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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초반 1, 2위 팀 롯데와 KIA의 일요일 경기는 승패와 관계없이 공격에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잔루를 주고받는 경기를 했다. 하지만 KIA는 초반 득점에 성공했고 그 점수를 끝까지 지켰다. 롯데는 거의 매 이닝 이어지는 득점기회를 번번이 날리며 초반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3 : 1 KIA의 승리, KIA는 주말 롯데와의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단독 1위로 올라선 KIA는 순위 경쟁에서 앞서 갈 수 있었다. 반대로 롯데는 5연승 후 2연패로 초반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연승을 이어가면서 나왔던 경기 후반 뒷심도 발휘되지 못했고 견제사와 결정적인 순간 병살타로 스스로 공격 흐름을 끊고 말았다. 이전에 대결했던 한화, NC와 달리 KIA는 단단한 전력으로 롯데의 추격을 막았다.

 

경기 초반 양 팀은 선발 투수들의 난조 속에 비슷하게 득점 기회를 잡았다. KIA는 1회와 2회 1점씩 득점하면서 리드를 잡았지만, 롯데는 그렇지 못했다. 이 차이는 경기 흐름을 KIA 쪽으로 돌려놓았다. KIA는 1회 초 2사 후 이범호의 볼넷과 나지완의 2루타를 묶어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2회 초에도 KIA는 2사 1, 2루 기회에서 김선빈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올 시즌 2사 이후 득점력을 높이고 있는 KIA의 공격 특징이 드러난 득점이었다. 롯데 선발 유먼은 직구의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어렵게 이닝을 넘겨야 했다. 심판의 볼 판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투구내용이었다. 롯데는 포수 용덕한의 리드가 유먼을 안정시키면서 추가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용덕한은 변화구 비율을 높이는 리드를 했고 이것이 적중하면서 KIA 타선의 흐름을 끊을 수 있었다.

 

 

 

(두 번의 결정적 찬스 무산 황재균)

 

 

 

KIA는 이후에도 매 이닝 출루가 있었지만,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비로 한 경기를 쉰 것이 타격감에 영향을 주었다. 특유의 몰아치기가 나오지 않았다. 1, 2회 득점 이후 타자들의 스윙 폭이 커진 것도 원인이었다. 리드를 잡긴 했지만 2 : 0의 리드는 KIA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KIA 선발 서재응의 투구 내용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롯데가 이런 틈을 파고들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롯데도 KIA같이 경기 초반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추격의 점수가 없었다. 1회 말에는 볼넷 2개와 안타 한 개가 있었지만 득점이 없었고 2회말에는 병상타로 3회 말에는 선두타자가 2루타로 출루했지만 홈을 밟지 못했다. 서재응은 그의 특기인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평소 모습이 아니었다. 직구와 볼의 차이가 큰 편이었다.

 

하지만 서재응에게는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위기관리 능력이 있었다. 서재응은 1회와 3회 견제구로 주자를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공교롭게도 그 대상은 롯데의 새로운 1번 타자 김문호였다. 김문호는 1회 말 볼넷 출루 이후 견제사를 당한 데 이어 3회 말 2루타로 출루한 이후에도 견제사를 당했다. 두 번의 견제사는 롯데 공격 흐름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4회 말 롯데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손아섭의 볼넷과 전준우의 안타로 잡은 무사 1, 2루 기회는 장성호의 진루타로 1사 2, 3루로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나온 황재균은 서재응과 끈질긴 승부를 했지만,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KIA가 한 숨 돌리는 순간이었다. 서재응은 이어나온 박종윤을 고의 사구로 거르고 용덕한을 범타로 유도하면서 큰 위기를 벗어났다.

 

서재응 거듭된 위기 속에 투구 많아지고 힘 소모가 많았다. 하지만 팀의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역할을 다했다. 롯데 선발 유먼 역시 초반 불안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을 찾았다. 유먼은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하며 마운드를 물러났다. 양 팀 선발투수 모두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제 몫을 다해주었다. 상대 투수의 빈틈에 대한 타선의 대응이 경기 분위기를 좌우했다.

 

이후 경기는 양 팀 불펜 대결로 이어졌다. KIA는 서재응을 일찍 내리고 좌완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서재응의 투구수는 79개에 불과 했지만, 서재응의 컨디션을 고려한 한 박자 빠른 투구교체였다. 롯데는 서재응이 마운드를 물러난 이후에도 득점 기회를 계속 잡았다.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진해수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롯데의 경기 첫 득점이었다.

 

롯데가 다시 경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발진보다 약한 KIA 불펜진을 고려하면 롯데에 새로운 기회가 올 것 같았다. 그 때까지만 해도 손아섭의 솔로 홈런이 롯데의 유일한 득점이 될 거라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이후에도 득점권에서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KIA는 투구 교체 타이밍을 일찍 가져가면서 롯데 공격의 맥을 끊었다.

