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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에게 FA 계약은 큰 기회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선수도 한정되어 있다.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FA 계약은 그에 상당한 책임을 수반한다. 고액 연봉자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 선수를 영입한 구단 역시 해당 선수의 활약 여부에 노심초사하게 된다. 상당수 선수가 먹튀의 오명을 썼기 때문이다.

 

실제 FA 이후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한 선수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투수는 성공확률이 타자보다 더 떨어진다. 상당 기간 소모된 몸이 절정기에서 내림세로 들어서는 시기에 FA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투수 FA 대해서 구단들이 더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롯데 불펜투수 정대현은 FA의 성공과 실패의 사이에 있다 2012시즌 전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롯데와 전격 계약한 정대현은 롯데 불펜을 강화시킬 핵심 선수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오랜 기간 리그를 대표하는 언더핸드 투수였고 극강의 마무리 투수였던 정대현의 가세는 롯데에 큰 전력상승 요인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기대는 정대현의 부상으로 암초에 부딪혔다. 새로운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려 했던 정대현의 의욕이 부른 결과였다. 평소와 달리 오버페이스를 한 것이 나쁘게 작용했다. 2012시즌 전반기 정대현은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롯데는 정대현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던 리그 후반기 팀에 복귀한 정대현은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투구로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퇴색된 명성, 정대현 부활은 가능할까?)

 

 

후반기 24경기에서 정대현은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방어율 0.64에 2승 1세이브 5홀드로 자신의 건재를 증명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믿음직한 투구를 보였다. 이렇게 롯데에서 정대현의 첫 시즌은 시작은 늦었지만, 성공적이었다. 정대현은 롯데의 수호신으로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했다.

 

2013시즌 정대현은 부상 없이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했다. WBC 대표팀 선수로 선발될 만큼 컨디션도 일찌감치 끌어올렸다. 정대현은 롯데에서 첫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롯데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정대현은 2013시즌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고 말았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로 여겼던 정대현은 계속된 부진을 탈출하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가 흔들리면서 롯데 마운드 운영도 흐트러졌다. 셋업맨 최대성의 부상과 전직 마무리 김사율의 부진이 겹치면서 롯데 불펜은 비상체제로 운영되었다. 김성배가 급하게 마무리 투수로 자리했고 선발 요원인 김승회를 불펜으로 돌려 불펜의 붕괴를 막았다. 하지만 롯데가 구상하는 불펜진은 아니었다. 롯데는 정대현이 본래 모습을 되찾을 거라 믿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2013시즌 정대현은 58경기에 51.1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3.33 5승 4패 1세이브 16홀드를 기록했다. 보통의 불펜투수라면 수준급 성적이라 할 수 있지만, 정대현의 이름을 고려하면 부족함이 많은 성적이다. 내용에서 피안타율과 실점이 크게 올랐고 제구에서도 불안감을 노출했다. 이닝수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7개의 볼넷이 21개로 1개였던 몸맞는공은 8개로 늘었다. 보통의 정대현의 모습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위기에서 승계 주자 실점이 늘어나면서 단단하던 신뢰가 깨진 것이 더 큰 문제였다. 6개의 블론 세이브는 정대현다운 결과물이 아니었다. 계속된 실패에 정대현 역시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대현에게 2013년은 위기 그 자체였다. 30대 후반에 이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노쇠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심기일런 한다 해도 과거의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올 시즌 정대현은 구위 저하로 고심해야 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은 투구 폼에 변화를 가져왔고 주 무기 싱커와 떠오르는 커브의 위력을 떨어뜨렸다. 공 끝의 힘도 예전만 못했다. 이는 타자와의 승부를 힘들게 했다. 타자들도 정대현에 대한 두려움을 덜고 자신감 있게 대결했다. 좌우타자 상관없이 위력을 떨치면 모습도 퇴색했다. 좌타자 승부에 어려움이 커졌다. 이는 위기에서 구원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2013년 정대현 

- 구위저하, 부상의 후유증, 늘어나는 구원 실패 = 자신감 상실

→ 건강한 몸 상태 유지, 활용 메뉴얼의 재 정립 = 부활의 조건


 

이런 어려움에도 정대현은 리그 후반기 회복의 조짐을 보였다. 희망적인 신호였다. 2년간 그를 활용해본 롯데 역시 정대현 활용법에 대해서어느 정도 해법을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SK시절 정대현은 짧은 이닝을 막아주는 역할을 주로 했다. 투구 수와 이닝을 철저히 조절하는 가운에 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롯데에서 정대현은 전천후 투수였다. 이는 그에게 부담이었다.

 

롯데와 정대현 모두 내년 시즌 부활을 위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팀은 정대현 활용의 극대화를 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직 정대현은 까다로운 공을 던지는 언더핸드 투수로 가치가 있다. 누구도 가지지 못한 풍부한 경험은 큰 장점이다. 롯데의 풍부한 잠수함 투수 자원을 잘 활용한다면 정대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아직 불펜투수로 정대현은 롯데에 큰 보탬이 되는 선수다. 

 

2013년 정대현은 확연한 내림세였다. 그와 동시에 롯데 불펜진은 원하지 않았던 변화를 구해야 했다. 내년 시즌 정대현이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강력해진 선발진과 균형을 이루는 불펜진 구성이 가능하다. 정대현이 세월의 흐름속에 그대로 내림세를 지속할지 정대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모습을 보일지 그의 내년 시즌 투구는 롯데의 상위권 재 진입을 좌우할 변수인 것은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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