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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대형 계약 소식에 조금 묻힌 감이 있지만, 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또 다른 선수가 있다. 지난 2년간 일본리그에서 맹활약한 이대호의 FA 계약 소식이 그것이다. 이대호는 그동안 전 소속팀 오릭스와의 재계약이 불발된 이후 일본 내 다른 팀으로 이적과 메이저리그 진출설 등, 새로운 둥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있었다. 실제 일본 리그에서 검증된 4번 타자로 자리한 이대호에 대한 타 구단들의 관심도 높았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도전과 일본 타 구단으로의 이적을 고민한 끝에 소프트뱅크와 전격 계약했다. 알려진 계약 내용은 2년에 9억 엔에 플러스 옵션이 일부 더해지는 것이지만, 실제는 플러스 옵션을 합쳐 3년 계약에 20억엔에 가까운 초대형 계약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일본 리그 통틀어 최상위급에 속하는 계약이다. 그의 실력을 일본에서 확실히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이대호로서는 이미 적응을 마친 일본리그에서 파격적인 제안을 한 소프프뱅크의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으로 소프트뱅크의 연고지인 후쿠오카가 우리나라가 상당히 가까운 곳이 위치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소프트뱅크가 우승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대호는 프로선수 생활을 하면서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진출 2년 만에 리그 최고 선수로 자리한 이대호)

 

 

소프트뱅크는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최고 IT 그룹 중 하나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홈경기장 야후돔은 개폐식 돔으로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올 시즌 일본의 포스트시즌인 클라이막스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내년 시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런 소프트뱅크에 이대호는 전력 강화의 중요 요소였고 이대호가 FA로 풀린 직후부터 관심을 보였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를 영입하면서 중심 타선의 보강과 타선 업그레이드를 노리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2년간 오릭스에서 4번 타자로 활약하며 놀라운 리그 적응력을 보였다. 성적도 준수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일본리그에서 타율 0.301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이에 상응하는 성적을 남겼다. 투고 타저 현상이 뚜렷한 일본 리그에서 의미 있는 성적이었다.

 

특히 소속팀 오릭스가 전력 약화로 하위권을 전전하는 와중에 상대 팀의 집중견제를 이겨낸 결과라는 점이 그 가치를 더했다. 이대호는 오릭스에서 외국인 선수 이상의 존재였다. 4번 타자로 타선을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팀의 리더의 역할도 함께 했다. 오릭스에서 이대호는 팀의 중심이었다. 이대호의 이런 활약에도 오릭스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력보강도 지지부진했다.

 

우승에 목말라 있는 이대호에게 오릭스는 부족함이 있는 팀이었다. 오릭스의 재계약 제안도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오릭스는 이대호를 포기했고 이대호는 같은 리그의 소프트뱅크로 파격적인 조건 속에 팀을 옮겼다. 이대호로서는 일본리그에서 새로운 2막을 열게 되었다. 한층 높아진 대우만큼이나 그에 대한 팀의 기대도 커질 수밖에 없다.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성적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는 낯선 환경 속에서도 쉽게 팀에 융화되었고 일본 투수들의 구질에 빠르게 적응했다. 일본 투수들을 이대호를 견제하기 위해 몸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거나 집요하게 유인구 승부를 걸었지만, 이대호는 이에 잘 대처했다. 이대호는 롯데 시절에도 장타력과 정확성, 선구안을 갖춘 완성형 타자였다. 일본리그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2년차 징크스 없이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이대호로서는 좋은 조건에 우승권 팀에 안착하면서 일본에서 더 큰 꿈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 비록 메이저리그라는 더 큰 무대로의 꿈을 접었다는 점이 야구팬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 실력을 확실히 인정받았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성적에 대한 압박은 피할 수 없다. 이대호에 앞서 일본 요미우리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이승엽은 대형계약 이후 급격한 내림세 속에 일본에서의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

 

 

이대호

-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국내 프로야구 최고 타자에서

- 빠른 적응력과 성적으로 일본리그 최고의 타자로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일본 투수들의 집중견제와 부상이 겹치면서 잃어버린 타격 밸런스를 끝내 찾지 못한 결과였다. 이대호로서는 더 집요해질 일본 투수들의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거기에 홈런과 타점 부분에서 조금 더 성적지표를 올려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소프트뱅크를 이대호를 영입하면서 최소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오릭스시절보다 더 업그레이되 공격력이 요구된다. 소프트뱅크 홈 구장이 타자에 불리한 점이 많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전 소속팀 오릭스보다 앞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은 큰 플려스 요인이다.

 

이대호는 롯데 시절 우리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였다.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일본리그에 진출했을 때 성공 여부를 확신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여전히 해외 리그에서 투수보다는 타자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의견이었다. 이승엽이 극심한 부진속에 일본리그에서의 후반기를 보냈다는 점과 김태균이 적응실패로 2년을 채우지 못하고 국내 무대로 컴백한 것도 이런 우려를 낳게 하는 원인이었다. 이대호는 이런 우려를 털어내고 우리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이대호는 2년간의 활약을 뒤로하고 새로운 팀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서게 되었다. 내년 시즌에는 우리 프로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과 함께 한다는 점이 더 많은 국내 야구팬들의 관심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대호가 검증된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에 더해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자신의 해묵은 꿈을 이루고 그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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