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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와 넥센은 수요일 경기는 전날 경기의 재현이었다. 초반 롯데 우세 넥센의 막판 역전승이 반복된 경기였다. 롯데는 경기 초반 2 : 0 리드를 8회까지 지켜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화요일과 비슷한 흐름이었다. 연장으로 이어진 경기의 결과는 경기 막판 뒷심에서 앞선 넥센의 4 : 2 승리였다. 넥센은 연승 분위기를 만들었고 롯데는 5연승 후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빛났던 경기였다. 롯데 선발 송승준과 넥센 선발 강윤구는 100개를 넘는 투구 수를 기록하며 7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빼어난 투구였다. 하지만 승자는 없었다. 두 선수는 모두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송승준은 경기 막판 무너진 불펜진에 강윤구는 송승준에 막히면서 뒤늦게 터진 타선이 아쉬웠던 경기였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롯데가 주도했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이 볼넷으로 맞이한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고 하위타선에서 해결능력을 보이면서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송승준은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야 한다는 책임과 함께 점점 위력을 되찾고 있는 넥센 타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중한 투구는 좋았지만, 투구 수가 많아지고 볼넷이 뒤따라왔다. 그렇게 맞이한 두 번의 위기를 넘기면서 송승준은 안정을 찾았다.

 

에이스의 역투에 롯데 타선은 선취 득점으로 힘을 실어주었다. 2회 말 롯데는 5번 타순에 배치된 전준우의 2루타와 황재균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득점기회를 잡았다. 주자가 나가자 잘 던지던 넥센 선발 강윤구도 흔들리는 기색이 엿보였다. 선취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상대의 허를 찌른 더블스틸이 성공하지 못하면서 공격 흐름이 끊어지고 말았다.

 

 

 

(송승준, 승리로 이어지지 못한 114개의 역투)

 

 

 

후속타자 박종윤마저 범타로 물러나면서 롯데의 무사 1, 2루 기회는 2사 1, 2루로 바뀌었다. 여기서 나온 박기혁의 2루타는 롯데와 넥센 모두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한방이었다. 강윤구의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가 우중간을 꿰뚫는 장타가 되었다. 최근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박기혁의 타격 상승세가 롯데에 귀중한 선취점을 안겨주었다.

 

롯데의 2 : 0 리드는 계속 이어졌다. 송승준의 호투가 이어졌다고 하는 것이 맞았다. 초반 투구 수도 크게 줄였고 7회까지 큰 위기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넥센은 송승준을 상대로 6회까지 단 한개의 안타고 기록하지 못했다. 넥센이 자랑하는 중심 타선도 송승준의 위력적 투구에 힘을 내지 못했다. 송승준은 낮게 제구되는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7.0이닝 1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해주었다.

 

이런 송승준과 맞선 넥센 선발 강윤구도 2회 말 2실점 이후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강윤구는 4회부터 7회까지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평소와 달리 탈삼진은 1개에 그쳤지만, 제구에 주력하는 투구로 범타를 이끌어냈다. 롯데의 에이스 송승준, 넥센의 좌완 영건 강윤구의 호투는 경기를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끌었다.

 

8회까지 롯데는 큰 위기 없이 2 : 0 리드를 유지했다. 하지만 추가 득점이 없다는 것이 일말의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전날 롯데는 4 : 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한 아픈 기억이 있었다. 송승준에 이어 김성배가 8회 초 넥센 공격을 깔끔하게 막아주었지만, 추가점이 절실한 롯데였다. 8회 말 롯데는 승부를 결정지을 기회를 잡았다.

 

넥센은 8회부터 마정길을 마운드에 올렸다. 마정길을 볼넷 2개를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무사 1, 2루 롯데에게 결정적인 기회였다. 하지만 벤치의 조급함이 문제였다. 롯데는 2회 말에 이어 또 다시 더블스틸로 넥센 베터리를 흔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무리한 작전이었다. 2루주자 박기혁이 3루에서 아웃당하면서 좋은 흐름을 스스로 끊고 말았다.

