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로야구 리뷰] 시행착오 속에서 희망 찾은 kt

모든 일에 있어 처음 시작은 쉽지 않다. 익숙지 않은 일에 있어서 실수도 많고 그 실수가 쌓이면서 주눅이 들고 실수를 반복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는 프로야구 제10구단으로 올 시즌 처음 1군에 진입한 kt도 다르지 않았다. 

kt는 올 시즌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첫 시즌을 시작했다. kt보다 먼저 1군 리그에 들어와 상위권 팀으로 도약한 NC와 비교되면서 kt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프로야구 팬들에게 큰 관심사였다. 한 편에서는 NC에 비해 신인들이 기량이 떨어지고 신생팀 특별지명과 FA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을 들어 고전할 것으로 예상도 많았다. 실제 kt는 1군 진입에 앞서 1년간 퓨처스리그에서 한 시즌을 치른 결과가 좋지 않았다. 

시즌 초반 우려는 현실이 됐다. 투.타에서 kt는 곳곳에서 부족함을 보였다. 기대했던 외국인 선수들은 특히 투수 부분에서 실망스러웠다. 노장 옥스프링을 제외하면 나머지 2명의 외국인 투수는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마르테는 기량은 출중했지만, 부상으로 결장이 많았다. 타 팀보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을 더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는 이점이 전혀 발휘되지 않았다. 

(kt 반전 이끌었던 외국인 타자 듀오 댄블랙, 마르테)

국내 선수들 역시 타 구단 선수들과 격차가 있었다. 신인급 선수들은 경험이 부족했다. 외부에서 영입된 선수들 중 상당수는 기존 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한 선수들이었다. 1군에서 풀 타임을 소화했던 경험이 있는 선수가 부족했다. 이는 타격과 마운드 모두 공통된 현상이었다. 결국, kt는 승수 쌓기에 제물이 되면서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야 했다. 자칫 시즌 최다 패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길 정도였다. 

이 위기에서 kt는 과감한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찾았다. kt는 우선 외국인 선수 구성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투수 3명 타자 1명의 틀을 깨고 투수 2명 타자 2명으로 변화를 줬다. 그 과정에서 영입된 외국인 타자 댄블랙은 팀의 중심 타선에 배치되 허약한 타선에 큰 힘이 됐다. 

이와 동시에 kt는 다수의 유망주를 내주면서 즉시 전력감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특히, 롯데와의 대형 트레이드는 큰 이슈를 불러왔다. kt는 팀의 미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박세웅을 내주는 대신 주전 포수로 활약할 수 있는 장성우를 영입해 센터 라인을 보강했다. 이 외에도 kt는 LG, NC 등과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한 야수진의 선수층을 두껍게 했다. 

이러한 시도는 침체된 타선이 살아나는 기폭제가 됐다. 외국인 타자 댄블랙, 마르테는 중심 타선에서 팀 타선을 이끌었고 집중 견제에서 풀린 김상현은 과거 장타자의 면모를 되찾았다. 장성우를 비롯한 외부 영입 선수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주어진 기회를 살렸다. 이는 팀 내 경쟁에서 자유롭던 선수들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FA로 영입된 배테랑 내야수 박경수, 박기혁의 투.타에서 분전이 돋보였다. 

타선이 살아나고 득점 지원이 활발해지면서 마운드도 힘을 냈다.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은 꾸준히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꾸준한 모습을 보였고 정대현, 장시환을 을 비롯한 조무근, 엄상백 등 젊은 투수들도 경험이 쌓이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kt 마운드는 점점 안정감을 찾아갔다. 

투.타에서 확실한 전력 보강을 한 kt는 후반기에는 완전히 다는 팀이 됐다. 패배의식으 벗어던진 kt는 더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kt는 치열한 순위싸움 속에서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본다면 kt는 신생팀으로는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선수구성과 운영에 있어 보여준 시행착오를 모두 메우기는 부족했다. 결국, kt는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시즌 중 전력 보강의 필요성을 느낀 kt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 외야수 유한준을 대형 계약으로 영입했고 2차 드래프에서 LG에서 풀린 이진영을 영입하는 행운까지 더하며 외야진을 대폭 강화했다. 기존의 이대형, 오정복 등에 이진영, 유한준이 더해진 외야진은 타 구단 못지 않다. 

여기에 kt는 외국인 선수를 전면 개편하면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상당한 투자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특히, 내년 시즌이 외국인 선수를 한 명 더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올 시즌 선발투수로 분전한 옥스프링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고 마지막까지 재계약을 고심했던 외국인 타자 댄블랙도 떠나보내야 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 전력 강화를 위해 kt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안정감보다 불확실하지만, 가능성에 배팅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시즌 중 여러 변화를 겪었고 또다시 변화 과정에있는 kt는 아직 팀 운영에 있어 신생팀의 미숙함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SNS 파문을 일으킨 주전 포수 장성우에 대한 구단의 대응이 신속하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논란을 더 부채질했고 추후 징계도 사후 약방문이 됐다. 외국인 타자 댄블랙과의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으로 그의 타 팀 이적 가능성을 막으려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았다. 두 가지 사안은 구단 운영에 있어 분명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kt는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프로야구 제10구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선수구성도 틀이 잡혔고 한 마디로 싸울 수 있는 전력을 만든 kt다. 외국인 선수 영입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외부 영입 선수들과 올 시즌 경험을 쌓았던 젊은 선수들이 이를 바탕으로 더 발전한다면 전력을 더 강해질 수 있다. 시작은 쉽지 않았지만, 희망을 발견한 2015시즌의 kt였다. kt가 내년 시즌 어떤 모습으로 시즌에 임할지 그들이 더 강해진다면 프로야구의 흥미는 더 배가될 것은 분명하다. 

사진 : kt 위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