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로야구] 흔들리는 마운드, 상승세 제동 걸린 롯데

올 시즌 유난히 끝내기 승부가 많은 프로야구 초반이다. 강력한 마무리 투수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 여전한 타고 투저의 현실이 맞물리면서 어느 팀도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롯데 역시 치명적인 끝내기 패배로 너무 큰 상처를 입었다. 토요일 두산전에서 5 : 1로 앞서던 경기를 9회 말 7 : 5 역전당하며 패한 장면은 단순한 1패 이상의 타격이 있었다. 

롯데는 이 패배로 3연패를 당했고 무엇보다 마운드의 불안감이 심각할 수준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 사실 롯데의 3연패는 기복 있는 타선과 수비 불안도 한몫했지만,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은 마운드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지난주 목요일 NC 전에서는 경기 막판 한 점차로 NC를 추격하며 역전의 가능성을 높였지만,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추격의 의지를 접어야 했다. 

금요일 경기에서는 선발 송승준이 1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접어야 했다. 토요일 경기에서는 선발 린드블럼의 올 시즌 최고의 투구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이 9회 말 4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아픈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올 시즌 초반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팀 분위기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패배들이었다. 

(무너진 불펜진 최후의 보루 이정민)

올 시즌 개막전 롯데는 하위권 팀으로 분류되면서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선발진은 2자리가 비어있었고 불펜진은 베테랑의 비율이 너무 높다는 점이 불안 요소였다. 타선 역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롯데는 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에 자리했다. 

롯데는 득점권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였고 홈런포 군단으로 변신하며 한층 강해진 공격력을 과시했다. 간판타자 손아섭이 부진이 여전하지만,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타자 아두치가 1번 타자로서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고 지난해 타격에 눈을 뜬 황재균이 한층 더 파워업 된 모습으로 중심 타자로서 중용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박종윤의 부상 공백은 김대우와 백업 포수 장성우 등이 메워주고 있다. 다소 기복이 있지만, 공격력에서만큼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롯데다.

마운드 역시 우려했던 선발진에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비교적 안정된 투구를 하고 있고 이상화, 심수창이 4, 5선발로 가세하면서 정상적인 5인 로테이션 구축됐다. 불펜진에는 선발 투수 후보였던 홍성민이 가세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롯데 불펜진은 불안감을 연이어 노출했다. 믿었던 두산 출신 트리오 김성배, 김승회, 정재훈 세 명이 베테랑의 부진이 불펜지 운영의 틀을 흔들었다. 김성배는 기복이 심한 투구를 하면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고 마무리 김승회는 계속된 부진에 마무리 투수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정재훈은 급격한 구위 저하와 함께 제구마저 흔들리며 2군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롯데는 이정민을 마무리 투수로 이명우, 홍성민으로 새롭게 필승 불펜 조를 구성했지만, 이들 필승 불펜조가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 무너지며 불펜진 운영에 어려움을 더하게 됐다. 물론, 그 이면에는 지나치게 불펜 투수를 짧게 활용하는 롯데 코칭스텝의 전략적 마운드 운영 전략도 고려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불펜 투수들이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토요일 충격적인 역전패는 롯데 불펜 운영을 더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다. 부상 재활 중인 강영식, 정대현의 복귀 시점을 더 당겨야 할지도 모른다. 

(최악 투 송승준, 일시적 부진일 뿐?)

이런 불펜진과 더불어 선발진에서도 지난주 송승준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선발투수가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고 부진한 투구를 할 때도 있지만, 지난 금요일 경기에서 보여준 송승준의 투구는 여느 부진과는 달랐다 구위나 제구 모든 부분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컨디션 난조로만 보기에는 점검이 필요한 투구였다. 송승준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어렵게 자리 잡은 5선발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 이상화는 풀타임 선발 투수로 경험이 부족하고 심수창 역시 풀타임 선발투수 도전이 오랜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조정훈이라는 플러스 요소가 있지만, 어렵게 부상 재활의 터널을 벗어난 선수이니만큼 1군 복귀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가장 믿을 수 있는 토종 선발 투수인 송승준의 분발이 필요한 롯데다. 이렇게 롯데는 지난주 선발과 불펜 모든 부분에서 마운드가 흔들렸다. 상위권 팀으로 자리하기 위해 마운드의 안정이 필수적인 점을 고려하면 상위권 수성에 큰 고비를 만난 롯데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고 투수들 역시 기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일요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분위기를 추스를 시간을 가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로서는 지난주 아픈 기억들을 얼마나 빨리 씻어내고 마운드가 재 역할을 할지가 주춤한 상승세를 새롭게 되살리는데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