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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유격수는 자신의 수비뿐만 아니라 내야수비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유격수 수비가 불안해지면 내야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 팀 내야수 중 가장 수비가 좋은 선수가 유격수를 맞는 경우가 많다. 넓은 수비 폭과 함께 강한 어깨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야구에 대한 센스도 필요하다. 다재다능함이 있어야 하지만 공격이 조금 약한 것은 인정될 정도로 수비 비중이 높은 포지션이다. 


이런 유격수 자리에 공격력을 갖춘 선수가 들어설 수 있다면 그 팀의 전력을 크게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이는 수비뿐만 아니라 팀 타선 전체를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넥센의 유격수 강정호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겸비한 유격수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강정호는 생애 최고 시즌을 보냈다. 특히 공격적인 부분에서 타 팀 유격수들을 능가했다. 


골든 글러브 수상은 당연한 일이었다. 삼성의 신예 유격수 김상수가 우승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강정호와 경합했지만, 강정호의 우월한 시즌 성적은 김상수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2012시즌 강정호는 0.314의 타율에 25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도루도 21개를 기록하면서 20-20 클럽의 이름을 올렸다. 강정호는 시즌 MVP 박병호와 함께 중심타자로 활약하면서 넥센의 돌풍을 이끄는 주역이었다. 


강정호는 이택근, 박병호와 더불어 공포의 중심 타선을 구성했다. 특히 박병호와 함께 홈런과 타점에서 경쟁하면서 동반 상승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중심 타선의 폭발은 넥센 타선을 전반전으로 강화시켰고 넥센이 약체 이미지를 벗어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박병호가 유망주의 틀을 깨고 리그 최고 타자로 거듭나는 데는 강정호의 뒷받침과 경쟁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강정호는 때려내는 것뿐만 아니라 71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투수들과의 수 싸움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었다. 젊은 패기로 강하게 맞서던 방식에서 벗어나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가 되었다. 강정호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공수를 겸비한 선수로 자신을 더 발전시켰다. 대형 유격수로 입지를 굳힌 강정호의 활약은 소속팀 넥센뿐만 아니라 우리 프로야구에도 큰 축복이었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2012시즌 초반 강정호는 무서운 홈런 페이스로 리그 홈런왕 경쟁을 이끌었다. 타점 생산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유격수라는 수비 부담이 있었지만, 불붙은 그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강정호의 젊은 힘은 유격수 홈런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져오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강정호의 타격 페이스는 급격히 떨어졌다. 뜻하지 않는 부상도 찾아왔다. 떨어졌던 타격감은 리그 후반 조금씩 돌아왔지만, 홈런이 실종됐다. 강정호 역시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면 결과는 더 좋지 못했다. 강정호의 대포가 가동을 멈추면서 넥센의 상승세도 제동이 걸렸다. 넥센의 하락세와 강정호의 홈런 침묵이 함께 했다. 


강정호는 초반 MVP급 페이스를 유지하던 타격 상승세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 그 사이 팀내 경쟁자 박병호는 꾸준한 활약으로 MVP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강정호의 시즌 성적을 고려하면 후반기 부진함은 강정호에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들이었다. 포지션의 특성상 극심한 체력소모가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런 아쉬움이 있었지만, 강정호의 2012시즌은 리그 최고 유격수로 입지를 다지는 시즌이었다. 중심 타선에 들어설 수 있는 유격수는 매력적인 존재임이 틀림없다. 무엇보다 거포로의 변신에 완벽하게 성공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강정호는 2009년 23개의 홈런으로 거포로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이후 2시즌 연속 장타력이 급감했다. 유격수로 장타 자로 자리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강정호는 2012시즌 강약을 조절할 줄 아는 선수가 되었다. 힘에 기술이 더해지면서 변화구에 대한 대응력도 좋아졌고 노려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필요할 때 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상황에 맞는 배팅도 가능해졌다. 야구에 눈을 뜬 시즌이었다. 시즌 후반기 부진이 크게 느껴졌던 것도 그의 2012시즌 타격감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강정호가 리그 정상급 유격수임을 의심하는 야구팬들은 없다. 올해 열리는 WBC 대표팀에도 강정호는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렸다. 현 상황에서 강정호는 주전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3할에 2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는 유격수를 벤치에 둘 감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의 존재는 대표팀의 하위타선을 한층 더 강화시킬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주전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고심하는 대표팀으로서는 공격에서 경기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 강정호는 대표팀의 히든카드로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2006년 지금은 사라진 현대에 신인으로 입단한 강정호는 올 시즌 데뷔 8년 차를 맞이한다. 이제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지만 경력만 본다면 중견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센에서는 팀을 이끌어가야할 위치가 되었다. 강정호는 재정난에 허덕이던 현대와 우리 히어로즈의 어려움을 함께 견뎌낸 선수다. 이택근과 더불어 현대와 지금의 넥센까지를 함께한 프랜차이즈 스타라 할 수 있다. 


2012시즌 강정호는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어쩌면 그 이상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2013시즌 강정호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하게 하는 이유다. 강정호는 넥센의 2013시즌 전력 구상에 있어 중심이 되는 선수다. 그의 지금 위치가 시련의 시기를 이겨내고 얻어낸 것이라는 점은 한때의 바람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 시즌 넥센은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큰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해 중심선수로 자리한 젊은 선수들의 계속된 호성적을 그 전제로 하고 있다. 강정호는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많은 선수다. 강정호가 대형 유격수로 얼마나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 최고의 자리를 확실히 지켜낼지 이는 강정호뿐만 넥센의 2013시즌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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