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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을 위한 선수들과의 연봉협상과 해외 전지훈련 준비가 시작되는 시점이지만, FA 시장에는 아직도 소속팀을 찾지 못한 선수들이 11명이나 남아있다. 협상 진행 소식도 들리지 않고 언론의 보도 역시 잠잠해졌다. 선수들로서는 초조함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 

현실적으로 남아있는 FA 대상 선수들의 선택지는 한정적이다. 사실상 원 소속팀과의 잔류 외에는 대안이 없다. 어떻게 보면 원 소속팀과의 연봉 협상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 FA 선수 외에는 타 구단들의 관심도 크지 않다. 지난해 몇몇 사례가 있었던 싸인 앤 트레이드 방식도 고려할 수 있지만, 이는 진정한 FA 계약이라 할 수 없다.

결국, FA 대상 선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상 선수 제도가 선수들의 팀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과거 FA 제도가 처음 시해된 초창기 만들어진 보상 선수 제도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변함이 없다. 제도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개정을 위한 시도는 없었다. 이로 인해 FA 자격을 얻고도 FA 자격 신청이 원치 않는 은퇴로 이어지는 일도 발생했고 필요한 선수를 이 제도로 인해 영입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구단으로서는 현행 20인 보호선수를 제외하고 FA 선수를 영입하고 한 명을 내줘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최근 육성이 구단 운영의 중요한 트렌드가 되면서 21번째 선수의 유출은 전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당연히 보상 선수 유출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할 수 있는 선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선호도가 높은 특급 선수에 대한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FA 계약이 과도하게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FA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커지는 이유다. 

현재 FA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들은 분명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들이다. 한화의 최진행, 이용규는 한화 외야진에 필요한 자원이고 송광민 역시 확실한 3루수 자원이다. 하지만 많은 나이와 이에 따른 보상 선수 문제가 겹치면서 타 팀의 오퍼를 받지 못하고 있다. 원 소속팀 한화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받는 다년 계약을 원하지만, 

한화는 시장가가 크게 떨어진 이들에게 원하는 계약을 안겨줄 의사가 없다. 경쟁이 없는 시장에서 구매자가 우위에 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내부 FA 선수에게 호의적이었던 한화가 냉정한 잣대를 들이되는 상황에서 타 팀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넥센에서 키움증권으로 메인 스폰서가 바뀐 히어로즈는 내야수 김민성, 투수 이보근이라는 내부 FA가 있다. 김민성은 장타력과 일정 수비 능력을 갖춘 3루수이고 이보근은 핵심 불펜 자원이다. 그동안 의미 있는 커리어도 쌓았다. 하지만 외부로부터의 영입 움직임이 없다. 

언론에서 이와 관련한 소식이 있었지만, 계약과 연결되지 않았다. 구단 재정상황이 넉넉하지 않은 히어로즈는 FA 시장에서 구매자로 나선 사례가 거의 없고 내부 FA 선수도 대부분 떠나보냈었다.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이보근의 잔류가 필요한 히어로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는 모습이다. 현재로서는 히어로즈 구단이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떠나보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의 베타랑 선발 투수 윤성환과 내야수 김상수 역시 아직 계약이 지지부진하다. 윤성환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지만, 지난 시즌 부진과 많은 나이로 냉정한 시장의 평가에 직면해있다. 삼성 역시 윤성환에 대한 예우를 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김상수는 아직 젊은 유격수 자원으로 타 팀의 오퍼도 예상됐지만, 잠잠하다. 수년간 부상과 부진이 반복되면서 시장가가 크게 떨어졌다. 보상 선수 변수를 극복하기에는 수년간의 활약이 부족했다. 원 소속팀 삼성은 해외파 이학주라는 대안이 생기면서 김상수에게 냉정한 협상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롯데의 베테랑 투수 노경은 팀 전력 구성상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차지할 선수지만, 협상이 순조롭지 않다. 그나마 가장 타결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롯데는 긴 부진 끝에 지난 시즌 부활한 30대 중반의 투수에게 원하는 다년 계약을 안겨주기가 부담이다. 투수가 절대 부족한 리그 현실이지만, 기량이 내림세로 접어든 시점에 있는 투수를 보상 선수를 내주며 영입할 팀이 나오기도 어렵다. 노경은 역시 롯데의 선처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LG의 베테랑 박용택은 구단에서 그동안의 공헌도를 인정하면서 원만한 계약을 천명했지만, 협상 타결에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분명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지만, 협상은 협상이다. 그동안 베테랑들을 다수 이런저런 이유로 떠나보낸 LG가 박용택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한 LG 팬들의 반응도 그렇게 호의적인 것도 아니다. LG는 팬심과 현실, 베테랑의 대한 예우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KT의 투수 금민철, 내야수 박경수 역시 아직은 협상이 지지부진이다. 선수 자원이 부족한 KT에서 이들은 필요한 자원이지만, 원하는 조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민철은 선발과 불펜 모두에 활용 가능하고 박경수는 주전 2루수로 큰 역할이 있지만, 역시 나이가 걸림돌이다.

이렇게 상당수 FA 대상 선수들은 원 소속 구단 지루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중 상당수 선수들은 타 팀에서 영입을 고려할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보상 선수 제도가 그 시도조차 막고 있다. FA 제도 초창기 구단들의 안전장치로 마련한 이 제도는 이제 선수들은 물론이고 구단들에게 장애물이 되고 있다. 

FA 선수들은 원 소속 구단이 아니어도 타 팀에서 더 낮은 조건에서라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조차 막혀 있다. 특히, 베테랑들은 다년 계약이 아니어도 단 년 계약을 통해서라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원 소속 구단의 선처가 없으면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이는 FA 제도의 취지 자체를 흔드는 일이다.

선수 등급제 등 이에 대한 해결책은 나와있다. 다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제도 시행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트레이드 선수 이동이 제한되어 있는 현실에서 FA 시장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시장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의 이동은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팬들에게도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가 스토브리그에서 선수들의 이동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프로야구 흥행에 긍정 요소가 되고 있는 건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FA 제도, 그중에서 보상 선수 문제는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 및 개선을 고려할 시점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답답함 그 자체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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