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을 눈앞에 두고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악재가 터진 롯데가 신속하게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롯데는 좌완 투수 에디튼을 선발진에 합류시켰다. 에디튼은 좌완에 2미터에 가까운 신장의 투수다. 과거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좌완 주키치나 현 넥센의 에이스 벤헤켄을 연상시키는 투수다.
우월한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지만, 에디튼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시선이 함께 한다. 그의 프로필에서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 그는 미 프로야구에서 줄 곳 마이너리그 선수였다. 반면에 팀을 떠난 마켈과 달리 선발투수로서 그의 커리어를 쌓았다. 롯데는 그가 선발투수로서 많은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장 선발 투수가 필요한 롯데의 사정에 부합하는 투수다.
하지만 타 팀의 거물급 외국인 투수와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실제 그의 계약조건은 50만 달러로 크지 않다. 그는 지난 시즌 대만리그에서 활약했고 올 시즌 대만리그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대만리그 성적도 그렇게 신통치는 않았다. KBO리그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대만리그 출신의 투수를 영입했다는 점은 기대감을 떨어뜨린다. 롯데가 시간에 쫓겨 급하게 영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도 있다.
분명한 건 롯데는 올시즌 외국인 선수 운영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 구성에 있어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고 있다. 롯데는 그 기조를 이번에도 유지했다. 롯데는 개막전 선발투수가 예고된 레일리는 시작으로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에디튼까지 타 팀과 비교해 연봉 규모가 크게 적다. 그들의 경력도 화려하지 않다. 이대호의 복귀를 위해 4년간 15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롯데임을 고려하면 결코 자금 부족이 원인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명성보다는 팀에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레일리와 에디튼 두 외국인 투수는 롯데에 필요한 좌완 선발 투수고 앤드 번즈는 롯데 내야의 불안한 수비에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는 내야수다. 앤드 번즈의 영입으로 롯데는 내야의 선수층이 두터워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좌완 외국인 투수 조합의 성공 가능성은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제1선발 투수 역할을 해야 할 레일리는 기량은 충분히 검증됐지만, 2년간 기복이 심한 투구를 했다.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변화 심한 구질은 장점이지만, 레일리는 이미 상당 부분 타팀의 분석이 이루어졌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닌 레일리는 제구가 흔들리거나 한다면 난타당할 가능성이 크다.
새롭게 합류한 에디튼 역시 구위가 뛰어난 투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에디튼은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로 승부하는 유형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 성적이지만, 선발투수로 190경기를 소화했다는 점은 경기 운영에 대한 나름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할 수 있다. 분석이 덜 된 탓에 생소함이라는 무기도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접고 타국 리그에 온 만큼 성공에 대한 의지도 강할 수밖에 없다. 강한 동기부여가 된 선수라는 점은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역시 투구가 읽힌다면 고전할 가능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렇게 롯데는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로 승부하는 외국인 투수들이 대세인 KBO 리그에서 좌완 기교파 투수 2명으로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를 구성했다. 이들이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토종 선발진의 분발이 필요한 롯데다. 제3선발의 중책을 맡은 박세웅을 비롯해 영건 3인방을 구성하고 있는 박진형, 박시영, 베테랑 노경은, 송승준의 역할이 있어야 하지만, 시범경기만 본다면 박세웅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 자원들은 아직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롯데로서는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채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해야 하는 올 시즌이다. 이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마저 부진하면 롯데 프런트는 상당한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저비용 고효율을 기대했던 롯데의 외국인 선수 정책의 실패를 의미한다. 이 점에서 새롭에 영입된 외국인 투수 에디튼의 경기력이 중요하다. 롯데가 전격 영입한 에디튼이 졸속 영입의 실패 사례가 될지 과감한 선택의 성공 사례가 될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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