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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전국구 에이스라는 별명을 들었던 손민한이 NC와 전격 계약을 맺고 현역 선수 복귀의 첫발을 내디뎠다. 당장 1군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에게는 신고선수라는 꼬리표가 남아있다. 당분간 퓨처스 리그에서 실전감각을 익히고 1군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 아직 장애물이 남아있지만, 손민한으로서는 그토록 원했던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를 잡았다.

 

손민한은 선수생활 내내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아마시절에는 대학 최고의 투수로 프로에서는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중간에 부상으로 상당기간 공백기가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이름을 떨쳤다. 롯데가 하위권을 전전하던 시기에는 나 홀로 분투하면서 롯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선수이기도 했다.

 

이런 손민한이었지만, 롯데가 암흑기를 떨쳐내고 상위권으로 올라선 이후 급격히 내림세를 타기 시작했다. 2008시즌 종료 이후 입은 어깨 부상은 그에 큰 시련을 가져다주었다. 2009시즌 중간 아픈 몸을 이끌고 복귀하기도 했지만, 에이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구위도 크게 떨어졌다. 부상 역시 사라지지 않았다. FA 계약 직후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면서 손민한에게는 먹튀의 오명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롯데 팬들은 과거 롯데의 에이스에게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냈다. 손민한이 언젠가는 부상을 떨쳐낼 거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손민한도 계속된 재활을 견디며 선수생활 연장의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일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전에 쌓아놓았던 명성과 신뢰를 모두 잃어버렸다.

 

 

 

 

 

 

손민한이 선수협회장으로 있었던 시절 터진 각종 비리 사건은 그를 나락으로 빠뜨렸다. 손민한도 이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에 대한 그의 미온적인 대응은 그에게 호의적이던 팬심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사실상 손민한에게는 선수 복귀 꿈이 좌절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후에 혐의를 벗긴 했지만, 손민한이 경기장에 나서는 일은 없을것 같았다. 팬들은 물론이고 선수들에게서도 손민한은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사면초가의 손민한에 구원의 빛이 내려졌다. 손민한에 이어 선수협회장을 역임했던 박재홍의 통 큰 결정은 손민한의 선수 복귀에 큰 힘이 되었다. 선수협회장 취임 직후 선수협 비리에 강력하게 대응했던 박재홍은 손민한의 선수복귀에 반대입장을 유지했다.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손민한이 복귀를 타진할때도 박재홍은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박재홍은 은퇴 기자회견장에서 손민한이 정식으로 사과할 기회를 주었다. 누구도 예상 못 한 사건이었다. 박재홍은 떠나면서 손민한에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선수로서 마지막 기회를 잡고 싶은 후배 손민한에 대한 마지막 배려였다. 손민한에 대한 팬들의 부정적인 여론도 조금은 누그러지는 계기가 되었다.

 

손민한의 사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손민한에 대한 팬들의 여론은 부정적인 기류가 대세였다. 이런 여론속에 그에게 기회를 줄 구단이 나오긴 쉽지 않았다. 여론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성기를 훌쩍 지난 40살을 바라보는 노장 투수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이때 손민한에 손을 내민 구단이 신생팀 NC였다.

 

NC는 리그를 대표했던 선수에게 대승적인 차원에서 마지막 기회를 준다고 했지만, 전력의 플러스 요소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신생팀 NC에 필요한 경험을 손민한이 채워주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손민한은 전성기 시절 구위는 물론이고 뛰어난 경기운영능력으로 최고 투수 자리에 올랐다. NC는 손민한의 노하우가 젊은 투수들에 전해지고 그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분명 부담스러운 결정이었다. 아직도 손민한의 선수복위에 반대하는 여론이 강하다. 그럼에도 NC는 손민한에게 기회를 주었다. 부상만 재발하지 않는다면 1군 마운드에 선 손민한을 볼 가능성이 높다. 손민한으로서는 2009시즌 6승 5패 방어율 5.19의 성적을 남기고 끊어졌던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현재 NC는 개막 연패를 딛고 이기는 야구에 익숙해지고 있다. 창단 첫 승에 이어 홈경기 첫 승, 첫 위닝시리즈까지 시즌 초반 실책 등으로 자멸하던 모습을 지워가고 있다. 지난 주말 저력의 팀 SK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일궈낸 것은 선수들의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결과였다. 특히 일요일 경기 숨막히는 접전에서 끝내기 스퀴즈로 승리한 장면은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렇게 팀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에 NC는 손민한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그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NC는 투타에서 구심점이 될 선수가 필요하다. 야수 부분에서는 4번 타자 이호준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호준은 시즌 개막 이후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리며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지난 일요일 경기 대활약으로 고개를 들 수 있었다. 타격감까지 회복한 이호준은 팀 타선의 구심점으로 시즌 내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팀 투수진에서 그 역할을 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외국인 투수들에 그 역할을 맞기기는 무리가 따른다. 2차 드래프트로 팀에 합류한 송신영, 이승호 등의 베테랑들이 있지만, 이승호는 아직 1군에도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송신영은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고 있지만, 선수들의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선수가 아니다. 

 

 

 

 

 

 

NC는 전성기를 지났지만, 손민한에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그가 건강하게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덜한 NC로서는 손민한의 영입이 성적을 떠나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NC로서는 팀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에 손민한이 경험의 날개를 더 달아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전제는 손민한의 몸 상태가 정상적으로 돌아오느냐 하는 점이다. 손민한은 장기간 어깨부상에 시달렸다. 공을 지속적으로 던질 수 있을지 아직은 유동적이다.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퓨처스 리그에서 손민한은 그의 기량을 입증해야 한다. 여전히 남아있는 부정적 여론도 넘어서야 한다. 선수들과의 잘 융화할 수 있을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지금은 손민한의 복귀 가능성만 열린 셈이다.

 

손민한은 리그 최고 투수에서 최악의 추락을 경험했다. 다른 선수였다면 이미 다른 길을 모색하고도 남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손민한은 선수로서의 복귀의지를 잃지 않았다. 선수로서 명예회복을 하고싶은 그의 열망은 마지막 기회로 이어졌다. 하지만 손민한은 여전히 그에 대한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당해야 하고 오랜 공백을 이겨내야 한다. 선수 복귀와 명예회복은 여전히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과연 NC가 손민한을 통해서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지 이는 손민한의 의지와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는 일이다. 부상의 암초도 이겨내야 한다. 아직은 손민한은 작은 가능성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NC와 손민한이 서로 도움이 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2013프로야구의 큰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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