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에서 정규리그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은 5위 팀까지 주어진다. 단일 리그제를 채택하는 리그 특성에 따라 5위 팀은 한국시리즈라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가장 낮은 위치에서 한 계단 한 계단을 올라서야 한다. 이는 정규리그 1위 팀을 제외하고는 같은 조건이다.
즉, 포스트시즌에서 정규리그 1위는 상당한 이점을 안고 있다. 2018 시즌 두산은 이러한 이점에도 선수 부상과 SK의 돌풍에 밀려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주는 비운을 겪었다. 이런 이변도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해야 그나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각 구단은 최소 5위 자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한다. 5위라는 순위는 시즌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2018 시즌 5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하지 못한 구단은 실패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들 구단들은 올 시즌 5위라는 현실적인 목표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실은 만만치 않다. 기존 상위권 팀들의 전력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1. 삼성 라이온즈
지난 시즌 수년간 지속된 최하위 팀의 굴레를 벗어난 삼성은 올 시즌 2018 시즌 6위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 100% 만족할 영입은 아니었지만, FA 포수 강민호 효과가 어느 정도 있었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다수 포진한 마운드의 성적 지표가 좋아졌다. 지난 시즌 삼성이 마지막까지 5위 경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마운드가 버텨주었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에도 삼성은 마운드의 분전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로 교체했다. 지난 시즌 선발 투수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좌완 백정현과 신인 양창섭에 대한 기대가 크다. 양창섭은 지난 시즌 관리를 받았지만, 올 시즌 풀 타임 선발투수로서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지난 시즌 양창섭은 기대를 하기에 충분한 투구를 했다. 하지만, 이닝이 늘어나면 찾아오는 부상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선발 투수로서 한계를 노출한 베테랑 우규민과 내부 FA 윤성환이 로테이션에 포함된다면 선발진 운영이 수월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미지수다. 삼성은 양창섭을 비롯해 최충연, 장필준, 심창민 등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있어야 한다. 삼성은 장원삼을 비롯해 상당수 베테랑급 투수들을 방출했다. 확신에 찬 결정이지만, 상당한 모험이 될 수도 있다.
타선은 외국인 타자 러프가 3번째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재계약에 성공했다. 삼성의 간판타자로 발전하고 있는 구자욱, 트레이드로 영입한 거포 김동엽이 중심 타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은 홈런 군단인 SK에서도 파워를 인정받은 거포다. 삼성은 귀하디 귀한 포수 자원인 이지영을 내주고 그를 영입했다. 삼성은 타자에 유리한 홈구장에서 김동엽이 30개 이상의 홈런포를 때려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내부 FA 김상수의 잔류를 전제로 박해민과 김상수의 기동력, 베테랑 강민호를 중심으로 한 하위 타선이 새로운 중심 타선이 예상대로 위력을 보인다면 조화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지난 시즌 선전이 삼성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2. 롯데 자이언츠
지난 시즌 7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상위권 팀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가게 한 롯데는 팀의 약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선발 마운드도 5인 로테이션 구상을 고민하고 있다. 야수진은 내. 외야의 불균형이 크다. 전반적인 전력이 안정감과 거리가 있다.
롯데는 경험이 풍부한 양상문 감독 체제로 변화를 주면서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과거 롯데 감독을 역임했고 LG에서는 단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구단 전반의 흐름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다. 롯데는 양상문 감독이 팀 전력을 극대화해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프런트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미온적이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2인을 뒷받침할 선발 로테이션 구축이 필요하다. 김원중, 송승준, 윤성빈에 내부 FA 노경은, 가능성을 보인 김건국, 정성종 등이 후보군이지만, 누구도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부상 재활 중인 영건 박세웅은 올 시즌 전력에 가세할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불펜진은 마무리 손승락이 건재하고 구승민, 진명호, 오현택이 필승 불펜조로 기대되지만, 좌완 불펜진의 부재가 불안요소다. 타선은 외국인 타자 아수아헤가 기대감을 주지만 그는 타격보다는 수비에 더 강점이 있는 선수다. 기존의 이대호를 중심으로 손아섭, 전준우, 민병헌, 채태인에 기대해야 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풍부한 내야진에 비해 떨어지는 내야진의 공격력은 고민이다. 부상 이력이 있는 안중열을 비롯해 풀타임 시즌 경험이 없는 포수진구성도 불안요소다. 분위기에 민감한 롯데로서는 지난 시즌 개막 7연패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3. LG 트윈스
지난 시즌 LG는 전반기와 후반기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LG는 전반기 정규리그 2위까지 노려볼 정도로 안정적이었지만, 후반기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중심 타자 김현수의 부상과 마운드의 붕괴, 젊은 야수들의 부진이 겹치면서 위기관리에 실패했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차명석 단장 체제로 변화를 시도했다. 코치진도 류중일 감독의 의중을 적극 반영하여 개편했다. 외국인 타자는 거포형의 검증된 선수로 영입했다. 외국인 투수는 이닝이터 소사와의 이별은 아쉬웠지만, 지난 시즌 활약한 윌슨에 중량감 있는 투수 켈리를 영입하면서 아쉬움을 덜어냈다.
