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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FA 시장의 최대어로 평가받던 손아섭의 행선지는 원 소속 팀 롯데였다. 지난 주말 롯데는 손아섭과 4년간 98억원의 FA 계약 소식을 알렸다. 롯데는 이대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FA 투자를 했고 삼성으로 떠난 주전 포수 강민호와의 FA 계약 실패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도전의 꿈을 접었지만, 프로 데뷔부터 소속팀이었던 롯데에 잔류하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의리를 지켰다는 명분과 함께 역대급 계약이 주인공이 되는 실리도 함께 챙겼다. 

롯데로서는 이번 FA 시장에서 삼성으로 떠난 강민호와 함께 손아섭의 잔류가 절실했다. 두 선수 모두 프로데뷔이후 롯데에서 성장해 팀의 중심 선수가 됐고 리드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는 점에서 큰 상징성이 있는 선수였다. 현실적으로 이들을 대체할 팀 내 자원도 없었다. 외부 FA에 눈을 돌린다 해도 막대한 비용 지출과 보상 선수 유출이 불가피했다. 만약 이들을 타팀으로 보낼 경우 찾아올 팬들의 비난 여론도 큰 부담이었다. 롯데는 이들의 잔류에 온 힘을 다했다. 

하지만 강민호가 삼성행을 선택하면서 롯데의 FA 전략이 어긋났다. 롯데는 삼성과 같은 액수를 제시했지만, 강민호는 잔류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미 포수로서 기량이 내림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강민호의 팀 내 비중이 절대적이었음을 고려하면 전력 약화는 불가피했다. 롯데는 또 한 명의 프랜차이즈 선수 손아섭 잔류를 빨리 결정할 필요가 있었다. 이미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진출과 함께 모 구단과의 연결설이급격히 퍼져있었다. 롯데는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11월이 가기 전 손아섭과 계약했다. 






손아섭은 메이저리그행을 결정한 이후 국내 구단과 FA 협상을 할 가능성이 컸지만,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시 마이너 옵션이 함께 하는 스플릿 계약을 받아들여할 가능성이 컸다. 도전에 의미를 둘 수도 있었지만, 올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 1시즌만에 복귀한 과거 팀 동료 황재균의 예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1년 정도 도전할 수 있었고 대형 계약도 가능했지만, 이는 상당한 비난 여론을 수반하는 일이었다. 

결국, 손아섭은 2007시즌 프로 데뷔 후 올 시즌까지 함께 했던 롯데의 레전드로 남기를 결정했다. 4년 후 30대 초반의 나이에 또 한번 FA 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손아섭의 잔류로 전력 약화를 막을 수 있었다. 롯데는 기존 베테랑들 중 상당수를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고 현역 선수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들의 자리를 채우는 등 팀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런 이유뿐만 아니라 손아섭의 대형 계약을 할 수 있는 실적을 남겼다. 손아섭은 프로데뷔 후 11시즌 통산 타율이 0.325에 이른다. 현역 선수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그만큼 손아섭은 꾸준했다. 2010시즌 이후부터는 단 한 번도 3할 밑으로 타율이 떨어지지 않았다. 2013시즌부터는 두자릿 수 홈런을 꾸준히 때려내며 파워도 높여다. 올 시즌에도 손아섭은 20홈런 80타점을 달성하며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타자로 한 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한 시즌 20개 이상의 도루가 가능한 기동력을 그를 중심 타선은 물론이고 테이블세터로 활용 가능토록 했다. 프로 데뷔 초반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도 수준급이다.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모두 상위 클래스를 유지하고 있고 뛰어난 내구성,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승부 근성까지 갖춘 손아섭에 대한 시장이 관심이 높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다수의 외야수가 FA 시장에 나왔지만, 손아섭은 가장 돋보이는 상품이었다. 해당 팀의 전력 강화는 물론이고 무형의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손아섭에 대해 롯데를 제외한 모 구단의 깊은 관심이 언론에 자주 언급되기도 했다. 당연히 그의 시장가는 크게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다수의 내부 FA 선수를 보유한 롯데의 속은 타들어갔다. 그의 잔류 여부는 롯데에게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 있어 중요한 전제 조건이었다. 

롯데는 예상보다 일찍 손아섭에 대한 잔류를 확정했다. 물론, 그의 4년간 98억원의 계약 규모에 대해 과하다는 일부의 시선도 있다. 하지만 롯데로서는 타 팀 FA 선수를 영입하는 데 따른 보상금 및 보상 선수 유출, 팀 적응 등의 문제에 최근 FA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투자 가능한 금액이기도 했다. 강민호의 삼성행도 계약에 일정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손아섭 잔류로 한숨 돌린 롯데는 FA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하지 않았다. 이를 발판 삼아 추가 영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강민호에 제시한 금액이 사실이라면 아직 FA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금 여유가 있다. 마침 롯데는 올 시즌 공격에서 기동력과 공격력을 갖춘 중심 타자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를 채울 자원을 FA 시장에서 영입할 수도 있다. 이미 롯데와 특정 선수가 연결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과연 롯데가 손아섭에 이어 또 한 번의 대형 계약을 할 수 있을지 손아섭의 잔류는 자칫 우울할 수 있었던 롯데의 스토브리그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어 주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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