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행운 지켜낸 삼성, 1회 불운 넘지못한 롯데 [롯데vs삼성 5월 4일]

롯데와 삼성의 토요일 경기는 전날 경기와 같이 1회에 선취 득점에 성공한 삼성의 승리였다. 삼성은 1회 초 얻은 3점을 끝까지 지키며 5 : 3으로 승리했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6이닝 2실점의 호투로 시즌 4승에 성공했고 오승환은 1.1이닝 무실점 투구로 6세이브를 수확했다. 반면 롯데 선발 김승회는 또다시 시즌 첫 승에 실패하며 시즌 3패만을 기록해야 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1회 초 삼성공격이 승부의 중요한 흐름을 좌우했다. 전날 1회 초 대량득점으로 손쉽게 승리한 삼성은 이날도 1회 초 3득점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삼성으로서는 행운이 깃든 득점이었다. 삼성은 1사 후 2번 정형식의 빗맞은 안타로 기회를 잡았고 이어 나온 이승엽의 우전 안타로 1, 2루로 득점기회를 더 키웠다.

 

이 상황에서 최형우, 박석민의 연속 안타는 세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 타구 모두 빗맞은 안타였다. 삼성은 1회 초 4개의 안타 중 3개가 빗맞는 안타였다. 롯데 선발 김승회는 묵직한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로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과감한 승부로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빗맞은 안타가 연속되며 예상치 못한 실점을 말았다. 이후 안정을 찾긴 했지만 아쉬운 1회 초 수비였다.

 

롯데는 전날에 이어 초반 실점으로 어렵게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불운이 함께 한 실점이라는 점은 전날 대패당한 팀 부위기를 더 떨어뜨릴 수 있었다. 타선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 롯데는 최근 타격에서 부진한 전준우를 선발 제외하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롯데는 장성호를 지명타자로 김대우를 좌익수로 출전시켰다.

 

 

 

 

 

 

삼성 선발투수 배영수에 대비해 좌타자를 최대한 기용하는 라인업이었다. 여기에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문규현, 박준서 두 베테랑 선수를 2군으로 내리고 신예 내야수 신본기와 근성 있는 플레이를 하는 외야수 황성용을 1군에 등록하는 변화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 선발 배영수의 투구내용이 좋았다. 배영수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스피드업된 직구를 바탕으로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롯데는 2회 말 장성호의 3루타가 나오긴 했지만, 2사 후 상황이었다. 배영수는 박종윤을 쉽게 잡아내며 실점위기를 벗어났다. 배영수는 힘으로 그리고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로 다소 마음이 급한 롯데 타자들과 승부했다. 초반 3득점 한 타선의 지원은 배영수를 더 편안하게 해주었다. 이렇게 순항할 것 같았던 배영수게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반대로 롯데에 기회였다.

 

3회 말 배영수는 발목에 통증을 호소하며 잠시 흔들렸다. 투구에 힘을 줄 수 없었다. 자연히 구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선두 타자 정훈의 볼넷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수비로 문책성 교체를 당한 박기혁을 대신해 교체 출전한 신본기의 2루타를 묶어 1점을 추격했다. 롯데로서는 경기 분위기를 바꿀 기회였다.

 

여기서 배영수는 베테랑다운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배영수는 발목 통증을 참으며 남은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각도 큰 커브를 자주 사용하면서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었고 그 타구는 범타로 이어졌다. 롯데는 무사 2루에서 1번 김문호부터 시작되는 상위 타선에 기대를 걸었지만, 배영수의 노련함을 넘지 못했다. 롯데로서는 중요한 승부처를 그대로 흘려보낸 순간이었다. 이렇게 득점 기회에 대처하는 양 팀의 차이는 경기 초반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기울게 했다.

