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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프로야구에서 넥센은 화제의 중심이 있던 프로구단이었다. 대기업의 전유물이었던 프로야구에서 자생적 야구 전문기업을 표방한 넥센의 등장은 큰 충격이었다. 창단 초기 자금난에 시달리며 존폐의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상위권 팀이 됐다.


여기에 소속 팀 선수인 강정호, 박병호의 연속 메이저리그 진출은 우리 야구사에 없었던 일이었다. 이런 넥센의 성공적인 프로야구 안착은 NC, kt로 이어지는 신생팀 창단의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넥센이 자리를 잡는 사이 우리 프로야구 시장은 커졌고 최고 인기 스포츠의 입지를 단단히 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부터 넥센은 제2의 창단이나 다름없는 변혁기를 맞이하게 됐다. 스토브리그 기간 상당수 주력 선수들이 팀을 이런저런 이유로 떠나면서 전력 공백이 커졌다. 여기에 고척돔으로의 홈구장 이전은 기대보다 위기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구장시설의 문제점은 개선이 된다 하더라도 관중 동원의 불확실성과 구장 운영비의 대폭적 인상은 넥센에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는 넥센은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 상당한 현금을 확보하고도 투자를 할 수 없었던 중요한 이유였다. 






넥센은 우선 리빌딩을 통한 전력의 내실화를 우선하는 모습이다. 2군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메이저리그 팜 시스템을 도입했다. 메어저리그 출신 코치진도 대폭 보강했다. 이를 통해 젊은 선수 육성과 더 힘쓰는 한편 새로운 홈 구장에 맞는 팀 컬러 변화도 예상된다 내년 시즌에는 더 젊고 더 빠른 팀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주장으로 20대 서건창이 선임됐다는 점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더 젊은 팀으로의 변신을 위해서는 선수들을 이끌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리고 넥센의 베테랑 이택근의 존재감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택근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넥센과 2번째 FA 계약을 하며 팀에 잔류했다. 내년 시즌 3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드는 만큼 그의 선수생활의 마지막은 넥센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택근은 현 넥센의 전신 현대시절 프로에 데뷔한 이후 팀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선수였다. 그가 입단했던 2000년대 초반 현대는 무적의 팀이었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투자로 투.타에서 다수의 스타를 보유한 현대는 최강팀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이택근은 그 현대의 전성기에 신인으로 입단해 우승의 영광을 함께했다.


이런 현대의 전성기는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쉽게 허물어지고 말았다. 팀 전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졌고 재정은 팀 운영이 힘들 정도가 됐다. 결국, 모기업 지원이 끊긴 현대는 KBO의 지원으로 근근이 구단을 운영해야 했다. 어렵게 매수자를 찾았지만, 번번이 계약단계에서 협상이 좌절됐다. 자칫 8개 구단 체제의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넥센을 운영하는 히어로즈 구단이 등장했고 현대는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재창단됐다. 


히어로즈는 네이밍 스폰서라는 생소한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했다. 하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을 여전했다. 주력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자구책으로도 부족해 주력 선수들을 대거 현금 트레이드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다재다능한 외야수로 국가대표 팀에서도 큰 활약을 했던 이택근도 그 대상이 됐다. 결국,  이택근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LG로 팀을 옮겨야 했다. 당시 히어로즈는 이택근을 비롯해 주력 투수 장원삼과 이현승까지 타 팀에 현금 트레이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에도 주력 선수들이 석연치 않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야 했다. 그만큼 팀 사정은 절박했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친 히어로즈는 넥센 히어로즈로 정착되면서 재정 안정을 가져왔다. 선수에 대한 투자도 늘어났다. 주력 선수들의 연봉은 대폭 상승했고 스토브리그에서도 외부 FA에 눈길을 돌릴 수 있었다. 이런 넥센에 이택근이 포착됐다. 2011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이택근은 원 소속팀 LG와의 현상이 결렬되며 또 다른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택근은 LG에서 2년간 3할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나름 활약을 했지만, 부상이 잦아지면서 출전 경기 수가 대폭 줄어든 상황이었다. LG의 풍부한 외야진은 그에게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이택근이 시장에 나와도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넥센은 4년간 50억이 넘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그를 다시 영입했다. 팀의 재정난에 쫓겨 팔려가듯 트레이드 됐던 이택근의 화려한 복귀였다. 이런 넥센의 계약은 당시 FA 거품을 조장하는 잘못된 계약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사실 이후 야수 FA 시장의 금액은 큰 폭으로 폭등한 것인 사실이었다. 


넥센은 이런 부작용에도 새롭게 도약하려는 팀의 구심점이 될 베테랑 선수가 필요했다. 이택근은 과거 현대시절부터 팀에 있었던 선수였고 팀의 환희와 어려움을 몸소 체험한 선수이기도 했다. 물론 선수로서 실력도 겸비하고 있었다. 넥센의 이택근에 대한 투자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팀의 기대에 이택근은 충분히 보답했다. 이택근이 넥센과 함께 한 4년간 넥센은 3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2014시즌에는 한국시리즈 진출의 성과까지 거뒀다.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 폭발과 효과적인 팀 운영이 만든 결과였지만, 팀 주장으로서 이택근의 리더십도 큰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택근의 영입은 성공적이었다. 이 성과는 넥센과 이태근의 두 번째 FA 계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첫 번째 FA 계약과 사정이 다르다. 지금의 넥센은 과감한 투자가 아닌 리빌딩을 통한 새로운 팀으로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택근과 함깨 팀을 이끌었던 베테랑들 대부분이 팀을 떠났다. 현재 넥센의 선수구성을 살펴보면 이택근은 최고참급이다. 투수 조에 있는 오재영과 더불어 유일하게 남은 과거 현대출신 선수이기도 하다. 


즉, 우승 DNA를 보유한 몇 안되는 선수가 이택근이다. 비록 그가 주장 자리를 서건창에 물려주긴 했지만, 그의 경험은 팀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성적에서도 이택근은 올 시즌 부상이 겹치며 상당 경기를 결장했지만, 3할이 넘는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으로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보였다. 이택근은 통산 1300경기에 출전하면서 3할이 넘는 통산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체력 관리가 잘 된다면 충분히 상위 타선에서 활약할 수 있다. 


이택근으로서는 팀의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을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약해진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활약도 해야 하는 내년 시즌이다. 전성기를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그에게는 부담되는 상황이지만, 그의 활약 정도는 넥센이 버틸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택근인 두 번째 FA 계약시즌에도 기대만큼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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