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어 2017 프로야구 개막전에 만난 롯데와 NC, 그들의 천적 관계는 그대로 이어졌다. 롯데는 NC와의 개막전에서 경기 막판 추격전에도 5 : 6으로 패했다. 롯데는 지난해와 연결되는 대 NC전 16연패 수렁에 빠졌고 NC는 몇 가지 불안요소의 해소 가능성까지 보이며 홈 개막전에 승리와 롯데전 연승을 모두 잡았다.
경기는 초반 투수전이었다. 롯데 선발 레일리와 NC 선발 멘쉽은 자신들의 장점을 잘 활용하며 호투했다. 레일리는 각도 큰 커브와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 조합이 좋았다. 멘쉽은 위력적인 투심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롯데 타선을 힘으로 제압해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에이스 해커를 대신해 개막전 선발투수로 그가 왜 등판했지는 보여주는 투구내용이었다.
두 선발 투수의 좋은 컨디션은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다소 쌀쌀한 날씨까지 더해지면서 양 팀 타자들이 시즌 첫 경기라는 긴장감 속에 상대 팀 선발 공략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한 타순이 도는 시점인 3회까지 양 팀 타선은 무득점에 머물렀다.
롯데는 4번 타자 이대호를 축으로 손아섭이 3번, 최준석, 강민호가 5, 6번 타선에 자리한 중심 타선에 전준우와 외국인 타자 번즈를 1, 2번 테이블 세터진으로 기용했다. 하위 타선은 김문호, 신본기, 문규현으로 구성했다. 애초 2번 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였던 김문호를 7번 타순에 배치하고 3루수 겸 9번 타자는 오승택 대신 문규현을 배치한 것이 예상과 달랐다. 롯데는 하위 타선을 강화하는 한편 에이스가 나서는 경기에서 수비안정을 더 도모했다.
NC는 세대교체의 의지를 타순에 그대로 반영했다. 개막전 엔트리에 베테랑 이호준, 이종욱을 제외한 NC는 중견수 겸 1번 타자에 김성욱을 지명타자에는 시범경기 타격감이 좋았던 모창민을 기용했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진 못한 주전 2루수 박민우의 자리는 지석훈이 나서며 2번 타순에 배치됐다. 펀치력이 있는 외야수 권희동도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NC는 클린업에 나성범, 외국인 타자 스크럭스, 박석민을 배치하는 한편, 권희동, 모창민, 손시헌, 김태군으로 하위타선을 구성했다. 젊은 선수들에 상당 부분 기회를 준 NC였다.
변화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선 양 팀 타선은 경기 초반 활발한 모습은 아니었다. 개막전의 부담감이 분명 영향을 주었다. 소강상태의 흐름을 먼저 깬 건 롯데였다. 롯데는 4회 초 1사 후 번즈의 몸맞는공 출루에 이어진 돌아온 4번 타자 이대호의 적시 안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NC 중견수 김성욱의 홈 송구는 정확했지만, 번즈와 과감한 주루가 이를 이겨냈다. 심판 합의판정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거친 득점이었다. 첫 타석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던 이대호는 2번째 타석에서 소중한 타점으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보였다.
NC 선발 멘쉽에 3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하지 못했던 롯데로서는 경기 첫 득점기회에서 값진 득점을 했다. 반대로 NC는 경기 초반 득점기회를 잇달아 놓친 후 실점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NC는 이어진 4회 말 무사 2루의 기회마저 놓치며 힘든 경기가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1 : 0 리드는 롯데에 불안했다. NC 선발 멘쉽은 첫 실점 이후에도 페이스가 흔들리지 않았고 롯데에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반대로 롯데 선발 레일리는 초반 많은 투구 수가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투구 수 100개에 근접하면서 레일리는 점점 구위가 떨어졌다. 불펜 가동이 필요한 롯데였지만, 그 시점에 롯데는 경기를 역전당했다.
6회 말 무실점 투구를 하던 롯데 선발 레일리는 더는 버티지 못했다. 첫 타자 스크럭스를 볼넷을 출루시킨 레일리는 1사 후 권희동, 모창민에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며 2실점 했다. 이전까지 실점 위기를 잘 넘어왔던 레일리였지만,
타자들과의 3번째 만남이 이어지는 시점에서 만난 고비를 넘지 못했다. NC는 세대교체의 주역인 권희동, 모창민의 활약이 역전으로 이어지며 믿음의 야구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2번째 투수로 박시영을 마운드에 올리며 NC 타선의 상승세를 막아보려 했지만, 추가 1실점으로 경기 분위기를 상대에 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롯데는 승리 불펜조에 속한 이정민으로 7회 마운드를 이어갔지만, 이정민은 외국인 타자 스크럭스에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추가 3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결국, 1 : 6까지 벌어진 점수 차는 NC의 편안한 승리를 예고하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추격전을 전개했다. 롯데는 NC 선발 멘쉽이 마운드를 내려간 8회부터 NC 불펜진을 공략하며 점수 차를 좁혔다. 롯데는 8회 초 상대 실책과 전준우의 적시 3루타 등을 묶어 3득점 하며 2점 차로 NC를 압박했고 9회 초에는 이대호과 NC 마무리 임창민에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한 점 차 승부를 만들었다.
롯데는 이후 강민호의 2루타로 동점기회까지 잡았지만, 대주자로 기용된 이우민의 도루 실패로 더는 추격전을 이어 가지 못했다. 롯데로서는 대타 오승택을 기용한 상황이었고 NC 마무리 임창민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2사 후 2루 도루를 할 필요가 없었다. 3루 주자 이우민의 판단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롯데는 이대호가 3안타 2타점으로 중심 타자로서 팀 타선을 이끌었지만, 전체적인 타선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다. 이대호가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 다 한 번만 타석에 섰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를 둘러싼 손아섭, 최준석 3, 5번 타자의 무안타가 중요한 원인이었다. 외국인 타자 번즈는 타격과 수비에서 적응이 더 필요해 보였다. 마운드는 선발 레일리가 역투했지만, 상대적으로 밀리는 투구 내용이었고 불펜진의 거듭된 실점이 경기를 더 어렵게 했다.
NC는 그 활약이 미지수였던 외국인 타자 스크럭스가 4타석 모두 출루하며 2점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만점 그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는 모습이었고 개막전에 전격 선발 출전한 권희동, 모창민이 각각 2안타를 때려내며 공격에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의 활약은 세대교체를 위한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선발 투수 멘쉽이 위력적인 투구로 새 에이로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는 점도 큰 수확이었다. 다만, 원종현, 임창민 두 필승 불펜들의 불안한 투구는 옥에 티였다.
그럼에도 NC는 승리와 함께 경기 내용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개막전이었다. 롯데는 이대호의 활약을 뒷받침해줄 공격력이 필요해 보였고 마운드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NC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롯데에게는 그들의 개막전 패배를 더 아프게 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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