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야구] 반등 성공 외국인 타자 에반스, 빈틈없어진 두산 타선

5월 들어 1위 수성에 적신호가 켜졌던 두산이 다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때 4연패에 빠지면 투. 타의 균형이 무너진 모습을 보였던 두산은 지난 주 상위권 팀인 SK, 넥센과의 6경기에서 5승 1패의 호성적으로 상승 반전했다. 두산을 바싹 추격하던 2위 NC가 주말 kt와의 3연전에서 1무 2패로 부진하면서 두산은 2위와의 승차를 4경기 차로 유지하며 여유를 되찾았다. 

이런 두산의 상승 반전에는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는 선발투수들의 역할과 더불어 부진했던 팀 타선이 되살아난 것이 중요한 원인이었다. 두산은 지난 주 6경기에 타선이 폭발하며 팀타율 1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팀 타율  3할을 넘어섰다. 특유의 응집력도 되돌아 왔다. 두산 타선은 상.하위 타선 가릴 것 없이 강했고 곳곳에서 해결사가 나오면서 경기를 편안하게 이끌었다. 

지난주 두산 타선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타자는 외국인 타자 에반스였다.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2군에 상당 기간 머물기도 했던 에반스는 지난 주 매 경기 안타를 때려내면서 팀 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때 팀의 고심거리였고 교체 가능성마저 높였던 외국인 타자였던 에반스의 놀라운 변화였다. 

5월 성적만 놓고 보면 그의 활약은 더 빛난다. 사실 2군에 머물렀던 에반스는 오재일의 부상이 없었다면 1군 콜업이 쉽지 않았다. 두산으로서는 마지막 기대를 하고 그를 1군에 불러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5월 8일 롯데전 3점 홈런으로 에반스는 변화의 가능성을 찾았다.

그 경기를 기점으로 에반스는 5월에만 4할이 넘는 타율과 함께 3홈런 11타점의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을 되찾았다. 1할대를 맴돌던 그의 타율은 어느새 2할대 중반을 넘어섰고 땅에 떨어졌던 신뢰감도 높아졌다. 하위 타선에 있던 그의 타순도 6번으로 올라섰다. 이렇게 타격이 잘 되면서 에반스는 타석에서 주눅들어 있던 모습을 떨쳐냈다. 타석에서 한결 여유가 생겼고 유인구에도 쉽지 방망이를 내지 않고 있다. 이제는 힘 있는 스윙으로 타구에 힘을 싣고 있다. 

에반스마저 부진에서 탈출하면서 두산 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 더 상대하기 힘들어졌다. 박건우, 정수빈 테이블 세터진은 젊은 패기를 겸비한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해주고 있고 타격 다방면에서 상위권에 자리한 민병헌과 새롭게 홈런왕 경쟁에 뛰어는 좌타 거포 김재환, 한 방 능력이 있는 포수 양의지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도 위력적이다. 그 뒤를 잇는 에반스, 오재원의 하위 타선도 상위 타선 못지않은 능력을 보이고 있다. 에반스의 반전은 그만큼 두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에반스의 부활과 함께 올 시즌 야구에 눈을 뜬 좌타자 오재일까지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두산 타선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민병헌, 김재환, 오재일의 중심 타선에 에반스가 지금의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두산의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공격에서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포수 양의지의 부담도 한결 덜어낼 수 있다. 이래저래 에반스의 부활은 두산에 상당한 플러스 요소다. 

아울러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 타자 잔혹사로 끊을 가능성이 커졌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두산은 특히, 타자쪽에도 그 정도가 컸다. 오히려 외국인 타자가 없는 라인업이 더 짜임새가 있었다. 외국인 타자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건 두산 야수진의 층이 두껍다는 장점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지만, 외국인 타자가 중심 타자로 역할을 해준다면 팀 타선이 한층 더 강해질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일단 5월의 에반스는 두산의 외국인 타자에 대한 갈증을 조금을 씻어내고 있다. 두산 마운드의 핵심 니퍼트, 보우덴과 더불어 외국인 선수로서 그 입지를 되찾고 있다. 입단 당시부터 타 팀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두산 팬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에반스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마지막 기회를 살리는 모습이다. 에반스가 5월의 활약을 바탕으로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지 최하점에서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은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