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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전지훈련 일정이 시작되는 시점에 미 계약 FA 선수들과 구단 간의 긴 줄다리기도 함께 마무리되고 있다. 일찌감치 계약을  체결한 대형 FA 선수들의 제외하면 더 냉담해진 FA 시장의 현실 속에서 나머지 FA 선수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기다림을 시간을 가졌지만, 대부분 구단들의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 

보상 선수 규정이 여전히 남아있는 현실 속에서 소위 준척급 FA 선수들의 입지는 더 좁아졌고 구단들의 내부 육성 강화와  FA 거품을 이제는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선수들의 FA 권리행사가 원하는 다년 계약을 모두 얻어낼 수 없음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2명의 FA 선수가 있다. 롯데 선발 투수 노경은과 넥센에서 키움으로 메인 스폰서가 변경된 히어로즈의 김민성은 전지훈련이 시작되었음에도 미 계약 FA로 남아있다. 롯데 노경은은 구간과 선수가 모두 협상 결렬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상황이 정리됐지만, 김민성은 협상의 움직임조차 잘 보이지 않고 있다. 히어로즈는 김민성과 함께 내부 FA 선수였던 불펜 투수 이보근과는 전지훈련 시작 직전 계약을 체결했지만, 김민성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민성은 히어로즈의 주전 3루수로 꾸준한 활약을 했고 주장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히어로즈에게는 몇 안 되는 베테랑 선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김민성의 팀 내 입지는 크게 줄었다. 우선 성적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김민성은 2016 시즌 0.306의 타율에 17홈런, 90타점 0.502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낸 이후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017 시즌 0.282의 타율에 15홈런 78타점, 2018 시즌 타율 0.283에 10홈런 45타점으로 FA를 앞둔 시점에 가치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벌크업에 성공하면서 크게 향상되었던 장타 생산력이 떨어진 것이 아쉬웠다. 

김민성은 아직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30대 초반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 준수한 수비 능력에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서 장점이 있었지만, 지난 2년간의 성적이 그 장점을 퇴색하게 하고 말았다. 여기에 히어로즈 내에서  송성문, 김혜성 등 젊은 내야수들이 계속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김민성에 대한 비중마저 줄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포스트시즌에서 이들의 활약을 김민서 그 이상이었다. 이는 히어로즈가 김민성에 대한 협상을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하는 요인이 됐다. 리그에서 내야수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점이 희망이었지만, 보상 선수를 내주면서까지 그를 영입하려하는 구단은 나오지 않았다. 

현시점에서 김민성은 히어로즈 구단이 내민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그가 원했던 다년 계약의 희망도 사실상 사라졌다. 다만,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히어로즈의 구단의 특성상 싸인 앤 트레이드 형식의 타 팀 이적 가능성도 있지만, 시장에서의 가치가 떨어진 그가 이 경우에도 좋은 조건을 얻어내기는 어렵다. 

김민성이 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단 하루의 차이로 2017 시즌 이후 FA 선수 자격을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2017 시즌 종료 이후 김민성이 FA 시장에 나왔다면 평가는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2017 시즌 성적이 2016 시즌 보다 떨어지긴 했지만,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의 수요가 많았다. 당시 같은 3루수 자원이었던 황재균은 초 대형 계약으로 롯데에서 KT로 팀을 옮겼다. 커리어의 차이는 있었지만, 김민성 역시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김민성은 FA 자격을 얻지 못했다. 그가 2010시즌 중간 롯데에서 당시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이적하는 과정에서 KBO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선수 등록이 늦어졌고 그때의 행정 처리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김민성의 트레이드 상대는 황재균이었다. 황재균은 히어로즈의 주전 내야수였고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히어로즈가 주전 선수들의 대거 현금 트레이드하는 상황 속에서 황재균과 김민성의 트레이드는 현금이 결부된 것이라는 의혹이 상당했다. 

KBO는 히어로즈의 무분별한 현금 트레이드에 제동을 걸고 있었고 김민성, 황재균의 트레이드에 대한 승인 지연됐다. 그때 이런 상황이 그의 운명을 바꿀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김민성은 롯데에게 백업 내야수였지만, 히어로즈에서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았고 기량을 발전시키며 롯데로 떠난 황재균의 공백을 잊게 했다. 트레이드의 성공 사례로서 기억된 김민성은 FA 계약을 통해 노력에 대해 인정받고 싶었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물론, 가장 큰 요인인 그가 FA를 앞두고 부진했다는 점이다.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던 탓이 크다. 그래도 1년 사이 너무나 달라진 현실이 그에게는 답답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히어로즈로부터 변변한 제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밑에서 움직임이 있겠지만, 히어로즈는 팀 내 대안이 풍부한 상황에서 김민성과 꼭 함께 하겠다는 의지가 크지 않아 보인다. 그에게 관심이 있는 구단이 있다면 싸인 앤 트레이드의 방식도 고려할 수 있지만, 주전 3루수가 필요한 몇몇 구단들 역시 적극적이지 않다. 

김민성으로서는 전지훈련이 시작되는 시점에 마음이 급해질 수 있는 시점이다. 하루의 차이가 김민성에게는 너무나 큰 부정적 나비효과로 다가온 모습이다. 이런 상황이 다른 외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점도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이대로라면 김민성은 비운의 FA 선수로 두고두고 그 이름의 거론될 수밖에 없다. 2019시즌 김민성은 어떤 야구 인생을 이어가게 될지 아직은 그의 앞날이 불투명하기만 하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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