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시즌 최강팀으로 우뚝 선 KIA였지만, 그 영광 속에서 윤석민은 아쉬움이 이름이었다. 윤석민은 KIA의 우완 에이스로 오랜 기간 팀과 함께했고 국가대표로서도 큰 활약을 했었지만, 2016, 2017 시즌 그의 존재감을 미미했다. 어깨 부상의 여파가 생각보다 길었고 재활도 순조롭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017 시즌 윤석민은 복귀 가능성을 잠시 보이기도 했지만, 1군에서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한 채 시즌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당연히 우승의 영광도 함께 하지 못했다.
이런 윤석민에 대한 KIA 팬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2013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도 복귀했다. KIA는 윤석민에서 4년간 90억원의 대형 FA 계약을 안기며 그를 받아들였다. 2005시즌 데뷔 이후 쌓아왔던 KBO 리그에서의 경력과 당시만 해도 여전히 20대의 젊은 나이의 투수라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물론, 이 계약을 두고 지나친 계약이라는 비판 여론이 상당 부분 있었지만, KIA는 윤석민의 영입이 가져올 전력 상승효과를 더 비중 있게 여겼다
2015시즌 윤석민은 2승 6패 30세이브 2.96의 방어율로 나름 제 역할을 해냈다. 불펜진에 약한 팀 사정상 윤석민은 선발이 아닌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보내야 했음을 고려하면 나쁜 결과가 아니었다. 하지만 2016 시즌 선발 투수로 돌아온 윤석민은 그 활약이 기대됐지만, 어깨 부상으로 경기 출전수가 대폭 줄었다. 1군에서 16경기에 등판한 윤석민은 2승 2패 1세이브 6홀드, 방어율 3.19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막바지 불펜 투수로서 힘을 보태긴 했지만, 이것이 그의 부상 회복에는 나쁘게 작용했다.
2017시즌 윤석민은 부상 재활에 집중했지만, 실전 경기 등판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KIA는 우승 경쟁이 한창인 시즌 후반 그의 복귀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윤석민의 몸 상태는 실전에 나서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KIA는 윤석민을 대신해 넥센의 마무리 투수 김세현을 영입해 불펜진을 강화했고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챔피언의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윤석민이라는 플러스 요소가 없었음에도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윤석민의 팀 내 입지를 더 좁게 만들었다.
KIA 팬들 역시 윤석민의 오랜 부상 재활에 대해 격려보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를 더 내는 것이 사실이다. 부상 재활 과정에서 나온 경기 외적인 뉴스들은 윤석민이 부상 복귀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하기도 했다. 4년간 9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 후 2년을 그래도 흘려보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FA 거품론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윤석민은 실패한 FA 계약의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소속 팀 KIA로서도 부상이 원인이지만,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투수가 2년간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현실은 분명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2018 시즌은 윤석민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경기 출전수가 부족한 탓에 자격 취득이 어려울 수 있지만 FA 계약 마지막 해이기도 하고, 긴 부상 재활의 성과가 없다면 선수 생명에도 큰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팬들의 의구심도 경기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윤석민이기도 하다.
만약, 윤석민이 건강을 되찾는다면 2년 연속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대하는 KIA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선발 투수로 그가 돌아온다면 허전했던 제5선발 자리가 채워질 수 있다. 이는 양현종, 헥터, 팻딘, 임기영에 이어 강력한 5인 로테이션의 완성을 의미한다. 윤석민이 불펜진에 합류한다면 지난 시즌 내내 KIA의 고민거리였던 불펜진 강화가 가능하다. 트레이드로 넥센에서 영입한 세이브왕 출신 김세현과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던 신예 김윤동, 풍부한 경험의 윤석민까지 강력한 필승 불펜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건은 역시 윤석민의 건강이다. KIA는 그의 부상 재발을 우려해 그의 복귀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4년간 90억원을 투자한 투수를 활용을 주저하기도 어렵다. 윤석민 역시 부상 복귀에 대한 의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실전에서 건재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그의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KIA로서도 냉정한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윤석민의 선수로서 커리어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국제경기에서 윤석민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고군분투했고 기여도가 높았다. 하지만 현재 윤석민의 위치는 과거의 영광만을 추억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지금 상태라면 잊혀짐의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윤석민은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부상을 당했지만, 30대 초반으로 내림세를 말하긴 이르다. 충분히 구위를 회복할 여지가 남아있다.어깨 부상후에도 재활에 성공한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사례는 그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2018 시즌 윤석민이 보란 듯이 재기해서 그에게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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