 의문이다. 포스트 시즌 중 부상을 당한 정대현의 출전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 시즌과 포스트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투구를 한 주력 불펜들이 휴식 시간 얼마나 회복되었을지도 알 수 없다. 최대성, 김성배, 김사율 등 주력 불펜들은 잔 부상을 안고 포스트시즌을 치른 상황이다.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진명호, 이정민 등의 기량도 미덥지 못하다.

 

예선 경기가 두 경기뿐이지만 마운드에서 확실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호주 팀의 경우 한 수 아래라 여겨지지만, 그 기량을 알 수 없는 미지의 팀이다. 야구의 의외성을 없애기 위해 투수들의 확실한 투구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것을 확신할 수 없다. 또한, 일본 프로야구 우승팀을 상대로 롯데 마운드가 잘 버텨낼지도 현 상황에선 장담할 수 없다.

 

이런 마운드를 보완해야 할 타선도 불안하다. 올 시즌 내내 롯데는 타격 부진으로 고심했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그 분위기를 완전히 깨지 못했다. 긴 휴식은 타격감을 더 떨어뜨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FA 협상을 앞두고 있는 김주찬, 홍성흔이 대회에 나설 수 있을지도 아직 알 수 없다. 선수생활의 중요한 기회에서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대회 참가를 종용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FA 공시 이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FA 선수들의 참가와 더불어 부상으로 포스트 시즌에서 고전했던 베테랑 조성환의 회복 여부와 잔 부상에 시달렸던 주전급 선수들의 컨디션도 중요한 변수다. 만약 휴식 기간 중 회복이 되지 못했다면 가뜩이나 허약해진 롯데의 전력이 더 약화할 수밖에 없다. 자칫 1.5군 선수로 대회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기회를 갖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의 파이팅에 기대할수도 있지만, 위험부담이 크다.

 

롯데는 분명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선수들의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그럼에도 롯데는 대회를 포기할 수 없다. 자신들의 홈 구장에서 그것도 국제경기에서 맥빠진 경기를 한다면 홈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만큼의 열기는 아니겠지만, 홈 구장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홈 팀이 좋은 경기를 하길 팬들은 바랄 것이다. 

 

 

 

 

 

 

롯데로서는 가지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해서 좋은 경기를 치르는 방법 외에 다른 길이 없다. 승패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은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자신들에 익숙한 홈 구장에서 전 경기를 치른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쌀쌀해진 날씨는 원정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본리그 우승팀은 제팬시리즈 직후 참가하는 대회인 만큼 체력적인 부담을 피할 수 없다. 그들이 최상의 전력으로 대회에 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롯데가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다면 좋은 경기를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야구팬들은 내심 롯데와 삼성의 결승전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영남의 라이벌 롯데와 삼성이 우승을 놓고 대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 못지 않은 관심과 함께 대회 흥행에도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삼성의 경우 방심하지 않는다면 결승행이 유력하다. 대진도 유리하다.

 

문제는 내부적으로 흔들리는 롯데다. 현 상황에서 무조건 최선을 다하라고 할 상황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롯데 선수들을 프로선수들이다. 팬들의 성원에 좋은 경기로 보답할 의무가 있다. 현재의 어려움을 이유로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한다는 것은 팬들의 실망에 살 수밖에 없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의미도 있는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과연 롯데가 지금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극복하고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아직 8일 시작되는 대회까지 준비할 시간은 남아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졌던 포스트 시즌의 아쉬움을 덜어내고 홈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떨어진 의욕을 되살릴 수 있는 것은 선수들의 자신들의 마음가짐에 있다. 아직 롯데의 가을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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