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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에게 FA 계약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안겨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요구된다. 실제 상당수 선수들이 FA 계약 이후 부상과 기량저하 현상을 보이며 먹튀 논란에 휩싸인 적이 많았다. 특히 투수 부문에서 FA 계약의 성공사례를 찾기는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쉴세없이 쓴 몸이 탈이나는 경우도 많고 나이에 따른 노쇠화도 타자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불펜 투수는 오랜 기간 그 기량을 유지하기 더 어렵다. 최근 불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팀의 주력 불펜투수들은 무리를 할 수밖에 없다. 그 팀이 포스트시즌에 자주 진출한다면 그 소모가 더 극심하다. 불펜 투수의 FA 계약이 쉽지 않은 이유다. 올 시즌 역시 롯데 정대현을 제외하고 FA 불펜투수들의 성적표는 그리 시원치 않다. 정대현도 부상으로 시즌 초반을 날렸다.

 

롯데에서 SK로 팀을 옮겼던 임경완 역시 극심한 부진으로 FA 계약선수로서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다. 임경완은 풍부한 경험으로 정대현이 떠난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시즌 중반 이후 임경완은 주로 2군에 머물렀다.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임경완은 이전 롯데보다 선수층이 풍부한 SK 불펜에서 전력 외로 분류되면서 포스트 시즌에도 나설 수 없었다.

 

야구선수로서 새로운 길을 열어보려 했던 임경완으로서는 충격적인 2012년이었다. 임경완의 SK행은 뜻밖으로 여겨졌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든 SK의 선택도 예상한 것이 아니었고 10년 넘게 뛰었던 롯데를 떠나기로 한 임경완 역시 마찬가지였다. SK는 부족한 잠수함 투수 라인업을 보강하려 했고 임경완은 불펜이 강한 팀에서 또 다른 야구를 하고자 했다.

 

 

 

 

 

 

이 둘의 만남은 기대와 달리 결과가 좋지 못했다. 부산항에서 인천항으로 자리를 옮긴 잠수함은 개점휴업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날카롭게 제구가 전 시즌보다 떨어졌고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쁘게 작용했다. 강력한 SK 불펜의 분위기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롯데 시절 임경완은 팀의 주축 셋업맨으로 충분한 기회를 보장받았다. 한 때 부진해도 입지가 흔들리지 않았다.

 

SK는 달랐다. 임경완이 조금만 흔들리면 교체되기 일쑤였다. 달라진 환경은 임경완의 컨디션 유지에도 영향을 주었다. 여기에 FA 투수로서 잘 던져야 한다는 조급함이 더해지면서 임경완은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다. 롯데에서 잘 겪어보지 못한 2군행을 피할 수 없었다. 2군행 이상으로 팀의 핵심전력에서 멀어지는 이른바 잊혀진 선수가 된다는 것이 그를 더 괴롭혔다.

 

임경완은 올 시즌 SK에서 부진했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롯데 불펜을 지켰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날카로운 싱커를 바탕으로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를 굳건히 했다. 한 때 마무리 투수 전업이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임작가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7, 8회를 책임지는 투수로는 가치가 높았다. 2011년 시즌에도 4승에 18홀드를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SK는 임경완의 이러한 꾸준함을 높이 샀다. 부상 경력이 없었다는 점도 그의 장점이었다. SK는 임경완을 과감히 영입했다. 이후 메이저리그행을 추진하던 정대현의 갑작스러운 롯데행은 두 선수를 비교하게 만들었다. 정대현과 비교해 네임벨류가 떨어진다는 평가는 받았던 임경완으로서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의욕을 높일 수도 있었지만, 더 큰 부담감을 가지게 했다.

 

우려대로 임경완은 SK의 팀 분위기,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기량의 저하보다는 정신적인 문제가 더 나쁘게 작용했다. 결정적인 순간 적시타 허용빈도가 높아졌다. 팀의 신뢰도 크게 떨어지고 말았다. SK에서 롯데로 간 정대현이 팀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는 사이 임경완은 쓸쓸히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야구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보고자 했던 SK 이적 첫해는 이렇게 저물고 말았다. 올 시즌 임경완은 5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최근 들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위기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즌이기도 했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든 임경완으로서는 매 시즌이 중요하다. 계약 기간이 남아있지만, 자신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소리소문없이 은퇴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마침 내년 시즌 SK는 임경완의 활약이 필요하다. SK는 정우람의 입대로 불펜이 크게 헐거워졌다. 임경완과 같은 잠수함 투수도 부족하다. 외국인 투수를 불펜 요원으로 영입한 이유기도 하다.

 

이는 임경완이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을 기회가 다시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 시절 투구내용만 보여준다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팀의 마무리 훈련에 임경완이 포함된 것도 그의 내년 시즌 활약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혹독한 시즌을 보낸 임경완에게 2013년은 다시 한번 기회의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경험은 그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임경완의 장점은 꾸준함과 성실성이었다. 올 시즌 이러한 장점이 무너졌다. 이제 그의 야구인생에서 선수로서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더 밀릴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그에게 주어진 시즌은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붙을 수 있다. 임경완은 매 시즌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뛰어넘어야 한다. 임경완의 올 시즌 부진을 이겨내고 경험 많은 불펜투수로 제 모습을 되찾을지 그에게 이번 동계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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