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시즌을 결산하는 포스트시즌이 열리고 있는 프로야구가 연이은 악재로 얼룩지고 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기사로 채워져야 할 스포츠면도 야구경기와 관계없는 사건들로 채워지고 있다. NC와 두산이 1승 1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전 열기도 반감되는 느낌이다. 그만큼 그 사건들의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시작은 kt 주전 포수 장성우의 SNS 파문이었다. 그의 전 애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와의 대화 내용을 올린 글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그 내용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수준이었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선수와 심지어 치어리더까지 본인의 뜻하고 상관없이 사건의 중심에 서야 했고 피해 당사자가 됐다.
결국, 피해 당사자 중 한 명이 고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A선수로만 지칭되던 장성우의 실명이 공개됐고 비난 여론은 더 거세게 일어났다. 문제는 이에 대한 kt 구단과 장성우의 대응이었다. 사건 발생이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지만, 상당 시간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사건을 더 키우고 말았다. 포스트시즌 열기 속에 사건이 사그라지기를 기대했지만, 사건 진행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갔다.
뒤늦게 장성우의 사과문이 구단을 통해 게재됐지만,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오히려 여론의 역풍이 더 거세졌다. 사건의 당사자 장성우는 예전 롯데 시절에도 SNS를 통해 알려지지 말아야 할 사생활이 공개되면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그런 장성우가 이 사건에 중심이 되면서 비판이 더해졌다. 여기에 kt 팀 동료 장시환의 애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와 관련한 부적할 글을 SNS에 공개하면서 사건이 더 꼬이고 말았다.
현재로서는 당사자간 합의가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이고 법의 테두리내에서 조사가 불가피해졌다. 올 시즌 kt로 트레이드 된 이후 잠재력을 폭발시켰던 장성우로서는 이미지 손상은 물론이고 문제 선수로 낙인 찍힐 위기에 처했다. 법적 처벌까지 이루어진다면 선수생활 지속도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위기다. 올 시즌 신생팀으로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던 kt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kt가 사건 수습에 골몰하는 사이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삼성 주력 선수들이 연루된 해외원정 도박사건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언론에 공개됐다. 그 대상이 모두 억대 연봉을 받는 탑 클라스의 선수들이라는 점과 단발이 아닌 상습 도박에 범죄 조직 연루의혹까지 더해지며 팬들의 실망감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구단은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이전 언급한 kt처럼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물론, 수사가 진행 중에 있고 수사기관에서 위법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가능하면 조용히 사태를 수습하고 싶었던 이 사건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해당 선수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말았다. 더는 조용한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결국, 삼성구단은 도박 연루 선수들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탈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정규리그,한국시리즈 동시 5년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눈앞에 둔 삼성으로서는 전력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대부분 팬들의 반응은 우승을 못 하더라고 선수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구단의 단호한 조치에 더 긍정적 반응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통해 우리 야구팬들은 정당치 못한 승리보다는 승리를 위한 정당한 과정과 선수들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였다. 물론, 선수들의 사생활은 보호돼야 하지만, 부도덕한 행동과 범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우선시 될 필요가 있다. 팬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다.
이미 우리 프로야구는 대규모 병역비리 사건과 승부조작 사건으로 큰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다. 이 외에도 선수들의 일탈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나아지긴 했지만, 그때마다 구단들은 미적지근한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도 그런 현상은 여전했다. 하지만 다양한 매체와 SNS의 발달로 더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억울한 피해가 있으면 안 되지만, 잘못된 부분은 빨리 고치고 필요하다면 선행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프로야구는 이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로스포츠다. 다른 스포츠 종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언론의 관심도 가장 높다. 두터운 팬층도 보유하고 있다. 야구를 통해 엄청난 부과 명예를 얻는 선수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큰 인기와 외형성장과 비례해 윤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발전이 함께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자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건과 파문들이 이어진다면 그리고 팬들의 기대에 역행하는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당장의 포스트시즌을 넘어 야구팬들의 외면을 가져올 수 있다. 이는 최근 이상 징후가 보이고 있는 프로야구 흥행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자칫 과거 프로야구의 암흑기가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구단과 선수들은 팬이 없는 프로야구는 결코 존재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진,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스포츠 > 2015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NC 대 두산 PO 4차전] 에이스 리턴매치 완승, 승부 원점 돌린 두산 (1) | 2015.10.23 |
---|---|
[NC 대 두산 PO 3차전] 불혹의 호투, 감잡은 타선, 앞서가는 NC (1) | 2015.10.22 |
[NC 대 두산 PO 2차전] NC 반격 이끈 에이스 그 이상의 호투, 스튜어트 (1) | 2015.10.20 |
[NC 대 두산 PO 1차전] 경기 지배한 니퍼트, 편안한 첫 승 두산 (2) | 2015.10.19 |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극적 부활 손민한, 관록의 힘 보여줄까? (0) | 2015.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