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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계약과 2차 드래프트, FA 계약에서 파생된 보상 선수 선택 등으로 선수 이동이 활발한 프로야구에서 조용히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선수들도 있다. 포스트 시즌 최고령 선발승의 주인공이었던 손민한을 비롯해 왕년의 리그 최고 좌완 셋업맨이었던 이혜천, 역시 손민한과 더불어 리그를 호령했던 선발 투수 박명환도 과거의 화려했던 기억을 뒤로하고 은퇴를 선택했다. 


이들과 달리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거쳐 가는 팀마다 소금 같은 역할을 했던 롯데 임재철도 40살까지 이어온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임재철은 올 시즌 14년 만에 프로데뷔 팀인 롯데로 돌아왔지만, 어렵게 다시 이어진 인연을 1년 만에 끝내야 했다. 롯데로 돌아올 때만 해도 많은 기대 속에 시즌을 맞이했지만, 프로의 냉정함을 그도 피해가지 못했다. 롯데는 보류선수 명단에서 그를 제외했고 임재철은 현역 선수의 의지를 접었다. 


임재철은 통산 타율 0.261이 말해주듯 스타로서 빛났던 선수는 아니었다. 프로데뷔 이후 여러 팀을 오가는 저니맨으로 순탄치 않은 선수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임재철은 그가 속한 팀에서 명품 조연으로 큰 역할을 했다. 강한 어깨로 수비에서 기여도가 높았고 타격에서도 하위 타선에서 팀 공격을 이어주거나 충실한 작전 수행으로 팀 기여도가 높은 선수였다. 




(시즌 초반 팀 승리를 이끌었던 스퀴즈 성공 장면)



임재철은 1999년 롯데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그해 포스트시즌 활약으로 롯데 외야진의 젊은 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부상 등이 겹치면서 성장이 더뎠고 2002시즌 삼성으로 트레이드되면서 저니맨 생활이 시작됐다. 이후 임재철은 한화를 거쳐 두산에 오면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05시즌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한 임재철은 주전 외야수의 꿈을 이루는 듯 보였지만, 늦은 나이에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2년간의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선수로서 정점에 있었던 그에게는 큰 시련이었다. 제대 후 기량 회복 여부도 불투명했다. 임재철은 이런 우려를 이겨내고 두산 외야진의 슈퍼 백업으로 큰 역할을 했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수많은 유망주들을 양산했고 외야진도 다르지 않았지만, 임재철은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임재철의 선수로서 커리어도 두산에서 마무리될 것 같았다. 


이러한 임재철의  바람은 외적 변수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2014시즌을 앞두고 열렸던 2차 드래프트에서 임재철은 40명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고 그는 LG의 선택을 받아 팀을 옮겨야 했다. 그를 아끼는 두산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큰 일이었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임재철은 새로운 팀 LG에서도 특유의 성실한 플레이로 노장의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출전 수는 크게 줄었고 세월의 흐름에 그도 휩쓸리는 듯 보였다.  


결국, 2014시즌 이후 임재철은 LG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40을 바라보는 나이를 고려하면 은퇴를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임재철은 베테랑 외야수를 필요로 하는 팀들에게 주목받는 선수였다. 임재철은 현역 연장을 위한 팀으로 롯데를 선택했다.


당시 롯데는 구단 내부의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폭발하고 스토브리그 기간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등 팀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롯데는 경험 많고 리더십을 갖춘 임재철이 덕아웃의 리더로서 롯데에 고질적인 약점이 좌익수 포지션의 대안으로 자리하길 기대했다. 임재철은 프로데뷔를 했던 팀에서 선수생활을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했고 롯데에서 2015시즌을 맞이했다. 


시즌 출발은 좋았다, 임재철은 주전 좌익수로 자주 중용됐고,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시즌 초반 팀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임재철의 점점 출전 명단에서 빠지는 횟수가 늘어갔다. 타격부진이 이어졌고 출전기회마저 크게 줄었다. 급기야 임재철은 시즌 중반 이후 2군에 머물러야 했다. 임재철은 퓨처스리그에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유지했지만, 리그 후반 치열한 순위싸움 과정에도 콜업되지 않았다. 


임재철은 2015시즌 1군에서 38경기 출전에 0.154의 타율을 기록한 채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임재철은 포기하지 않았다. 임재철은 내년 시즌을 대비한 마무리 훈련까지 소화하며 의욕을 보였지만, 롯데는 임재철을 시즌 후 전력 외 선수로 분류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하는 팀 사정은 40대 임재철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결국, 10년이 넘어 돌아온 팀에서의 1년은 그에게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이 되고 말았다. 임재철로서도 그를 영입한 롯데로서도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임재철은 누구보다 성실하고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였다. 이는 40살까지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비록, 40대 현역 선수의 희망을 이제 접어야 하지만, 그가 보여준 성실함과 강한 의지는 야구 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 지도자로서 임재철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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