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높은 승률로 승수를 쌓아가고 있는 LG가 5할 승률을 돌파하며 4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LG는 9월 17, 18일 삼성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가며 4연승에 성공했다. LG는 전날 3 : 2의 연장 끝내기 역전승의 분위기를 이어 18일 경기에서는 선발 류제국의 완봉 호투에 힘입어 5 : 0으로 완승했다. 이 승리로 LG는 5위와 승차를 2.5경기 차로 벌리며 중위권 순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LG에 연패당한 삼성은 최근 상승세가 꺽이며 실낱같은 5위 추격 희망이 사라지며 사실상 순위 경쟁을 접게 됐다.
LG가 최근 10경기 8승 2패로 5할 승률을 넘어서는 사이 5위권 팀 KIA, SK는 동반 부진에 빠지며 5위 경쟁에 우선 초점을 맞춰야 할 상황이 됐다. 특히, 6위로 처진 SK는 8연패 늪에 빠지며 7위 한화에도 바싹 추격을 허용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6경기 만을 남겨둔 SK는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이 더해졌다. 그나마 7위 한화와의 9월 18일 경기에 승리한 KIA는 6위 SK에 2경기 차 앞선 5위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4, 5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LG의 원동력은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화된 마운드에 있다. 후반기 들어 LG는 류제국이 에이스 역할을 하며 선발진을 이끌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허프가 좌완 에이스 역할을 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그들에 이어 부상에서 돌아온 언더핸드 우규민과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소사까지 확실한 4선발 체제를 구축했다. 허전했던 5선발은 베테랑 봉중근과 돌아온 유망주 임찬규 또는 상황에 따른 1+1 전략으로 이를 메웠다.
선발진의 안정화는 불펜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불펜 투수들이 역할이 확실해지면서 불펜진도 안정됐다. 초보 마무리 투수였던 임정우가 후반기 안정적으로 뒷문을 지키고 있고 김지용이 그 앞에서 셋업맨으로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 밖에 신.구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유형의 불펜 투수들을 시이적절하게 마운드에 올리면서 LG는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마운드 안정과 함께 LG는 올 시즌 비판 여론에도 우직하게 진행했던 리빌딩의 성과가 야수진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면서 투.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LG 야수진은 지난 시즌보다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4번 타자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와 개인 통산 2,000안타를 돌파한 박용택, 정성훈이 여전히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신예들이 내.외야 곳곳에서 주력 선수로 자리 잡으면서 신.구 조화를 이루었다.
물론,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등번호 9번 이병규의 기용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이루어진 팀의 상승세는 리빌딩에 대한 지지 여론을 더 높이고 있다. 퓨처스 리그에서 여전한 타격감을 과시했던 이병규가 시즌 막판 그리고 더 나아가 포스트시즌에서 가세한다면 LG 타선은 더 강해질 여지가 있다.
이렇게 LG는 리빌딩과 성적을 동시에 잡는 보기 드문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시즌 중반 LG가 부진할 때 극도로 높아졌던 양상문 감독과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프런트에 대한 비난 여론은 긍정 여론으로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올 시즌 LG는 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밝게 하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직 정규시즌 경기가 남아있고 고비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투.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중위권 경쟁팀과 비교하면 LG의 전력을 안정적이다. 그만큼 기복이 적은 시즌 마무리가 가능하다. LG가 남겨둔 경기수는 10경기다. 이 중에서 4승만 더 거둔다면 정규리그 4위는 거의 확정적이다. 지금 LG 분위기라면 5할 이상이 승률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LG로서는 최하위권에서 후반기 대반전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14시즌 기억이 되살아날 수밖에 없다. 그때는 베테랑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이제 LG의 주축 전력은 한 층 젊어졌다. 이 젊은 선수들이 가을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포스트시즌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할 여지가 충분하다. 포스트시즌 티켓을 사실상 예약한 LG가 올가을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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