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불운으로만 설명하기에는 해도 해도 너무한 상황이다. 롯데 에이스 린드블럼이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호투에도 승수를 쌓지 못 했다. 린드블럼은 10승 도전이 또다시 좌절되며 패전의 기록을 더 쌓았다. 린드블럼의 패전은 롯데의 4연패를 의미했다.
롯데는 8월 9일 한화전에서 에이스 린드블럼의 호투했지만, 타선이 집중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단 1득점에 그쳤고 1 : 2로 패했다. 롯데는 주말 한화와의 2연전을 모두 내주었고 2연전 시리즈가 시작된 첫 주에서 1승 5패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7이닝 동안 적지않은 8개의 안타와 3개의 사사구를 내주면서도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지만, 야속하게도 야수들은 이런 린드블럼을 패전의 위기에서 구해내지 못 했다.
한화 역시 8안타를 기록하면서도, 득점권에서 원활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 했다. 대신 마운드의 힘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특히, FA 계약으로 올 시즌 한화로 팀을 옮긴 이후 계속되는 부진으로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투구를 했던 배영수는 모처럼 선발 투수로 6이닝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승리 투수의 기쁨을 누렸다.
(4경기 연속 불운, 벗어나지 못한 아홉 수 린드블럼)
배영수는 거의 매 이닝 위기를 맞이했다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이닝을 이어갔다. 탈삼진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수비진이 호수비로 상대 공격 흐름을 끊었고 그때마다 수비진의 도움과 3개의 병살타를 유도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을 막아냈다. 롯데는 배영수에 수차례 득점 기회를 잡고도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며 답답한 공격 흐름을 이어갔다.
양 팀 타선 모두 원활한 공격을 하지 못하던 경기는 3회 초 롯데가 선취 득점에 성공하며 기선을 잡는 듯 보였다. 롯데는 이우민의 안타 출루와 2사후 황재균의 2루타로 1 : 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3회 초 득점은 경기 중 롯데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롯데는 이후 추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최근 에이스 린드블럼만 등판하면 득점력 부재를 보인 타선은 그 흐름을 끊지 못 했다.
롯데가 우세한 흐름을 잡고도 확실히 달아나지 못하자 한화가 반격했다. 5회 말 한화는 선두 조인성의 내야안타 출루와 1번 타자 정근우의 2점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미 이전 두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롯데 선발 린드블럼에 강점을 보였던 정근우는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하며 경기 흐름을 한화 쪽으로 돌려놓았다.
리드를 잡은 한화는 배영수의 6이닝 1실점 투구에 이어 윤규진, 권혁, 두 필승 불펜 투수로 마운드를 이어가며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롯데는 린드블럼의 타선의 지원 부재에도 7이닝 동안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역투했지만, 공격에서 좀처럼 경기 실마리를 풀어내지 못 했다. 결국, 린드블럼은 패전의 위기 속에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롯데는 강영식, 김성배로 마운드를 이어가며 실점을 막고 역전의 불씨를 지켜냈지만, 롯데 타선은 1득점에서 더는 득점을 추가하지 못 했다. 그것으로 승부는 끝이었다. 롯데는 전날 역전패에 이어 한 점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패도 끊지 못 했다. 강민호의 2안타, 이우민의 3안타 분전도 승리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팀의 패배로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9승에서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리며 시즌 7패를 째를 떠안아야 했다. 최근 4경기 호투로 린드블럼은 방어율을 낮추는 데 만족해야 했다. 롯데로서는 에이스가 등판해 호투한 경기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해야 했지만, 그때마다 타선의 부진과 불펜진 난조가 이어지며 승리 기회를 놓쳤다. 8월 9일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만약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에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면 후반기 반전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던 롯데였지만, 그 반대 결과가 이어지면서 중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말았다. 한화전 2연패로 롯데는 5위와의 승차가 6경기 차로 벌어지며 중위권 추격의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
반대로 한화는 롯데전 2연승으로 5할 승률을 지켜내며 5위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가게 됐다. 무엇보다 부진하던 선발 투수들이 2경기 연속 제 몫을 다 해내며 승리를 가져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했다. 롯데로서는 추격의 대상인 한화가 상승 분위기를 만들어가는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너무나 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점에서 린드블럼의 계속된 불운은 후반기 롯데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투. 타의 불균형과 불펜진의 부진이 겹치면서 전력 극대화를 이루지 못하는 팀 사정은 에이스 역투에도 승리를 가져오기엔 역부족인 상황을 만들었다. 린드블럼의 계속된 불운과 더불어 롯데의 올 시즌 희망도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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