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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만난 잠실 라이벌의 포스트시즌 대결은 두산의 승리가 막을 내렸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에이스 유희관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경기 막판 폭발한 타선의 힘을 더해 LG에 5 : 1로 완승했다. 두산은 정규리그 4위에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하며 2001년 포스트시즌 전 과정을 거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기억을 다시 재현할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만년 하위 팀의 이미지를 벗고 2위를 차지하며 신바람 야구를 재현했던 LG는 유리한 여건들을 살리지 못하며 두산에 한국시리즈 진출티켓을 내줘야 했다. LG는 리즈의 완벽투로 승리한 2차전을 제외하고 패한 경기에서 모두 수비 실책이 실점과 연결되는 아쉬움 속에 경기를 어렵게 이끌어야 했고 타선마저 침묵하면서 그들의 야구를 더 이어갈 수 없었다. 포스트시즌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LG였다.

 

4차전 경기 초반 분위기는 투수전이었다. 선발 투수의 비중은 두산이 훨씬 컸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유희관을 내세웠고 LG는 올 시즌 선발 투수 변신에 성공한 우규민로 맞불을 놓았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두산으로서는 유희관이 나서는 4차전에서 승부를 걸어야 했다. LG에서 류제국, 리즈가 모두 나설 수 있는 5차전은 두산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무너진 봉중근, 함께 무너진 포스트 LG의 가을야구 희망)

 

 

LG는 4차전만 잡아낸다면 시리즈를 가져갈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LG로서는 선발 우규민의 초반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실책이 또 발목이 잡히면서 선취 득점을 내주었다. 2회 말 1사 후 이원석 오재원의 안타로 1, 2루 기회를 잡은 두산은 2사 후 최재훈은 1루수 땅볼을 LG 1루수 김용의가 놓치는 사이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한 점차에 불과했지만, 시리즈 내내 LG를 힘들게 했던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되었다는 점은 LG 선수들을 부담스럽게 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선취득점을 내주긴 했지만, LG 선발 우규민은 이후 안정된 투구로 대등한 마운드 싸움을 해주었다. 두산은 부상이 있는 김현수와 홍성흔을 선발 제외하고 좌타자를 대거 기용하는 라인업으로 사이드암 우규민을 압박했지만, 우규민은 낮게 깔리는 제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로 두산 좌타자 라인에도 잘 대처했다. 두산은 우규민에 밀려 선취 득점 이후 팀 공격이 원활하지 않았다. 불안하 리드가 이어졌다.

 

추격의 득점이 필요했던 LG는 두산 타선이 주춤하는 사이 반격을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두산 선발 유희관의 호투에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도리어 자시들이 잡은 기회에서 작전 실패와 득점타 부재로 스스로 그 기회를 놓치면서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LG는 3회 초 무사 1루, 4회 초 무사 1, 2루에 보내기 번트 작전을 펼쳤지만, 선행 주자가 모두 아웃당하면서 공격 흐름이 끊어지고 말았다. 6회 초 무사 1, 2루에서는 중심 타선에 강공을 시도했지만, 그마저도 무위에 그치면서 초반 실점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절묘한 제구와 강약을 조절하는 투구로 다소 서두르는 LG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준PO 2경기 등판에서 보여준 호투가 그대로 재현되었다. 위기의 순간에서 깔끔한 번트 수비로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도저히 신인이라고 할 수 없는 노련한 투구였다. 이렇게 경기는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후반으로 이어졌다.

 

 

한국시리즈 행 두산 - 공.수 안정감 포스트시즌 경험은 큰 자산이었다.

한국시리즈 좌절 LG - 불안한 수비 엇박자 타선, 경험부족이 문제였다.

 

 

무득점에 머물던 LG는 두산 선발 유희관의 힘이 떨어지는 시점은 7회 초 공격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7회 초 LG는 1사 후 윤요섭의 안타에 이어 박용택의 적시 2루타를 묶어 1 : 1 동점에 성공했다. 플레이오프 내내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었던 베테랑 박용택의 집중력 있는 타격이 만든 결과였다. 박용택의 2루타는 내내 끌려가던 LG가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한 방이었다. 이미 두산 선발 유희관이 한계 투구 수를 넘어선 상황에서 불펜 대결로 이어진다면 LG의 승리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LG는 좋은 분위기를 역전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는 두산의 반격을 불러왔다. 두산은 7회 말 이종욱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2 : 1로 달아났다. LG 선발 우규민은 동점이 된 이후 마운드에 선 7회 말 몸맞는공 2개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LG는 좌완 불펜 이상열을 올려 두산의 좌타자 라인에 걸린 위기를 넘기려 했지만, 폭투가 겹치면서 흐름을 끊지 못했다. 이종욱의 희생플라이는 LG가 만들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시 리드를 허용했지만, LG는 두산 선발 유희관이 마운드를 내려간 경기 후반 역전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문제는 타선의 결정력이었다. 8회 초 LG는 두산의 두 번째 투수 핸킨스로부터 9번 이병규가 2루타를 때려내며 동점 기회를 잡았지만, 7번 이병규의 잘 맞은 타구가 두산 외야 시프트에 걸리는 불운이 겹치면서 기회를 그대로 흘려보내고 말았다. 아쉬운 순간이었지만, 두산의 불펜진을 고려하면 LG에 희망은 남아있었다.

 

 

(두산, 끝나지 않은 기적의 포스트 시즌)

 

 

LG는 8회 말 수비에서 마무리 봉중근을 마운드에 올리며 마지막 희망을 이어가려 했다. 역전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지만, 두산은 봉중근을 연속 장타로 공략하며 LG의 희망을 앗아갔다. 그 시작은 대타 최준석이었다. 준PO 5차전에서 대타 결승 홈런의 주인공 최준석은 봉중근의 바깥쪽 변화구를 밀어쳐 또 한 번 대타 홈런을 만들어 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이 예약되는 순간이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어 나온 오재일의 장타는 LG 중견수 박용택의 실책이 더해지면서 3루타에 이은 득점과 연결되었다. LG로서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의기소침한 봉중근은 1사후 오재원에 3루타를 또 다시 허용하며 쓸쓸히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그 장면에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두산은 이후 1득점을 더 보태며 5 : 1의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 전의를 상실한 LG가 추격하기에는 버거운 차이였다.

 

결국, 두산은 그들이 바라던대로 4차전에서 시리즐 마감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고 3일 휴식의 보너스까지 얻었다. 반대로 LG는 수 많은 팬들의 눈물을 뒤로하고 가을야구를 접어야 했다. 시리즈 내내 실책으로 경기를 그르쳤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 LG의 아쉬움을 더했다. 이렇게 스스로 무너진 LG와 달리 두산은 LG에 포스트시즌 전문가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두산은 LG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분명 힘들고 지쳐있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1위 삼성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1년 준PO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질 때와 같은 기세다. 두산이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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