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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13프로야구는 시범경기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올 시즌을 시작했다. 각 팀은 시범경기를 통해 스프링 캠프 동안 갈고 닦은 팀 전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시범경기가 시즌 성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올 시즌 흐름을 미리 예상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각 팀은 시범경기를 통해 주전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얼굴의 발굴도 함께 기대한다. 선수 기용폭이 넓은 시범경기의 특성상 1군 진입을 위한 젊은 선수들의 자기 알리기가 이루어질 수 있기도 하다. 시범 경기를 통해 주전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각 팀은 취약 포지션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기를 고대하기도 한다.

 

이 점에서 넥센의 포수 포지션은 항상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넥센은 팀의 코치로 있는 김동수의 은퇴 이후 확실한 포수가 없었다.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포지션을 나눠 소화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지난 시즌 넥센은 시즌 도중 SK의 백업 포수 최경철을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기존의 허도환, 강귀태 등과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포수진 강화를 시도했지만, 포수에 대한 갈증을 모두 해결하지 못했다.

 

이런 넥센에 한 젊은 포수가 팀의 미래와 현재로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 상무에서 제대한 박동원이 그 주인공이다. 박동원은 2009년 넥센에 신인 선수로 입단한 이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일찌감치 상무 입대를 선택했다. 이 선택은 그에게 새로운 기회도 다가왔다. 지난해 퓨처스 리그에서 박동원은 75경기에 나서며 타율 0.326, 홈런 9, 41타점으로 공격형 포수의 가능성을 보였다.

 

 

 

 

 

 

넥센은 스프링 캠프에서 박동원을 주목했고 연습경기에 중용했다. 박동원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무명에 가까웠던 박동원은 시범경기가 열리는 시점에 허도환, 최경철에 앞서 팀의 제1 포수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올 시즌 새롭게 감독으로 선임된 염경업 감독의 신임도 두텁다. 젊고 재능있는 선수를 선호하는 감독의 성향 또한 박동원에 유리하고 작용하고 있다.

 

박동원은 첫 시범경기에서 결승 2루타로 그의 타격 능력을 발휘했다. 두 차례 볼넷을 얻어내며 신인 선수들에 부족한 선구안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비록 한 경기지만, 주전 포수로서의 첫 단추를 잘 끼었다고 할 수 있다. 넥센은 과거 현대 시절부터 팀의 포수로 활약하던 강귀태를 자유계약으로 풀어주었다. 포수자원 확보가 중요한 최근 경향을 고려하면 의외의 선택이었다. 이런 선택의 이면에는 박동원이라는 젊은 포수의 존재가 있었다. 시범 경기를 통해 그 존재감이 더 도드라질 가능성이 높다.

 

넥센은 젊은 패기와 공격력을 갖춘 박동원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허도환, 최경철은 무난한 투수 리드와 수비능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공격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수비가 우선인 포수지만, 2할 타율을 턱걸이하는 두 선수의 공격력은 팀 타선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넥센은 일정 공격능력을 지닌 주전 포수를 원했고 박동원이 그 대안으로 떠올랐다.

 

젊은 포수가 주전으로 자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롯데의 강민호는 주전 포수의 부상으로 인해 기회를 잡은 것이 현재의 그를 있게 만들었다. 두산의 양의지 역시 주전 포수의 보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카드로 기용된 것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박동원은 기존 포수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팀의 강력한 지원 속에 기회를 잡았다.

 

이런 팀의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박동원은 지금까지 무리 없이 주전 포수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박동원은 젊고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포수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험이 부족하다. 투수리드와 포수로서 해야 할 세세한 일들에 대해 부족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가 있는 넥센임을 고려하면 완성되지 않은 젊은 포수를 주전으로 기용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 될 수 있다. 바꿔말하면 박동원이라는 젊은 포수의 기량을 신뢰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젊은 선수에게 기회라는 것은 성장을 위한 좋은 영양분이다. 특히 포수는 1군에서의 경험은 더 소중하다. 그것을 넘어 주전의 기회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아직 박동원은 시작 단계에 있는 선수다. 그를 잘 모르던 타 팀들이 그를 주시하고 연구한다면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지금 그에게 이번 시범경기는 중요하다. 한 경기 한 경기가 그에게 소중하다. 개막전 선발 포수로 나서기 위해 박동원은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허도환, 최경철, 두 베테랑 역시 쉽게 주전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박동원이 넥센의 기대대로 공격형 포수로 주전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반짝 활약에 그칠지 젊은 예비역 박동원의 활약상은 넥센의 시범경기를 보는 재미를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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