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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롯데는 2012시즌 구축했던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시즌 내내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선발 투수부족과 이에 따른 보직변경, 주력 선수들의 부진과 타선의 침체 속에 롯데 불펜은 과부하가 심화됐고 돌려막기로 근근이 버텨야 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할 정도로 롯데 불펜은 불안했다. 김성배라는 새로운 마무리 투수 발굴에도 웃을 수 없는 롯데였다.

 

롯데 불펜의 부진에는 역시 해줘야 할 선수들의 부진이 큰 원인이었다. 파이이볼러 최대성의 부상보다는 정대현, 김사율 두 베테랑 불펜투수가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올 시즌 전 롯데는 마무리 정대현, 그 앞을 지키는 셋업맨 김사율에 대한 기대가 컸다. 정대현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가대표 불펜투수였고 김사율은 2012시즌 팀 역사상 가장 많은 34세이브를 성공한 마무리 투수 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기대는 시즌 초반부터 무너졌다. 두 투수 모두 승부처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신뢰는 떨어졌다. 대안 부재로 이들을 계속 기용하긴 했지만, 좀처럼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특히 김사율의 부진은 더 심각했다. 계속된 부진으로 김사율은 상당 기간 2군에 머물러야 했다. 긴 무명시절을 이겨내고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섰던 의지의 선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김사율로서는 예상못한 추락이었다.

 

2군에서 긴 시간 조정 기간을 마친 김사율은 선발투수로서 변화를 모색했다. 4,5선발이 구멍난 롯데는 기존 자원에서 대안을 찾았다. 불펜투수들도 그 대상이었다. 김사율은 홍성민과 더불어 선발 투수로 기회를 잡았다. 오랜 기간 불펜투수로 활약했던 베테랑 투수에게 큰 부담이었다. 롯데는 김사율이 가진 경험과 경기 운영능력을 고려했다.

 

 

(힘겨웠던 무명 탈출, 다시 위기 맞이한 김사율)

 

 

갑작스러운 보직 변경이었지만, 김사율은 차근차근 이에 적응했다. 8월 17일 NC전에서는 6이닝 1실점 투구로 선발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선발 투수 전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승리했다. 하지만 선발 전환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김사율은 기복이 심한 투수로 선발 투수로 안착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로서의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필연적인 일이었다.

 

올 시즌 김사율은 선발과 불펜은 오가며 3승 7패 1세이브 3홀드, 방어율 4.00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보직 변경의 변수가 이었지만, 기대에 한 참 못 미치는 결과물이었다. 선발 투수로의 변신도 김사율의 부진에 기인한 면이 컷다. 불펜 투수로서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김사율서는 한 시즌 부진 이상으로 팀내 입지가 줄어든 것이 더 큰 아음으로 다가온 시즌이었다.

 

내년 시즌 역시 김사율은 쉽지 않다. 일반 보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불펜투수로서 큰 실패를 경험한 김사율은 선발 투수로의 전환을 시도했고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을 발견했다. 하지만 장원준이 군에도 돌아온 상황에서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빈 자리는 5선발 자리다. 그나마 휴식일이 중간에 배치된 일정은 5선발의 필요성을 줄이고 있다.

 

후보도 많다. 김승회가 가장 유력하지만, 지난해 선발 투수 경험이 있는 홍성민, 넥센에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된 심수창, 언더핸드 선발 투수라는 이점이 있는 이재곤이 선발 투수의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선발 투수 경쟁에서 밀린 투수는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김사율로서는 선발투수로도 불펜 투수로도 상당한 경쟁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입단 이후 오랜 인고의 세월을 견뎌 롯데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했던 김사율이지만, 다시 한 번 위기에 서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김사율은 분명 장점이 있는 투수다. 다양한 변화구와 경기 운영능력은 경쟁력의 원천이다. 올 시즌 부진은 직구의 위력 감소와 이에 따른 자신감의 상실이 큰 원인이었다.

 

김사율

- 10년이 넘는 무명의 세월 이겨낸 의지의 투수

- 구위저하, 주무기 노출, 위기에 놓인 베테랑 투수

 

이미 김사율의 변화구는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2012년 김사율이 마무리 투수로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강속구는 아니지만, 과감하게 몸쪽을 찌를 수 있는 직구와 이를 제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김사율은 이 두 가지를 잃었다. 시즌 중간 부상도 영향을 미쳤다. 부활을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도 분명하다.

 

김사율의 본래 위치는 우완 불펜이다. 롯데의 우완 불펜 자리는 그렇게 두텁지 못하다. 최대성이 있지만, 부상재발의 위험이 있다. 올 시즌 전천후 활약을 해준 김승회는 시즌 후반 체력이 달리는 모습이었다. 선발 투수가 더 어울리는 김승회다. 마무리 후보인 김성배, 정대현을 앞에서 보호해줄 우완 셋업맨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 이들을 대신해 마무리 역할도 해야 한다. 전직 마무리 김사율이 그 적임자다.

 

김사율의 부활은 롯데 불펜진을 더 짜임새 있게 해줄 중요한 포인트다. 김사율 역시 어렵게 찾아온 전성기를 그대로 흘려보낼 수 없는 절박함이 있다. 더 밀린다면 여러 가지 고민에 빠질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항상 위기는 더 큰 기회를 수반한다는 말이 있다. 김사율로서는 다시 찾아온 위기를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는 김사율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롯데에도 필요한 일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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