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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순연으로 뜻하지 않게 하게 된 익숙지 않은 월요일 경기, 태풍의 간접 영향에 따른 비와 예측하기 힘든 세찬 바람, 여기에 뜻하지 않은 지진까지, 롯데와 넥센의 9월 19일 월요일 사직경기는 여러 악조건이 함께한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든 환경의 경기였다. 같은 악조건이라면 전날 대승을 했던 홈팀 롯데의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였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넥센은 안타 수 13 : 5가 말해주듯 타선의 힘에서 롯데를 압도했고 선발 투수의 초반 난조를 극복한 불펜진의 효과적인 이어던지기로 11 : 1로 대승했다. 넥센은 전날 대패를 설욕했고 2위 NC와의 승차를 3경기 차로 줄이며 3위를 굳건히 했다. 넥센 두 번째 투수로 2회 말 마운드에 오른 황덕균은 4이닝 노히트 호투로 시즌 첫 승이자 프로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의 승리는 2002년 프로데뷔 후 무려 14년이 넘는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고 30대의 나이에 이룬 너무나도 값진 승리였고 인간승리였다. 



넥센 타선은 황덕균이 호투로 마운드를 안정시키는 사이 초반부터 착실히 득점을 쌓아갔고 경기 후반 대량 득점으로 황덕균의 승리를 도왔다. 김하성은 시즌 19호 3점 홈런 포함 3안타 6타점으로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이 됐고 서건창, 윤석민, 김민성 등 주력 타자들도 2안타 경기를 하며 타선의 집중력을 더 높였다. 큰 점수 차 리드를 잡은 넥센은 경기 후반 불펜 투수들을 두루 가동하며 그들의 기량을 시험하는 여유까지 누릴 수 있었다. 






이런 넥센의 무난한 승리의 조력자는 뜻밖에도 홈팀 롯데였다. 롯데는 여러 악조건이 혼재된 상황에서 선수 전체가 집중력을 잃으며 사실상 자멸하는 경기를 했다. 마운드는 선발 노경은을 시작으로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노경은은 수비 실책이 겹쳤지만, 초반부터 좀처럼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결국, 노경은은 4회 초 2사까지만 마운드에 머물렀다. 노경은은 3.2이닝 8피안타 3사사구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패전까지 기록했다. 



롯데는 노경은에 이어 불펜진을 조기 가동하며 마운드 안정을 꾀했지만, 마운드 전체가 10사사구를 내주며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마운드 불안과 함께 롯데는 실점과 연결되는 3개의 실책이 내야에서 나오며 대량 실점의 원인을 제공했다. 



1회 초 내야 뜬공을 놓친 유격수 신본기의 실책은 넥센의 선취 득점으로 이어졌고 7회 초 2루수 김동한의 실책은 3실점의 시발점이 됐다. 8회 초에는 교체 유격수 김대륙의 실책이 3실점의 원인이 됐다. 이 외에도 롯데는 수비에서 삐그덕 거리를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팀 타선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전날 넥센 마운드를 맹폭했던 타선은 팀 5안타의 빈공을 보였다. 롯데는 1회와 2회 말 올 시즌 첫 1군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김정인을 상대로 만루 기회를 연거푸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한 이후 긴 침묵에 빠졌다. 롯데는 2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넥센 두번째 투수 황덕균의 변화구에 큰 스윙으로 일관하며 대처하지 못했고 전날의 좋았던 타격감도 함께 사라졌다. 타선의 부진은 본의아니게 롯데가 넥센 투수 황덕균의 드라마 같은 승리에 조연이 되도록 했다. 경기 후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나마 0패를 모면했다는 점이 작은 위안이었다. 



이렇데 롯데는 공수주 어느덧 하나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며 전날의 대승 분위기를 스스로 사그라들도록 했다. 롯데는 다소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다소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하는 상대에게도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보였다.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하는 롯데의 모습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그들 전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반대로 여러 악조건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경기력을 되살린 넥센은 상위권 팀의 저력을 보이며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아울러 기상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홈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음에도 지진 뉴스에도 자리를 지키며 롯데를 응원한 홈 팬들에게 너무나 부끄러운 롯데의 경기력이었다. 실망감을 안고 경기장을 나서는 홈 팬들과 비바람이 함께 하는 싸늘함 마저 감도는 경기장 모습은 올 시즌 롯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순위 경쟁이 무의미해진 상황이 분명 롯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그들의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9월 19일 경기와 같은 무기력한 모습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잔여 경기 일정만 남긴 롯데다. 롯데는 남은 경기에서 팬들을 실망하게 하는 경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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