LG는 마운드에서 외국인 투수 2명에 차우찬, 임찬규에 베테랑 류제국, 신예 김대현, 고우석 등 선발 투수진에서자신감이 있지만, 불펜진은 임정우, 정찬헌 등 마무리 투수 후보들이 부상과 기복이 심한 투구를 하는 것이 단점이고 불펜진의 핵심 자원이었던 김지용의 부상 공백이 아쉽다.
타선은 김현수를 중심으로 지난 시즌 기량을 만개한 채는 성, 이형종의 외야진에 새로운 외국인 타자 조셉까지 강력한 중심 타선 구성이 가능하다. 포수진도 유강남, 정상호 조합이 수준급이다. 다만, 내야진은 유격수 오지환의 타격에서 강점이 있지만, 수비가 불안하고 3루와 2루 포지션에서 아쉬움이 있다. 내부 FA 박용택은 잔류가 유력하지만, 지명타자 외에는 활용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LG는 트레이드 등에 적극 나서며 전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싸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부족한 포지션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프런트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내년 시즌 LG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4. KT 위즈
KT는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 시즌 최 하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도 큰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하위 NC의 극심한 부진에 따른 반사 이익의 측면도 있었다. 창단 이후 드래프트 이점으로 모았던 신인 선수들의 성장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외국인 선수 영입도 성공적이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지난 시즌 전 KT는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황재균을 FA로 영입했고 검증된 외국인 투수 니퍼트와 피어밴드로 원투 펀치를 구성하는 등 나름대로는 전력을 강화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부족한 선수층은 시즌을 치를수록팀 전체의 힘을 떨어뜨렸다. 타선에서는 괴물 신인의 계보를 잇는 강백호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했고 기회가 왔을 때 상승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응집력 부족이 여전했다.
KT는 최하위 탈출을 하긴 했지만 허전함이 느껴지는 지난 시즌이었다. 결국, KT는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고 두산 수석코치 출신 이강철 신임 감독 체제로 팀을 개편했다. 코치진 변경이 불가피했다. 단장 역시 선수 출신 이숭용 단장으로 변화를 가져오면서 팀에 상당한 자극을 주었다.
KT는 팀 중심 타자인 외국인 타자 로하스와 재계약에 성공하고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하며 2019시즌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선수층은 그들을 약팀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데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두산 출신 이강철 신임 감독이 강팀 DNA를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장 결과물을 만들어내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5. NC 다이노스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첫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든 NC는 성적의 급격한 추락뿐만 아니라 안팎의 여려 악재로 몸살을 알았다. 창단 이후 NC를 강팀 반열에 올려놓았던 김경문 감독이 사실상 경질되며 시즌 도중 팀을 떠났고 그와 함께 했던 코치진 중 상당수도 팀을 떠났다.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임 이동욱 감독을 시작으로 젊은 코치진을 대거 중용하며 분위기를 일신했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3명 모두를 새롭게 했다. 두산과의 머니 게임에서 승리하며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를 영입하며 전력도 보강했다. 새롭게 문을 여는 최신식 홈구장에서 첫 시즌이라는 점도 동기 부여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팀 전력이 그들을 다시 상위권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마운드가 불안하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2명 외에 국내 선발 투수들의 면면이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재학이 선발 로테이션을 한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에이스로 성장이 기대되었던 영건 장현식의 부상 회복 여부와 함께 많은 기회를 주었던 젊은 선발 투수들의 활약 여부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지난 시즌 누적된 피로 탓에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불펜진의 회복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팀 타선은 양의지를 영입하긴 했지만, 지난 시즌 부상에 시달렸던 주전급 선수들의 제 기량을 발휘해야 과거의 위력을 되찾을 수 있다. 아직은 확신을 주는 전력이라 할 수 없는 NC다. NC는 이동욱 감독을 중심으로 한 코치진의 젊은 리더십이 선수들과 조화를 이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길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지는 시즌 하위 5개 구단은 저마다 고민을 안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팀 약점만 보강하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구단이지만, 약점 보강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들 5개 구단이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순위 판도를 변화시킬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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