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강팀의 조건 중 하나로 강력한 불펜진을 들 수 있다. 불펜진은 보통 뒤지는 상황에서 나오는 추격조와 이기거나 동점 상황에서 나오는 필승조로 구분된다. 필승조로 구분되는 불펜진은 경기 후반 박빙의 리드를 지켜내야 하고 마무리 투수가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도록 하는 디딤돌을 마련해야 하는 탓에 부담이 상당하다. 필승 불펜진의 강화는 팀 승률과 직결된다 할 수 있다.
이들 필승 불펜 투수 중 좌완 불펜 투수의 중요성은 최근 더 높아졌다. 각 팀 주력 타자들이 좌타자로 구성돼있어 이들을 견제할 수 있고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도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각 팀이 좌완 불펜 투수를 엔트리에 포함하려 애쓰고 적극 활용하려는 이유다.
이 점에서 롯데는 확실한 좌완 불펜 요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명우와 강영식은 그 대표주자다. 특히 이명우는 2011시즌부터 롯데 좌완 불펜진은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명우는 2012, 2013시즌 74경기 등판으로 정식 기록은 아니지만, 이 부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등판 횟수가 잦았다. 등판 전 상당 수 공을 연습 투수로 던져야 하는 불펜 투수의 특징을 고려하면 등판 이닝 이상의 체력 소모가 불가피했다. 이명우는 이를 극복하고 2012, 2013시즌 안정된 투구로 믿음을 줬다.
(힘겨웠던 2014시즌, 이명우에 보약될까?)
하지만 누적된 등판은 그에게 과부하의 부작용을 불러왔다. 2014시즌 이명우는 극심한 내림세를 보였다. 구위는 물론이고 제구마저 흔들리며 필승 불펜투수의 위치마저 흔들렸다. 뜻하지 않은 부상도 찾아왔다. 이전 두 시즌에서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투수 이닝을 늘려가던 그에게는 아쉬움의 시즌이었다.
이명우는 2014시즌 64경기에 나섰지만, 7점대 방어율로 기대에 한 참 미치지 못했다. 당연히 매 시즌 상승하던 연봉도 삭감이 예상됐다. 구단은 이러한 이명우에게 연봉 상승의 선물을 줬다.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그의 팀 기여도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명우는 2002년 롯데에 입단한 이후 팀의 좌완 유망주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매 시즌 발전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선발 투수로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부상까지 당하며 상당한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2006시즌 이후 이명우는 2010시즌에서야 다시 1군 무대에 등판할 수 있었다. 대시 그의 자리는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 투수였다.
이명우는 이러한 변화를 자신이 한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았다. 이명우는 좌완 불펜 투수로 롯데 재 부흥기의 한 축을 담당했다. 부상을 딛고 재기할 그였기에 그의 성공은 분명 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2014시즌 부진은 그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을 가져다주었다.
2015시즌 롯데는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는 반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롯데만의 바람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전력 상승 요인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가지고 있는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 방법이다.
롯데로서는 최근 수년간 강점으로 자리했던 불펜 야구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30대 투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한다면 불펜진의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중에서 좌완 불펜진의 핵심인 이명우의 부활은 필수적이다.
이명우는 강영식과 더불어 이변이 없다면 롯데의 좌완 불펜을 책임져야 한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들이 자리 잡을 때까지 이명우와 강영식은 가장 먼저 고려될 수밖에 없는 불펜 카드다. 이명우가 다시 2012, 2013시즌과 같은 모습을 되찾는다면 정재훈이 가세해 더 강해진 우완 불펜진과 더불어 불펜진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다.
지난 시즌 부진은 그에게 시련이 될 수도 있지만, 이명우는 이미 긴 부상재활을 이겨내며 자신에서 닥친 시련을 이겨낸 경력이 있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이 될 수 있다. 이명우가 2014시즌 부진을 잠시 쉬어가는 시간으로 만들며 부활할 수 있을지 이는 롯데의 2015시즌 행보에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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