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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스토브리그와 각종 시상식으로 분주한 가운데 또 한 명의 레전드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올 시즌 kt에서 20번째 시즌을 보냈던 장성호가 스스로 은퇴를 선언했다. 장성호는 부상으로 시즌 초반 장기간 결장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49경기 출전에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나름역할을 했었던 차였다. 내년 시즌 더 나은 모습도 기대됐다.


하지만 장성호는 KIA, 한화, 롯데, kt를 거치며 이어온 현역 선수의 자리를 내려놓았다. 장성호는 2,064경기를 출전하며 올 시즌 달성한 2,100안타와 0.296의 타율, 221홈런, 1,043의 통산 타점 등 의미 있는 통산 기록을 남겼다. 꾸준함과 그의 타격 재능이 더해져 쌓인 기록이었다. 


장성호의 프로데뷔는 KIA의 전신 해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시즌 해태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장성호는 그다음 해부터 타격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3할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 80타점을 꾸준히 달성할 수 있는 파워를 갖춘 교타자로 자리했다. 그의 날카로운 타격에 장성호는 스나이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리그에서의 활약은 국제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이런 그의 꾸준한 활약은 해태에서 간판을 새롭게 단 KIA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장성호는 당시만해도 상당한 고액의 FA 계약을 하며 야구인생의 황금기를 열었다. 







장성호가 더 주목받았던 건 고졸 선수로 일찌감치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되면서 통산 기록을 무섭게 쌓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통산 안타에서 장성호는 은퇴한 양준혁의 기록을 넘어설 가장 유력한 선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2008시즌을 기점으로 장성호는 점점 내림세를 보였다. 고질적인 부상이 그를 괴롭혔고 경기 출전수가 줄었고 타격 지표도 점점 떨어졌다. 2009시즌 KIA의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시 우승의 영광을 함께하긴 했지만, 현저히 낮아진 팀 내 위상에 그는 웃을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장성호는 구단아 마찰을 빚었고 자의반 타의반 팀을 떠나는 운명에 처했다. 결국, 장성호는 2010시즌 오랜 기간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KIA를 떠나 한화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었다. 


한화는 장성호의 영입을 강력히 추진했고 더 많은 출전기회를 원했던 장성호 역시 강한 의욕을 가질 수 있었다. 한화와 장성호 서로가 원했던 만남이었지만, 결과는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장성호는 한화에서도 부상으로 매년 동계훈련에 충실히 임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이는 경기 출전수에 제한을 받게 했다. 또한, 무리하게 출전하면 타격감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장성호는 한화에서 과거 해태, KIA 시절의 모습을 재현하지 못했다. 그에 대한 한화의 기대감도 점점 옅어졌다. 한화 역시 그에게는 약속의 땅이 아니었다. 


한화에서 정착하지 못한 장성호는 2013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당시 롯데는 FA 대상 선수인 홍성흔, 김주찬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타선 약화와 동시에 야수진에 베테랑이 부족했다. 롯데로서는 장성호가 전성기가 지났지만, 이런 롯데의 약점을 어느정도 메워줄 선수로 여겨졌다. 롯데는 유망주 투수 송창현을 내주면서 그를 영입했다. 장성호는 중심 타선에 배치됐다. 장성호는 과거와 같은 파워는 줄었지만, 노련한 타격으로 이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속력이 문제였다. 장성호는 시즌을 치르면서 체려적인 문제에 부딪혔고 잔 부상에 시달렸다. 점점 장성호는 전력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2013시즌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14시즌 반전을 기대했지만, 팀내 경쟁에서 밀리면서 1군 출전은 5경기에 그치고 말았다. 장성호는 한화에서도 롯데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런 장성호에 신생팀 kt는 마지막으로 기회를 열어줬다. 한 명의 선수가 아쉬운 kt는 야수진에 베테랑이 필요했고 장성호는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통산 기록을 쌓아가기 위한 기회가 필요했다. kt와 계약한 장성호는 부상 없이 동계훈련을 소화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장기 결장을 하면서 재기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도 장성호는 여전한 타격감을 과시하며 대타요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통산 2,100안타를 기록하며 의미 있는 시즌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2,100안타는 그의 현역선수로서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기록이었다. 장성호는 통산 기록을 계속 쌓아가는 것을 멈추고 올 시즌 후 은퇴를 택했다. 영광과 좌절이 뒤섞인 그의 프로야수 선수로서의 여정이 끝남을 의미했다. 비록, 그의 선수로서 후반기가 본의아니게 저니맨이 되면서 힘겨웠지만, 그가 쌓은 기록의 가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것만으로도 장성호는 우리 프로야구의 레전드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진 : kt 위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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