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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팀별로 내년 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선수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엔트리 확대로 새롭게 영입될 타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기존 외국인 선수와의 재계약도 중요한 변수였다. 특히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인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재계약은 해당 팀의 내년 시즌 전력을 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었다.

 

올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롯데는 외국인 선수에 있어서는 대박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외국인 선발 듀오 유먼과 옥스프링은 시즌 내내 원투펀치 역할을 하면서 롯데 마운드를 든든히 지켜주었다. 4, 5선발 투수의 부진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송승준과 더불어 롯데의 1, 2, 3선발은 롯데의 중요한 힘이었다.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했다.

 

2년 차 외국인 투수 유먼은 올 시즌 13승 4패 방어율 3.54를 기록하며 제1선발 자리를 지켜주었다. 비록 지난해 2점대 방어율이 많이 올라갔고 피홈런이 많아졌다는 점은 불만족스러웠지만, 무려 193.1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시즌 준비가 부족하면서 초반 고전하기도 했지만, 최고 구질로 평가되는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중반 이후 제 페이스를 찾았다.

 

이런 유먼과 짝을 이룬 옥스프링은 흙 속에서 건진 진주와 같았다. 옥스프링은 2007년과 2008년 LG의 선발 투수로 기량을 인정받았던 투수였지만, 부상으로 한동안 야구를 떠나 있어야 했다. 긴 재활기간을 견뎌내고 재기한 옥스프링은 WBC 호주대표로 선발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실전 공백이 있었고 30대 후반에 이른 그가 우리 프로야구에 복귀할 거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3년 연속 롯데와 함께 할 유먼)


 

이런 옥스프링에 롯데가 손을 내밀었다. 롯데는 영입을 확정 지은 외국인 투수가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외국인 투수를 급히 물색했다. 하지만 당장 즉시 전력감 선수가 없었다. 롯데는 WBC에서 좋은 투구를 한 옥스프링을 떠올렸고 그와 전격적으로 계약했다.

 

하지만 계약 당시 옥스프링에 대한 우려가 컷다. 실전 공백이 길고 부상경력이 있는 노장 투수를 영입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옥스프링이 부진하자 외국인 선수 교체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롯데는 옥스프링이 몸과 마음을 정리한 시간을 주었고 옥스프링은 그 기간 동안 자신의 문제를 극복할 해법을 찾았다.

 

옥스프링은 시즌 중반 이후 구위와 제구 모두가 정상 궤도에 오르며 에이스급 활약을 이어갔다. 주 무기 컷패스트볼은 알고도 공략하기 힘든 구질이었고 140킬로 후반에 이르는 직구는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했다. 가끔 제구력 난조로 기복이 있기도 했지만 옥스프링은 183.1이닝을 던지며 13승 7패 방어율 3.29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성적표를 남겼다.

 

이렇게 롯데 핵심선수로 자리한 유먼과 옥스프링과의 재계약은 롯데의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두 선수는 성적은 물론이고 인성이나 팀 적응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롯데는 신속히 움직였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 히메네즈의 영입 소식과 함께 이들과의 재계약 확정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두 외국인 선발 듀오의 재가동이 확정된 것이다.

 

롯데는 유먼, 옥스프링에 송승준, 장원준이 더해진 강력한 4인 선발을 구축했다. 좌와 2명 우완 2명이 조화된 이상적인 조합이고 모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상위권 재도약을 노리는 롯데로서는 내년 정규리그를 운영할 수 있는 든든한 밑천을 마련한 셈이다. 내년까지 9구단 체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중간마다 휴식일이 이어지고 이는 선발 투수진이 강한 팀에 더 큰 이점이 되기 때문이다.




(부활의 땅 부산에서 한 번 더 옥스프링)



물론 불안요소는 존재한다. 유먼은 2년 차인 올 시즌 공략을 당하는 모습이었고 구질이 단순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도 우리 리그를 잘 알지만 타자들도 유먼을 잘 안다. 시즌 준비가 더 철저할 필요가 있다. 옥스프링은 30대 후반에 이르는 나이가 걸림돌이다. 올 시즌 구위나 체력에서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지만, 내년 시즌까지 그 모습을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유먼과 옥스프링은 풍부한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고 우리 리그에 확실히 적응했다는 장점이 있는 부상과 같은 돌발 상항이 없다면 두 자리 수 승수를 할 수 있는 선발 자원이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타 팀과 비교하면 롯데에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재계약을 확정했다는 점은 두 투수 모두 롯데에 상당한 애정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롯데는 올 시즌 맹활약한 유먼과 옥스프링 두 외국인 선발투수를 잔류시켰고 중량감 있는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면서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어느 정도 마쳤다. 트레이드 변수가 있지만, 올해보다 더 나은 전력이 기대된다. 그리고 롯데 전력의 중심이 되는 마운드는 더 큰 기대를 하게 한다. 군에서 제대한 장원준과 함께 검증된 외국인 투수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내년 시즌도 롯데와 함께할 유먼과 옥스프링이 올해와 같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는 롯데의 2014년을 희망차게 할 중요한 키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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