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시즌 롯데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 찾기의 결과는 옥스프링이었다. 지난해 영입했던 외국인 투수 리치먼드의 갑작스러운 부상과 계약 취소 이후 새로운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고심을 거듭했다. 시즌 개막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롯데는 외국인 선수 1명으로 개막전을 치러라 할 상황이었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영입을 서둘렀고 그 결과는 전 LG 선수였던 옥스프링과의 전격 계약이었다.
옥스프링과의 계약은 예상치 못한 선택이었다. 롯데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해 메이저리그 상황을 주시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롯데는 팀 타선 강화를 위해 거포형 타자의 영입 가능성도 있었지만, 줄 곳 선발 투수에 집중했다. 하지만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 없었다. 롯데는 WBC 참가 선수들에게까지 영입 범위를 넓혔다. 그 레이더 망에 옥스프링이 있었다.
옥스프링은 야구팬들에게 낯선 이름이 아니다. 2007, 2008시즌 옥스프링은 LG의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두 시즌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8시즌 옥스프링은 10승 10패 방어율 3.98을 기록하며 LG 선발투수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당시 최하위를 기록한 LG의 팀 상황과 불펜진의 난조로 놓친 경기를 고려하면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는 성적이었다.
LG는 팀 기여도가 높고 모범적인 선수생활로 팀원과 LG 팬들에 호평을 받았다. 옥스프링과의 재계약을 선택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은 LG와 그의 인연을 더는 이어가지 못하게 했다. 옥스프링은 팔꿈치 부상으로 큰 수술을 받아야 했고 장기간 재활이 불가피했다. 즉시 전력감이어야 하는 외국인 선수의 특성상 LG는 옥스프링의 복귀를 기다릴 여력이 없었다. 옥스프링은 아쉬움 속에 한국 무대를 떠났다.
이후 옥스프링은 긴 재활기간을 견디며 재기를 모색했다. 한 때 LG로의 복귀를 타진하기도 했지만, 과거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불발됐다. 옥스프링은 고국인 호주 리그에서 코치겸 선수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올해 WBC에서 호주 대표팀 선수로 다시 건재함을 과시했다. 롯데는 WBC 경기를 주시했고 옥스프링은 5년여의 세월이 흘러 다시 한국 프로야구로 돌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옥스프링이지만, 롯데 팬들의 평가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우선 우리 나이로 37살이 되는 나이가 마음에 걸린다. 장기레이스에서 체력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2011시즌 롯데는 30대 후반의 노장 투수 코리를 영입했다가 시즌 도중 돌려보낸 기억이 있다. 코리는 당시 4월 한달 동안 최고 외국인 투수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이후 체력저하로 버티지 못하고 중도 교체의 비운을 맞이했다.
30대 후반에 호주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했다고 하지만, 장기 레이스를 장기간 치르지 못한 옥스프링이 풀 타임 시즌을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마음에 드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기전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상위리그에서 수년간 뛰지 못했던 옥스프링이 기대한 만큼의 실력을 보일지도 의문이다.
롯데는 옥스프링의 WBC에서 구위를 회복한 모습을 보였고 국내 리그 경험이 있어 리그 적응에 유리한 점이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옥스피링이 최소 두 자리 수 승수를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옥스프링이 10승을 기록한 시즌은 2008년이었다. 세월의 무게를 옥스프링이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문제다.
롯데는 경험이 많은 옥스프링에게 이닝이터 보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5, 6이닝 정도를 소화해 주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롯데의 강점이 된 강력한 불펜진이 옥스프링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에이스 유먼과 송승준, 김승회, 고원준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모두 긴 이닝을 던질 능력이 있다. 옥스프링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아도 불펜진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다.
롯데로서는 LG 시절 팀 친화력과 성실함에 있어 높은 점수를 받은 옥스프링이 리그에 쉽게 적응할 수 있고 그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국인 선수 연봉 인플레 속에 거액을 들이지 않고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도 결정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시즌 개막전에 큰 근심을 덜었지만, 롯데 팬들의 아쉬움은 피할 수 없다.
롯데는 올 시즌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목표로 했고 코칭스탭 개편의 명분도 그것에 있었다. 하지만 전력 보강은 기대한 만큼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격력 약화 문제는 아직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고 전력 보강의 중요 수단인 외국인 선수 영입도 타 구단보다 중량감이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부상재활 과정을 거친 노장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는 점은 팀이 가진 목표에 맞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옥스프링은 그의 이름에서 나온 옥춘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롯데는 봄이 연상되는 그의 이름 그대로 시범경기 내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인 롯데에 봄의 따스함을 가져다 주길 기대하고 있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그의 영입 소식과 함께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3월 20일 LG와의 시범경기에서 롯데는 시범경기 이후 처음으로 타선이 폭발하면서 대승을 거뒀다. 주력 선수들 대부분이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팀의 4번 타자 후보로 다시 부상하고 있는 강민호의 홈런포는 긍정의 신호였다.
아직 옥스프링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시범경기 등판을 통해 그의 기량을 입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롯데에도 그에게도 중요하다 옥스프링이 함량 미달로 판명 날 경우 롯데 구단은 상당한 비판 여론에 시달릴 수 있다. 시즌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롯데의 선택은 어찌 보면 상당한 모험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속에 부상으로 선수생활 연장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던 옥스프링은 한국에서 다시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를 잡았다. 과연 옥스프링이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이겨내고 롯데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그를 선택한 롯데의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다음 메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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