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5할 승률은 가을야구, 즉 4위에 턱걸이 할 수 있는 마지노선처럼 여겨졌다. 시즌 시작전 많은 팀이 5할 승부를 우선 목표로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5할 승률로 가을 야구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7월에 들어서고 있지만, 6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1위 삼성은 물론이고 6위 두산까지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최하위권을 이루고 있는 8위 NC와 9위 한화가 현격한 전력 차를 보인 결과다. 덕분에 상위권 순위 싸움을 더 치열해졌다. 7위 SK까지 4강 진출의 희망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다. 6월 프로야구는 5강 2중 2약의 구도도 재편됐다. 상위권 팀들은 아무리 승수를 쌓아도 순위가 상승하지 않았다. 오히려 몇 번의 패배는 기막힌 순위 하락을 가져왔다. 예측할 수 없는 상위권 다툼은 혼전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는 1위 팀도 안심할 수 없는 구도다. 상위 팀 중 어느 한 팀도 독주가 허용되지 않는다. 7월이 모든 팀에 더 중요해졌다. 장마철 변수와 무더위 속에서 팀 컨디션을 어느 팀이 잘 유지하고 기복없는 경기력을 유지할지가 순위 싸움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매 시즌 여름을 잘 넘기는 팀이 가을 야구로 향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은 7월, 그리고 그 첫주를 산뜻하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모든 팀에 간절할 수밖에 없다.
(여전한 상승세 LG)
1. 삼성 라이온즈
선두 삼성은 상위권 순위 싸움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6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삼성이었다. LG의 상승세에 밀려 위닝 시리즈를 내주고 한화에 덜미를 잡히면서 팀 분위기가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비로 주중 2경기를 쉬면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 삼성은 KIA를 상대로 3연승 하면서 1위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흔들렸던 선발 투수들이 승수를 모두 챙겼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여기에 심판 판정에 따른 경기 운도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들쑥날쑥하던 타선이 KIA와의 3연전에서 살아날 조짐을 보인 것도 7월 전망을 밝게 했다. 마무리 오승환은 여전히 명불허전이고 불펜진 역시 박빙의 승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해마다 여름에 괴력을 발휘했던 삼성으로서는 1위로 7월을 시작하는 것이 반갑다.
삼성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롯데, 두산과 원정 6연전을 이번 주 치른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힘겨운 여정이다. 롯데는 한층 더 강해진 마운드와 짜임새가 갖추어진 공격력으로 더 높은 도약을 노리고 있고 두산 역시 높은 최근 높은 승률을 유지중이다. 삼성이 방심하거나 안이하게 대처한다면 1위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 1위 팀의 저력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삼성이다.
2. 넥센 히어로즈
지난 주 넥센은 4일 휴식의 효과를 발판삼아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주전 2루수 서건창의 부상 악재를 접해야 했다. 서동욱이 상당 기간 그의 자리를 메워야 한다. 서동욱은 주전 출전한 경기에서 좋은 활약으로 팀 기대에 부응했다. 넥센은 지난주 SK와의 주중 시리즈에 루징 시리즈로 마무리 하며 불안감을 드러냈지만, 한화와의 3연전에 위닝 시리즈를 이뤄내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그동안 부진했던 선발 투수진의 선전이 반가웠다. 나이트는 여전히 불안했지만, 벤헤켄이 살아났고 김병현도 승리 투수의 기쁨을 맛봤다. 영건 김영민, 강윤구도 안정세를 보였다. 팀 타선 역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넥센은 6월 한 달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시즌 초반 벌어놓은 승수가 힘을 발휘하며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3,4위권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이번주 다시 상승세 반전을 이루지 못하면 순위가 크게 밀릴 우려가 있다. 주중에 벌어지는 NC와의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 이상을 할 필요가 있다. 주말 요즘들어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팀이 된 LG와의 3연전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3. LG 트윈스
최근 가장 잘 나가는 팀 LG의 기세는 4일 휴식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LG는 지난주 4일 휴식 후 맞이한 SK와의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와 마무리하며 단독 3위에 올랐다. SK가 과거 우승 멤버들의 분전과 안정세로 돌아선 마운드의 힘으로 상승 반전 중이었던 상황에서 힘든 승부를 펼쳤지만 고비를 잘 넘겼다.