 

KIA는 한 점차로 추격당한 7회 초 최희섭의 펜스를 맞히는 2루타로 한 점을 더 추가하면서 승리 가능성을 더 높였다. 롯데는 7회부터 필승 불펜 김성배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김성배는 나지완, 최희섭으로 이어지는 KIA 중심 타자들과 승부에서 이기지 못했다. 득점권 울렁증에 시달리는 롯데 타선을 고려하면 부담이 되는 실점이었다.

 

 

 

(2번의 견제사 그러나 여전한 타격감 과시한 김문호)

 

 

 

4번 타자로 배치된 KIA 나지완은 1회 초 선취 타점에 이어 7회 초 추가 득점의 발판이 되는 안타 포함 3안타를 몰아치며 타선을 이끌었다. 5타수 무안타에 그친 1번 이용규와 4타수 무안타인 3번 이범호의 부진에도 KIA가 리드를 잡을 수 있었던 건 나지완, 최희섭 두 중심 타자의 결정력이 있어 가능했다.

 

롯데도 추격의 기회는 있었다. 7회 말 2사 후 롯데는 대타 김대우의 2루타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KIA는 노련한 최향남을 마운드에 올려 실점을 막았다. 8회 말에는 마무리 앤서니를 조기 등판시키는 강수로 롯데의 추격 의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앤서니가 등판한 8회 말은 경기의 마지막 승부처였다.

 

롯데는 선두 조성환의 2루타와 이어나온 손아섭의 안타로 무사 1, 3루의 가장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KIA로서는 어렵게 유지하던 리드가 깨질 위기였다. 여기서 KIA는 마무리 앤서니를 급히 마운드에 올렸다. 하루 휴식일이 있다는 점을 활용한 과감한 투수기용이었다. 선동열 감독의 승부수였다. 하지만 조금 일찍 등판한 탓인지 앤서니의 제구는 정교하지 못했다. 롯데 역시 중심타선의 결정력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롯데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4번 전준우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스윙을 하면서 플라이로 물러났다. 5번 장성호가 끈질긴 승부로 만루로 기회를 이어주었지만, 6번 황재균이 그 흐름을 이어주지 못했다. 황재균은 풀카운트 승부까지 앤서니와 대결했지만, 내야 병살타로 기회를 살려주지 못했다. 4회 말 1사 2, 3루에 이어 또다시 그에게 주어진 기회에서 역할을 하지 못한 황재균이었다.

 

롯데는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무사에 박종윤이 2루타로 출루하며 마지막 희망을 살렸지만, 이어 나온 세 타자가 앤서니의 강속구에 힘없이 물러나면서 주말 연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KIA 마무리 앤서니는 부담이 큰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과감한 승부로 이를 이겨내고 서재응의 시즌 첫 승과 팀이 단독 1위로 올라서는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는 KIA보다 강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던 지키는 야구에서 도리어 KIA에 밀리며 초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1번 김문호는 2안타 1볼넷으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2번의 견제사와 1번의 도루사로 팀 공격의 분위기를 끊어버리는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좀 갖출 필요가 있어 보이는 김문호였다. 하지만 여전한 타격감은 앞으로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2이닝 마무리 부담감 이겨낸 소중한 세이브, 앤서니)

 

 

 

이런 아쉬움이 있었지만, 롯데의 가장 큰 패인은 타선의 결정력 부족이었다. 롯데의 거의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하고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그 중 몇 번만 득점과 연결했다면 충분히 역전시킬 수 있는 경기였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팀 득점력 빈곤이 두드러진 경기이기도 했다. 다만 마지막 투수로 등판한 정대현이 세 타자를 가볍게 잡아내면 회복 기미를 보인 것은 큰 위안이었다.

 

KIA와 롯데의 주말 경기를 통해 KIA는 전력이 단단함을 과시했다. 폭발적인 타격은 물론이고 마운드와 수비에서도 1위 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선동열 감독의 용병술도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지금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김주찬의 부상으로 인한 장기 공백에도 큰 영향이 없을 정도로 단단한 전력의 KIA였다.

 

반대로 롯데는 지금의 초반 연승이 대진운에 의한 것이 아닌 실력에 의한 것임을 증명하고 싶었지만, KIA에 조금씩 힘에서 밀리면서 뜻하지 않게 숨 고르기를 해야 했다. 상위권 팀과의 대결에서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고 강점이던 불펜마저 불안감을 노출하면서 큰 고민을 남겼다. 다행히 연패 후 4일간의 휴식일이 있다는 점은 롯데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승 후 연패에 따른 팀 분위기 저하를 막고 부상선수들의 복귀를 기다릴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었다. 롯데로서는 4일간의 휴식을 잘 활용한다면 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롯데와 KIA의 1, 2위 맞대결은 KIA의 확실한 우위로 끝났다. KIA는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는 추진력을 더 얻었다. 당분간 리그 순위 판도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롯데전 약세의 그림자도 걷어냈다. 롯데는 그들에게 주어진 4일간의 휴식일 동안 여러 과제를 떠안은 모습이다. 다음 주 KIA가 지금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연패로 주춤한 롯데가 휴식일 이후 다시 힘을 낼지 상위권에 자리한 두 팀의 다음 주 행보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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