 

타석에 노련한 조성환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벤치의 작전은 아쉬움이 있었다. 조성환의 타격감이 좋았고 그의 팀 배팅 능력을 믿을 필요가 있었다. 롯데는 부상 중인 손아섭을 대타로 기용하며 기회를 계속 이어갔지만, 4번 강민호가 해결능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소중한 기회를 그대로 흘려보내고 말았다. 8회 말에만 볼넷 3개를 얻고 득점하지 못한 장면은 롯데의 불안감을 더 증폭시켰다.

 

롯데는 9회 초 마무리 정대현을 올려 경기를 마무리하려 했다. 시즌 초반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정대현이었지만, 롯데는 그를 믿었다. 하지만 정대현은 넥센의 강타선을 막아낼 수 있는 구위가 아니었다. 넥센은 정대현을 상대로 9회 초 공격에서 5안타를 몰아쳤다. 여기에 과감한 주루 플레이가 더해지며 롯데를 흔들었다.

 

정대현의 공은 밋밋했고 공은 가운데 몰렸다. 장기영의 안타로 도루, 이택근의 적시 안타로 한 점차로 롯데를 추격한 넥센은 계속 이어진 2사 1, 2루의 기회에서 김민성이 정대현을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빗맞는 타구였지만, 타구 위치가 아무도 잡을 수 없는 곳에 떨어졌다. 롯데는 2 : 2에서 김사율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경기 흐름을 넥센 쪽으로 넘어간 이후였다.

 

넥센은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역전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진 못했다. 하지만 넥센으로 넘어간 경기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다. 롯데가 9회 말 공격을 무기력하게 흘려보내자 넥센은 10회 초 김사율을 상대로 2득점 하면서 승세를 굳혔다. 대타 정수성의 2루타와 허도환의 보내기 번트, 서건창의 희생플라이로 넥센은 3 : 2 리드를 잡았고 장기영의 홈런은 승리를 확정 짓는 한 방이었다. 롯데는 10회 말 공격에서 박기혁의 안타 출루로 마지막 희망을 살려보려 했지만, 넥센 마무리 손승락의 벽에 막히면서 경기는 넥센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롯데는 믿었던 전, 현직 마무리 정대현, 김사율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충격의 역전패를 이틀 연속 당하고 말았다. 팀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치명적인 패배였다. 불펜의 불안감이 더 심화됐다는 점은 앞으로 경기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손아섭이 빠진 중심 타선은 위력이 크게 반감되었고 해결능력을 보이지 못했다.

 

 

 

(믿음직한 선발투수의 면모를 보인 넥센의 영건 강윤구)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되었던 강민호 역시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4번 타자로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투.타 모든 부분에서 슬럼프 조짐을 보이는 롯데다. 여기에 벤치마저 조급증을 나타내면서 롯데의 연패 탈출을 더 어렵게 했다. 롯데는 송승준이 에이스다운 투구로 마련해준 승리의 디딤돌을 마지막에 건너지 못했다. 송승준의 114개의 역투 역시 물거품이 되었다.

 

반면 넥센은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연승에 성공했다. 전날 김영민에 이어 강윤구까지 젊은 선발투수들이 호투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여기에 중심 타선의 위력이 점점 더 살아나고 특유의 기동력 야구까지 더해지면서 득점력을 높였다. 마무리 손승락은 2경기 연속 세이브로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 팀 전체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넥센에 큰 수확이었다.

 

연패 탈출이 급해진 롯데는 옥스프링을 넥센은 나이트를 목요일 경기 선발로 예고했다. 롯데로서는 버거운 선발투수 매치업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넥센은 상승세를 이어 시리즈 스윕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주말 강팀의 면모를 되찾은 삼성의 3연전이 부담이다. 목요일 경기결과가 좋지 못하면 하위권 추락을 물론 험난한 한 주를 보낼 가능성이 한 층 더 높아지는 롯데다.

 

롯데로서는 연패가 이어지면서 뚝 떨어진 선수들의 자신감을 다시 끌어올리고 심기일전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제구력에 문제를 드러낸 옥스프링이 얼마나 오랜 이닝을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버틸 수 있을지가 승부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에이스 나이트가 평소 모습을 보인다면 연승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

 

롯데가 기사회생의 승리를 할 수 있을지 넥센이 롯데 홈에서 연승을 이어갈지 팀 분위기와 현재 전력, 선발 투수의 상태 등을 고려하면 넥센의 우위가 점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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