 

롯데는 선발 김승회가 안정감을 되찾으면서 추격의 여지를 남길 수 있었다. 롯데 선발 김승회는 초반 불운의 3실점을 하긴 했지만, 이후 2, 3, 4회를 실점 없이 넘겼다. 투구 수도 적절히 조절되었다. 하지만 5회 말 삼성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배영섭을 막지 못했다. 배영섭은 5회 말 2루타로 득점권에 위치했다. 롯데는 계속 이어진 삼성의 좌타선을 의식해 김승회를 내리고 좌완 이명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아직 힘이 남아있는 김승회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강판이었다. 롯데는 초반 불펜 투입이라는 강수로 실점을 막고 역전의 가능성을 남겨두려 했다. 삼성은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 상황을 만들었다. 이승엽, 최형우로 이어지는 타선에서 득점타가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1점만 더 추가한다면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삼성이었다. 롯데는 실점을 막아야 했다. 내야 전진수비가 불가피했다.

 

여기서 나온 이승엽의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롯데의 수비 승부수가 통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2루수 정훈이 정면 땅볼을 뒤로 빠뜨리면서 삼성은 기다렸던 추가점을 얻었다. 4 : 1 삼성의 리드, 롯데는 선발 투수를 조기 강판시키며 실점을 막으려 했지만, 실책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실책 군단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롯데가 또다시 실책에 발목이 잡히는 순간이었다.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경기 흐름이었지만, 롯데는 전날과 달리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6회 말 롯데는 황재균의 2루타로 손아섭, 김대우의 연속 땅볼로 2점 차로 삼성을 추격했다. 삼성은 발목 부상에도 고군분투한 배영수를 내리고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하지만 삼성 역시 롯데와 마찬가지로 불펜이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마무리 오승환까지 가는 길인 순탄치 않았다.

 

삼성은 좌완 차우찬을 7회 마운드에 올렸지만, 차우찬은 볼넷 2개를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롯데는 2사 1, 2루에서 김문호 대신 전준우를 대타로 기용하며 득점을 노렸다. 삼성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셋업맨 심창민을 등판시키며 롯데 공격의 맥을 끊었다. 두 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하면서 위기를 넘긴 삼성은 8회 초 조동찬의 솔로 홈런으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삼성은 6회 초와 7회 초 연속해서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타선의 집중력이 나오지 않았다. 리드를 하면서도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던 삼성이었다. 조동찬의 홈런은 삼성이 승리에 한발 더 다가서게 했다. 롯데는 이명우, 최대성, 강영식에 이어 8회 초 김사율까지 마운드에 올리며 불펜은 총 가동했지만, 김사율이 실점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김승회, 승리의 기쁨은 언제쯤?)

 

 

 

롯데가 8회 말 황재균의 안타와 도루, 2사 후 강민호의 적시타로 1점을 추격했지만,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8회 초 1점의 무게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8회 초 2사 후 마무리 오승환을 한 박자 빨리 등판시키며 롯데의 추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롯데는 9회 말 조성환의 2루타로 마지막 희망을 되살렸지만, 오승환은 침착하게 세 타자를 막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롯데로서는 불운이 함께 하면서 실점한 3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은 선발 배영수가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리드를 잘 지켜주었고 타선 역시 롯데의 불펜 총력전에도 필요한 순간 득점에 성공하며 초반 우세를 승리로 이어갈 수 있었다. 삼성은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이승엽이 2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승리의 의미를 더할 수 있었다.

 

롯데는 선수단 개편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또 한 번 실책으로 결정적 실점을 했다는 점은 아쉬움을 더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황재균이 2안타로 타선의 활력소가 되고 강민호, 장성호 역시 2안타로 분전했지만, 타선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특히 3번 손아섭과 4번 김대우 두 중심 타자의 부진이 득점력을 떨어뜨렸다. 손아섭의 스윙이 다소 커지면서 좋은 타격을 하지 못했고 김대우는 삼성 투수들의 변화구 공략에 대응하지 못했다. 1번 김문호 역시 상대의 견제에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선수들이 초반 실점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무기력증을 벗어날 가능성을 보인 것이 성과였다. 경기 후반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일찍 마운드에 오르게 한 것도 다음 경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롯데는 에이스 송승준이 최근 부진을 씻어내고 일요일 호투하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 선발투수 벤델헐크가 점점 위력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승준이 초반을 어떻게 넘겨줄지가 롯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연승의 분위기를 이어 어린이날 상대 적지에서 시리즈 스윕을 이룰 수 있을지 롯데가 반격의 1승으로 홈 팬들에게 체면을 세울 수 있을지 분위기는 삼성이지만, 롯데 역시 쉽게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기도 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