이번 주 LG는 승부 때마다 접전을 펼쳤던 넥센과의 주중 3연전에 이어 NC와의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있다. 모두 이동이 없는 서울에서 경기한다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침체를 벗어난 넥센은 까다로운 상대다. LG만 만나면 힘을 내는 NC역시 방심할 수 없다. 만만치 않은 일정이지만, 팀 분위기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그 바탕을 이룰 마운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타선도 필요할 때 역할을 해주고 있다. 투.타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좌완 이에스 주키치가 지난 주 부활 가능성을 높인 것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특별한 부상 변수가 없고 승리하는 것에 익숙해진 선수들의 자신감도 충만 되어 있다. 7월 첫 주를 성공적으로 보낸다면 DTD의 기억을 저편으로 날릴 가능성이 높다.
4. 롯데 자이언츠
롯데 역시 6월 들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롯데를 지탱하는 힘인 불펜이 지칠 즈음 4일 휴식을 얻었다. 마운드가 팀 전력의 중심을 이루는 롯데로서는 4일 휴식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옥스프링, 유먼, 송승준, 고원준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5선발의 퍼즐을 맞추는 과제만 잘 해결된다면 단단한 선발진 구축이 가능하다. 이재곤, 김수완 등 5선발 후보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김승회, 이명우, 정대현, 김성배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은 4일 휴식으로 힘을 비축했다. 이들은 최근 좋은 투구내용을 유지하고 있다. 마무리 김성배는 롯데의 든든한 수호신으로 재탄생했다. 김성배와 승리의 잠수함 듀오를 이루고 있는 정대현은 경기를 치를수록 작년 위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추격조 불펜이 조금 더 힘을 보탠다면 롯데 마운드 높이는 더 높아질 수 있다.
타선 역시 강민호가 4번 타순에 고정되면서 침체를 벗어났다. 타선의 구심점이 생기자 상.하위 타선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승화, 정훈, 신본기는 상동 효과를 1군에서 재현하고 있다. 조성환, 박준서, 박기혁 등 백업 요원도 풍부하다. 롯데는 이번 주중 삼성과의 3연전 이후 KIA와의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있다. 선두 삼성과의 3연전을 잘 마친다면 최근 부상선수 속출로 고전하고 있는 KIA와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 롯데는 이번 주는 4일 휴식의 효과를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가를 가능성이 높다.
5. KIA 타이거즈
6월 들어 9연승 가도를 달리던 KIA는 지난주 연패에 빠지며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연승 중 맞이한 4일 휴식이 KIA에 악재로 작용했다. 연승 과정에서 잠재되어 있었던 불펜 불안이 표면으로 나타났고 연승을 끊는 원인이 되었다. 여기에 부상선수 속출과 판정의 아쉬움까지 더해지면서 팀 전체가 침체한 모습을 보였다.
KIA는 지난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더 높은 도약을 노렸지만, 3연패 당하면서 5위로 순위가 밀렸다. 에이스 양현종이 그 과정에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앞으로 일정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활화산 같던 타선까지 힘을 잃으면서 KIA는 지난주 힘든 주말을 보내야 했다. 이번 주에도 KIA는 SK, 롯데로 이어지는 힘든 여정이다.
SK는 상위권 도약을 위해 자신들 위에 위치한 KIA전에 총력전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 주말 마운드가 강한 롯데와의 3연전은 더 큰 부담이다. KIA로서는 떨어진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시급하다. 약한 불펜진이 당장 좋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선발투수들의 분전이 절실하다. SK, 롯데의 마운드를 상대로 타선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6. 두산 베어스
지난주 두산은 아쉽게 연승에 제동이 걸렸지만, 상위권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타선은 여전히 리그 최상급이고 약점이던 마운드도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유희관이 가세하면서 니퍼트 홀로 분전하던 선발 마운드에 조금 숨통이 트였다. 마무리 홍상삼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도 점점 안정세를 찾고 있다. 선수들의 역할 분담이 명확해지면서 불펜진의 투구 내용이 좋아졌다.
두산은 4일 휴식이라는 선물을 받고 주말 3연전에 나선다. 하지만 주말 상대로 선두 삼성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두산 마운드가 상위권 팀과의 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아직 미지수다. 에이스 니퍼트가 나설 경기의 승리가 필요하다. 4일 휴식이 타자들의 타격감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도 관심거리다.
