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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시즌 NC의 행보가 힘겹다. 신생팀의 한계는 분명 존재하고 있다. 개막 7연패 이후 SK전 위닝 시리즈로 기세를 올렸던 NC는 주중 한화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주춤했다. NC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한화를 상대로 의욕적으로 3연전에 임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수비불안은 여전했고 마운드 역시 기대만큼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아직 NC에게는 경험 부족을 메울 시간이 필요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지만, 선수부족을 절감해야 했다. NC는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의 핵심 선수인 송신영을 넥센으로 보내고 지석훈, 박정준 두 즉시 전력감 야수를 받았다. 선수층을 두텁게 하고 분위기 반전을 함께 노리는 변화였다. 지석훈과 박정준은 넥센에서 2군에 주로 머물렀지만, NC에서 주전으로 자리했다. NC는 장기 레이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카드를 얻었다.

 

야수진의 보강과 함께 NC는 마운드에서 뜻하지 않았던 전력의 플러스 요인이 발생했다. 이태양의 발견이 그것이다. 이태양은 최근 선발투수로 나선 2경기에서 15이닝 무실점의 짠물 피칭을 선보이며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했다. 시즌 시작을 불펜 투수로 시작했던 이태양이었지만, 주어진 선발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NC로서는 외국인 투수 3인방을 뒷받침할 국내파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절실했다. 올 시즌 이후 2명으로 외국인 선수 등록이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NC는 지난해 퓨처스 리그에서 팀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재학 다음을 이어갈 선발 투수가 필요했다.

 

 

 

 

 

 

애초 이성민, 노성호, 윤형배 등 우선 지명 신인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모두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경험과 제구 면에서 부족함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런 NC에서 이태양이 제5선발로 자리했다. 두 번의 선발등판 성적만 놓고 본다면 그 이상이다. 이태양은 대 SK전 6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4월 19일 친정팀 넥센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로 넥센의 강타선을 잠재웠다.

 

주중 3연전에서 롯데를 상대로 무시무시한 화력을 뽐냈던 넥센이었지만, 이태양의 변화가 심한 구질에 타격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태양은 몸맞는공 2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제구에서 다소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넥센 중심 타선과의 승부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는 투구로 위기를 벗어나는 대범함을 보였다. 탈삼진은 6개였고 115개의 투구 수에도 떨어지지 않는 구위를 보여주었다.

 

이태양의 호투로 NC는 넥센과 경기 막판까지 0 : 0 의 접전을 펼칠 수 있었다. 9회 말 불펜 투수 노성호가 박병호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주긴 했지만, 이태양의 8이닝 무실점 투구는 NC가 패배 속에서 얻는 큰 위안이었다. 확실한 선발 투수를 얻었다는 것은 앞으로 NC 경기에 있어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양은 2011년 시즌 고졸 신인으로 넥센에 지명되면서 프로에 대뷔했다. 여느 신인들과 마찬가지로 이태양은 2군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1군에서 잠깐 모습을 비추긴 했지만, 자신의 기량을 펼치기에 부족했다. 이태양은 1군에서 2011시즌 5.2이닝, 2012시즌 3이닝만을 추투구했다. 언더핸드 투수라는 희소성은 있었지만, 가능성 있는 신예 투수에 머물렀다. 

 

이런 이태양의 가능성을 주목한 팀이 신생팀 NC였다. NC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이태양을 넥센에서 지명했다. 예상치 못했던 선택이었다. 즉시 전력감이 아닌 유망주를 지명했다는 것은 NC에 모험과 같았다. 이태양으로서는 큰 기회였다. 신생팀 NC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린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이태양은 NC에서 유망주의 틀을 벗어나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포함되었다. 불펜 투수로 나선 2경기에서 부진했지만, 선발 투수로 나선 두 경기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잠깐의 돌풍이라고 하기에는 안정감 있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낮게 깔리는 직구는 물론이고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슬라이더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싱커의 조합이 훌륭했다. 선발 투수로서 필요한 위기관리 능력과 이닝이터의 면모도 보였다. 

 

이태양의 발견으로 NC는 기존 외국인 투수 3인에 이재학, 이태양이 가세하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하게 되었다. 장기 레이스에서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마운드 운영이 가능해졌다. 이태양으로서도 프로 입단 3년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릴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김병현, 우규민 등과 함께 언더핸드 선발 투수로 자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다. 이태양의 두 번의 호투는 생소함이라는 무형의 무기가 있어 가능했다. 아직 그를 모르는 타자들이 많다. 제구력에 기복이 있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상대 팀에서 그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결할 때 마음먹은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은 중요한 무기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태양의 선발 등판 2경기는 이러한 우려를 떨치기에 충분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젊은 선발투수의 성장은 팀별도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그만큼 믿음직한 선발투수를 키워내는 것이 어렵다. 최근 외국인 선발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국제경기 경쟁력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선발투수들의 성장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이태양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과연 이태양이 주어진 기회를 확실하게 살리고 그의 이름대로 NC의 희망을 넘어 빛나는 선발 투수로 안착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실력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신생팀 NC의 발전하는 모습과 함께 지켜봐야 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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