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많은 19명의 선수가 그 대상자가 된 프로야구 FA 시장의 문이 열렸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알짜 선수가 많은 탓에 지난 시즌 이상의 열기가 예상된다. FA 거품론이 항상 나오지만,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시장의 원리를 거스르지 못하듯 이번에도 치열한 머니 게임이 예상된다. 내년 시즌 1군 무대에 첫 진출하는 신생팀 kt의 가세가 시장을 더 뜨겁게 하고 있다.
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신생팀의 특성상 kt는 이번 FA 시장과 뒤이은 특별지명을 통해 전력 보강을 이뤄내야 한다. 특히 앞서 1군 무대에 진출한 또 다른 신생팀 NC가 FA와 특별지명을 통해 예상보다 일찍 자리를 잡은 점을 고려할만하다. NC는 효과적인 전력 보강으로 올 시즌 정규리그 3위의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kt 역시 신생팀에 주어진 혜택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NC와 달리 유망주가 상대적으로 적고 올 시즌 퓨처스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못했다는 점은 전력 보강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일단 kt의 전략은 NC가 그랬던 것처럼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투자의 효율성도 고려해야 한다.
(아직은 부족한 하지만 내년에는?)
kt는 모기업이 거대 통신사이긴 하지만, 의산 결정구조가 회사 운영에서 공기업적 성격이 강하다. 프로야구단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프로야구단 창단 당시 회사 내 반대 여론도 상당했다. 대주주들이 모인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선수 영입 등 투자가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내부적 요인을 고려한 FA 시장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는 kt다. kt는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손꼽는 최정에 영입에 있어서는 한 발 빼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최정은 리그 최 정상급 3루수 겸 거포에 20대라는 젊은 나이가 매력적이다. 여기에 kt의 연고지인 수원지역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대표성이 있다. kt가 그를 영입한다면 팀의 현재와 미래까지 책임질 간판선수를 얻는 셈이다.
하지만 최정이 FA 최고 계약 갱신이 유력한 상황에서 치솟는 시장자가 문제다. 한 명의 선수가 더 아쉬운 신생팀의 입장에서 최정에 투자할 자금을 보다 많은 즉시 전력감 선수가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머니 게임을 할 여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kt는 최정을 대체할 수 있는 내야 요원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최정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대신 kt는 또 다른 FA 선수들이 시장에 나오길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최정 외에도 각 팀들이 노리는 FA 자원은 많다. 특히, 삼성과 SK 소속의 알짜 선수들은 벌써부터 타 팀의 집중 관심 대상이다. 롯데 좌완 에이스 장원준에 대한 관심도 크다. 상당한 경쟁이 예상된다. kt는 타 팀과의 경쟁과 함께 보상 선수 규정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주전급으로 활약할 능력이 있지만, 보상 선수 규정에 막혀 영입이 쉽지 않은 준척급 선수들이 kt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원하는 선수라면 수도권 팀 kt의 영입 제안이 큰 희망이 될 수도 있다. 이점에서 삼성의 전천후 내야수 조동찬과 SK 외야진에서 마당쇠와 같은 역할을 했던 조동화 두 형제의 kt 행 가능성도 있다. 이 외에 낮은 연봉으로 인해 보상금액 부담이 줄일 수 있는 즉시 전력감 선수들도 영입 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
kt의 움직임에 따라 특급 선수들뿐만 아니라 소외될 수 있었던 선수들의 팀 이동이 활발해질 수 있다. 물론, 전력 강화를 위한 특급 선수 영입도 포기할 수 없다. 프로구단으로서 마케팅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팀의 중심으로 활약할 지명도 있는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특정 선수가 상당한 배팅을 할 수도 있다.
NC가 이호준을 영입해 팀의 구심점으로 삼았던 점과 시즌 이종욱, 손시헌이라는 베테랑을 추가로 영입해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한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프런트의 치밀한 FA 전략이 필요하다. 조범현 감독과의 유기적인 협조 체제도 필수적이다. 현장의 필요가 맞는 선수 영입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내부의 사정이 있지만, kt의 가세는 이번 FA 시장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일임에 틀림없다. 수요자가 늘었다는 점은 시장을 더 시끌벅적하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속 팀 우선 협상기간이긴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라면 다수의 선수가 가치 평가를 받기 위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연 kt가 이번 FA 시장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그들의 움직임이 어떠한 파급력을 가져올지 확실한 건 kt가 그들의 팀명처럼 우선 협상기간이 끝난 후 이어질 선수들의 팀 간 이동을 촉진시키는 마법사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진 : kt 위즈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스포츠 > 2014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토브리그] 넥센, 외국인 선수 재활용 이번에도 성공할까? (1) | 2014.12.01 |
---|---|
[스토브리그] 숨 가빴던 FA영입, 특별지명, 예상치 못한 수확 거둔 kt (11) | 2014.11.29 |
[롯데 대 SK 7월 4일] 붙박이 선발 굳힌 홍성민의 호투, 연패 탈출 롯데 (1) | 2014.07.05 |
[롯데 대 넥센 7월 2일] 타선의 집중력 차이가 가른 연승과 연패 (1) | 2014.07.03 |
2014프로야구 되살아난 타격감 전준우, 강한 2번 타자로 거듭날까? (0) | 2014.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