두산으로서는 주력 선수들의 역할이 해야 한다. 두산이 어려울 때 큰 역할을 하던 신예 선수들은 점점 체력저하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결국,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이끌어야 한다. 당장 삼성과의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가 가능하다면 상승세를 지속 시킬 가능성이 높다.
7. SK 와이번스
서서히 강팀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박경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과거 우승을 이끌었던 멤버들의 기량이 살아나고 있다. 최정 홀로 고군분투하던 타선은 박정권이 살아나면서 중심 타선이 강해졌고 정근우가 부진을 털어낸 테이블 세터진도 활발해졌다. 득점력이 크게 좋아졌다. LG의 기세에 밀려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에 실패했지만, 대등한 대결을 하면서 하위권 탈출의 가능성을 보였다.
김광현이 본래 모습을 되찾으면서 선발투수진이 업그레이드 되었고 박정배가 불펜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마무리 박희수로 가는 과정이 한결 수월해졌다.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 이번 주 SK는 최근 팀 분위기가 크게 떨어진 KIA와 최하위 한화와 연속해서 대결한다. 최상의 대진이다.
SK는 이들과의 대결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아야 한다. 4위 롯데와의 격차는 7경기, 조금 뒤늦게 발동이 걸린 SK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번 주 좋은 대진을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해마다 위기론을 딛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저력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다.
(롯데, 6년 연속 가을야구 가능할까?)
8. NC 다이노스
지난주 NC는 한점차 승부에서 계속 분루를 삼키며 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일요일 경기에서 타선의 집중력으로 연패를 끊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펜진은 박빙 승부에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노장 손민한이 팀의 에이스로 떠오르며 선발 마운드는 단단해졌지만, 경기 후반에 항상 불안하다.
여기에 타선 역시 기복이 심하다. 경기마다 공격력이 편차가 크다는 점은 경기를 풀어가기 어렵게 하고 있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선수들이 체력 부담을 느낄 시점이 되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NC는 이번 주 주중 넥센과의 3연전 이후 4일 휴식일이 있다. 온 힘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다. 비록 상위권 진출의 희망은 사실상 사라졌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넥센 역시 2위 자리를 수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다. 선수들의 지난 주 연패 탈출로 만들어진 좋은 팀 분위기를 경기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다. 승률 인플레가 심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NC의 분전이 필요하다.
8. 한화 이글스
사실상 올 시즌 농사를 접은 한화는 고춧가루 역할을 해줘야 할 팀이다. 실제 지난주 한화는 삼성과 넥센에 일격을 가하며 일정 부분 그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공.수에서 약체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승률은 3할에 못 미치고 있고 8위 NC와는 4경기 차로 뒤지고 있다. 이브랜드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선발 마운드가 조금 강해졌지만, 마운드의 약세는 여전하다. 타선 역시 잘 맞는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의 편차가 크다.
극심한 투.타 불균형은 많은 승수를 쌓는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군에서 돌아온 내야수 송광민과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변화를 주고 있지만, 당장 성적을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상위권을 노리는 팀들에게 한화는 꼭 승수를 챙겨야 할 팀이 되었다. 이는 한화가 상위권 다툼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화로서는 프로야구 사상 첫 9위 팀이라는 불명예를 막아야 한다. 신생팀에 뒤져 최하위를 기록한다는 것은 굴욕이 아닐 수 없다.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고 있는 한화 팬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한화는 이번주 LG, SK로 이어지는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상대 팀들은 한화를 상대로 많은 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가 이팀들에게 고춧가루 선물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월의 승자는 누구?
한여름을 잘 넘기는 팀은 가을야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사상 유례없는 상위권 다툼은 올 여름 프로야구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7개팀이 가을야구 가능성이 있는 상황은 매 경기 뜨거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하위권으로 쳐진 NC, 한화가 어느 팀에 치명상을 안길지도 관심거리다.
7월 첫 주는 일단 장맛비에 의한 경기 취소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상승세에 있던 팀들에 아쉬운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팀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7월은 무더위와 갑작스러운 비로 인한 경기 스케줄 변경 등 외적 변수가 자주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선수단 관리와 컨디션 유지가 중요하다. 경기마다 더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고 승수를 챙길 수 있는 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과연 어느 팀이 7월의 시작을 기분 좋게 할 수 있을지 순위 싸움은 이제 다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사진 :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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