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서울 시리즈 시작, 두산 대 넥센

치열한 순위 싸움이 끝난 2013프로야구 정규리그, 하지만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올 한해 프로야구를 결산하는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1위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가운데 LG, 넥센, 두산 순으로 정리된 상위 팀들은 사다리꼴 대결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2위 LG와 대결할 팀을 결정하는 준PO에서 넥센과 두산이 만났다.

 

두 팀은 올 시즌 내내 강력한 타선을 앞세운 공격야구로 상위권 자리를 지켰다. 넥센은 홈런왕 박병호를 중심으로 강정호, 김민성, 이택근이 장타력과 결정력을 갖춘 중심타선을 구축하고 있다. 시즌 내내 넥센의 중심타선은 꾸준한 활약을 했다. 여기에 이성열, 오윤의 결정력 높은 대타 백업요원이 이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우람, 서건창, 장기영 등 빠른 선수들도 팀 득점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이런 넥센 타선 못지 않게 두산의 타선 역시 강력하다. 두산은 올 시즌 팀타율 1위가 말해주듯 상.하위,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는 고른 활약이 큰 강점이었다. 넥센과 비교하면 중심 타선의 장타력을 다소 떨어지지만, 어느 선수가 나서도 제 몫을 다하는 두터운 야수층은 두산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홈런왕 박병호, 가을에도 폭발할까?)

 

 

FA를 앞두고 전성기 기량을 선보인 부동의 톱타자 이종욱을 필두로 정수빈, 민병헌, 오재원 등 공격력과 기동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하다. 1점이 소중한 포스트시즌에서 장타력 의존도가 높은 넥센에 비해 다양한 득점 루트가 확보된 두산이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타격에서 호각세를 보이고 있는 양 팀은 투수력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선발 투수진 대결은 쉽게 한쪽으로 기울지 않지만,  불펜에서 두산보다 넥센이 조금 앞서는 느낌이다. 넥센의 선발진은 나이트, 벤헤켄 두 외국인 투수가 주축이다. 올 시즌 지난 시즌보다 못하다는 평가지만 이 두 투수는 꾸준히 넥센의 선발 마운드를 지켜냈다. 이미 준PO를 대비하고 있었다. 경험이 풍부한 투수들인 만큼 기대가 크다.

 

여기에 넥센은 후반기 선발진에 큰 힘이 되어준 문성현, 오재영이 있다. 두 선수는 기존 선발투수들의 밀어내고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후반기 내내 안정적이었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넥센은 기존 선발 투수였던 김영민, 강윤구를 불펜으로 돌려 불펜진도 강화시킬 수 있다. 세이브 1위 손승락을 중심으로 사이드암 한현희, 이정훈, 송신영의 베테랑 투수들이 함께하는 불펜진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두산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상대 타선을 막아낼 수 있는 자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포의 중심 타선 장타력 넥센, 상.하위 가리지 않는 고른 타선 두산

안정된 선발진 불펜 우세 넥센, 선발 3인방 베테랑에 기대거는 두산  

 

 

두산의 마운드는 희망과 불안이 공존한다. 두산은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니퍼트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니퍼트는 후반기 대부분을 부상재활로 보냈다. 하지만 리그 막판 연속 호투로 부상재발의 우려를 떨쳐냈다. 두산은 2위 싸움이 치열한 순간에도 에이스 니퍼트를 아꼈다. 충분히 힘을 비축한 니퍼트가 어떤 역할을 할지가 중요하다.

 

두산은 니퍼트에 이어 노경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투수진 구성이 예상된다. 노경은은 원투펀치로 손색이 없는 투구를 했고 올 시즌 새롭게 발견된 유희관의 담대한 성격은 포스트 시즌에서도 기대를 모으게 한다. 선발진 대결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는 두산이지만, 불펜진의 안정감은 다소 떨어진다. 마무리 정재훈은 노련하지만, 구위에서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 못한다. 윤명준이라는 신인 불펜 투수가 후반기 맹활약했지만, 큰 경기에서 어떤 투구를 할지 아직 미지수다.

 

정규시즌에서 기복이 심했던 불펜 에이스 홍상삼이 지난해 포스트시즌 악몽을 씻어낼 수 있을지도 큰 변수다.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핸킨스와 올 시즌 구위 저하현상이 뚜렷했던 김선우의 활용 방안도 두산에는 고민이다. 마운드 운영의 틀이 잡혀있는 넥센에 비해 두산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투수운영이 필요하다.

 

 

(영웅들의 수호신, 세이브왕 손승락)

 

 

이러한 전력 분석보다 양 팀은 시즌 막판 찾아온 상실감을 이겨내는 것이 급하다. 두 팀은 정규리그 2위 바로 앞에서 좌절을 맛봐야 했다. 특히 마지막 5경기에서 계속된 원정경기를 소화한 넥센의 타격이 더 심했다. 전력소모가 많았다는 점도 악재다. 이이 비하면 두산은 포스트시즌 준비를 하면서 정규리그 순위 싸움을 해왔다. 체력적으로 두산이 유리하다.

 

하지만 올 시즌 넥센은 두산에 9승 7패로 상대 전적에서 앞섰다. 공격력이 빛을 발하는 홈구장 목동에서 1, 2차전을 먼저 치른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관건은 2위 싸움에서 마지막 밀리면서 찾아온 아쉬움을 극복하는 일이다. 이는 두산도 마찬가지다. 결국, 1, 2차전 승부가 대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이 늘 그렇지만, 1차전 승자가 확실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1차전 승리로 패배의 분위기를 먼저 바꾸는 팀이 LG와의 또 다른 서울 시리즈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포스트 시즌은 삼성을 제외하고 서울 3개 팀이 대결을 벌인다. 이동거리가 없고 익숙한 환경에서 전 경기를 치르는 만큼 선수들의 기량이 더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그 접전의 서막을 여는 넥센과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첫 만남이다. 포스트시즌 초보자와 단골 진출자의 대결이기도 하다.

 

객관적인 전력은 넥센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지만, 불리한 변수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가을 태풍에 따른 경기 순연 가능성도 열려있다. 특정팀의 우세를 점치기 어렵다. 포스트 시즌에서 정규리그 성적은 참고에 불과하다. 확실한 건 없다.  과연 어느 팀이 자신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포스트 시즌 첫 관문을 통과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