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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3위 두산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는 2015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가 한창이다. 니퍼트 시리즈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두산 에이스 니퍼트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두산은 객관적 열세를 극복하고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체력이 고갈된 두산이지만, 삼성의 전력 약화라는 변수 속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은 두산이다. 


이런 두산의 선전을 지켜보면서 올 시즌 FA 보상선수로 두산에서 롯데로 팀을 옮겼던 정재훈은 만감이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정재훈은 2003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두산 선수로 줄 곳 한 팀에서만 선수생활을 했었다. 


2005시즌부터 정재훈은 두산의 주력 불펜 투수로 마무리와 셋업맨으로 큰 역할을 했다.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팀인 두산 핵심 전력으로 가을야구에서도 많은 활약을 했던 정재훈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정재훈은 친정팀 두산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조용히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팀을 옮기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 그가 있을 수도 있었던 정재훈이었지만, 지금 그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 소속팀 롯데의 부진과 더불어 자신의 성적도 기대에 훨씬 못 미쳤기 때문이다. 




(부진했던 롯데에서의 1년, 정재훈)



정재훈의 롯데행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장원준이 두산과 FA 계약을 하면서 보상 선수 선택권을 가졌던 롯데는 두산의 풍부한 젊은 야수 자원 중 한 명을 지명할 것으로 보였다. 전력 약화로 리빌딩의 가능성이 컷던 롯데의 사정을 고려하면 젊은 유망주가 더 필요하기도 했다. 


롯데의 선택은 이런 예상과 달리 베테랑 불펜 투수 정재훈이었다. 롯데는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를 영입했다. 그의 영입으로 롯데는 부족한 우완 정통파 불펜진을 보강했다. 정재훈이 가세하면서 롯데는 정대현과 더불어 김승회, 김성배, 정재훈까지 마무리 경험이 있는 불펜 투수들을 다수 보유하게 됐다. 


두산으로서는 허를 찔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약해진 두산 불펜진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던 정재훈은 공백을 커 보였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선수를 내줘야 한다는 사실은 두산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정재훈 역시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팀으로 향해야 했다.


뒤늦게 제2의 선수생활을 시작한 롯데에서의 올 시즌은 정재훈에게 시련의 연속이었다. 롯데 불펜진에 힘을 더해줄 선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재훈이 1군에서 던진 투구 이닝은 10경기에 6.1이닝에 불과했다. 방어율은 7.11에 이르렀고 승이나 패, 세이브 모두 기록하지 못했다. 최근 수년간 최악의 성적이었다. 직구의 구속이 저하되면서 주 무기 포크볼의 위력이 반감된 것이 큰 원인이었다. 시즌 초반 등판 이후 정재훈은 주로 2군에 머물러야 했다. 그에게는 너무나 낯선 경험이었다. 


정재훈은 2군에서 절치부심하며 나름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지만, 1군 출전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불펜진의 계속된 부진으로 고심하던 롯데였지만, 정재훈은 대안으로 선택되지 않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정대현, 강영식 등 베테랑들은 1군으로 올라갔지만, 정재훈은 계속 2군에 머물러야 했다. 엔트리가 늘어가는 시즌 막판에도 젊은 투수들이 1군에 콜업됐다. 결국, 정재훈은 2군에서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롯데로서는 실패한 영입이 된 셈이었고 정재훈 역시 아쉬움의 시즌이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시즌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롯데는 올 시즌 30대 투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불펜진의 세대교체 필요성을 절감해야 했다. 시즌 중간 기회를 잡았던 젊은 투수들의 선전은 희망의 빛으로 다가왔다. 이는 기존 베테랑 투수들의 입지 약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정재훈으로서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서 밀린다면 선수생활 지속 여부까지 고민해야 하는 정재훈이다. 하지만 정재훈은 아직 충분히 던질 수 있는 나이다. 긴 시련의 시간을 이겨내고 40대의 나이에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손민한의 예를 본다면 정재훈은 충분히 재기의 가능성이 있다. 특별한 부상도 없고 주 무기 포크볼은 여전히 위력이 있다. 올 시즌 부진은 새로운 팀에 대한 적응 실패도 원인이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롯데는 내년 시즌 마운드의 세대교체가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큰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 경쟁을 이겨낸 베테랑들은 중용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팀 내 경쟁을 통한 전체적인 전력향상이 가능하다. 정재훈 역시 올 시즌 부진을 이유로 전력에서 배제될 이유가 없다. 물론, 정재훈 역시 심기일전이 필요하다. 


정재훈이 2015시즌 부진을 뒤로하고 내년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이대로 잊혀지는 선수가 될지 당장은 그의 가을이 쓸쓸한건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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