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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LG는 그 어느 팀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면서 오랜 기간 염원했던 가을 야구를 할 수 있었고 길었던 암흑기를 벗어났다. LG의 계속된 부진에 숨죽였던 LG 팬들은 목청 높여 LG를 응원할 수 있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돌풍에 밀려 한국시리즈 진출이 자절되긴 했지만, 올 시즌 LG는 단연 화제의 중심에 있는 팀이었다.

 

이런 LG를 이끌었던 중요한 힘은 역시 베테랑들의 분전이었다. 그동안 팀과 겉 돈다는 인상이 많았던 30대 선수들DL 의기투합 하면서 LG는 강력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시즌 내내 단단한 모습을 유지했다. 해마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다가도 여름을 기점으로 내림세로 돌아서곤 했던 나쁜 패턴도 사라졌다. 위기의 순간 LG는 위기를 기회로 삼으로 시즌 내내 상위권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올 시즌 LG 외야진은 이병규, 이진영, 박용택에 정의윤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병규는 시즌 중반 이후 부상이 겹치면서 지명타자로 돌아섰지만, 박용택, 이진영은 외야수로 풀 타임을 소화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정의윤은 오랜 기간 벗어나지 못했던 유망주의 틀을 깨며 4번 타자로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3루수 정성훈과 함께 LG에 귀한 우타자로서 그 존재감을 높였다.

 

 

(나이를 거스른 활약 보여준 이병규)

 

 

하지만 역시 LG 공격의 중심은 이병규, 이진영, 박용택으로 이어지는 베테랑 좌타 라인이었다. 이들은 성적 면에서도 리그 상위권에 있었다. 이병규는 불혹의 나이에도 시즌 후반기 맹타로 0.348의 타율로 이 부분 1위를 차지했다. 시즌 초반부터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했던 이병규는 중반 이후 부상으로 상당기간 결장하는 고비가 있었지만, 타격감을 잃지 않았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후반기 돌아온 이병규는 팀의 정규리그 2위에 큰 역할을 했다. 롯데 손아섭의 치열한 타율왕 경쟁에서도 마지막까지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용택은 0.328의 고타율과 156개의 안타, 1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1번 타자로 만점 활약을 했다. 체력소모가 많은 타선이었지만, 박용택은 헌신적인 플레이로 이대형의 부진으로 고심했던 LG 1번 타자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 중견수와 좌익수를 오가는 와중에도  실책없는 견실한 수비를 해주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박용택은 이병규와 함께 골든 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었다.

 

이들과 함께 이진영의 활약도 이에 못지않았다. 이진영은 올 시즌 0.329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정교한 타자의 면모를 다시 보였다. 해마다 부상이 겹치면서 팀 기여도가 낮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진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이진영은 부상관리에 성공하며 많은 경기,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의 강점인 우익수 수비도 여전히 훌륭했다. 이병규, 박용택에 조금 가려졌지만, 이진영의 활약은 LG 타선에서 중요했다.

 

이렇게 30대 좌타자 라인인은 LG 타선의 중요한 힘의 원천이었다. 오랜 경험과 여기에서 나오는 득점 기회에서의 결정력, 베테랑으로서의 리더십은 LG 상위권 도약에 있어 중요한 요소였다. 해마다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고비를 못 넘기고 주전 앉곤 했던 정의윤이 잠재력을 폭발시키는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LG는 스토브리그에서 기존 외야진 또 한 명의 베테랑을 더하며 노련함을 더했다. 팀을 대표하던 준족의 외야수 이대형이 팀을 떠났지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으로부터 임재철을 영입했다. 임재철은 두터운 두산의 선수층에도 경험 많은 우타 외야수로 공수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했다. 두산맨으로 선수생활을 마칠 것 같았던 임재철은 구단의 코치연수 제의를 거절하고 선수생활 연장을 선택했다.

 

LG는 임채철을 영입하면서 제4의 외야수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파워는 떨어졌지만, 팀 배팅 능력과 투수와 수 싸움에 능하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외야 수비는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은퇴의 갈림길에서 선수생활 연장을 선택한 만큼 강한 의지도 지니고 있는 임재철이다. 임재철은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기존 외야진의 짐을 나눠서 질 수 있고 우타자 라인을 보강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아직 젊은 외야수들의 성장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임재철은 세대교체의 간 극을 메워주는 선수가 될 수 있다.

 

 

 

(LG 1번 타자 고민 해결해준 박용택)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바탕으로 내년 시즌 우승이라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전력 누수도 없고 군 제대 선수의 가세로 팀전력의 짜임새가 더해졌다. 에이스로 발돋움한 외국인 투수 리즈와의 재계약으로 마운드의 힘도 여전하다. 외국인 선수 영입이 순조롭다면 전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여기에 베테랑 선수들의 올 시즌 같은 활약이 이어진다면 상위권 전력으로 손색이 없다.

 

물론, 나이에 대한 압박은 있다. 이병규는 40대 선수가 되고 박용택, 이진영도 나이를 더한다. 보강된 임재철도 30대 후반의 선수다. 부상 경력이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하지만 올 시즌 이들은 젊은 선수 그 이상의 활약으로 불안감을 떨쳐냈다. 올 시즌 LG의 도약은 이들에게 큰 동기부여 요소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 생활 후반기 우승에 대한 열망도 강하다.

 

LG는 내년 시즌을 대비한 외야진 구성에 있어 세대교체보다는 기존 라입을 강화하고 보강하는 선택을 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한 선택이고 베테랑들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어 가능한 결정이기도 하다. LG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결국, 베테랑들의 역할이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내년에도 베테랑 외야진은 LG 야구를 지켜보는 데 있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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