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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시즌 정규리그 우승 팀 두산이 마운드에 또 한 명의 베테랑을 더했다. 두산은 전지훈련이 시작된 시점에 한화에서 자유계약으로 공시된 좌완 불펜 투수 권혁의 영입을 발표했다. 두산은 역시 한화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렸던 우완 베테랑 배영수에 이어 또 한 명의 베테랑을 엔트리에 추가했다. 

두산은 선택은 최근 트랜드와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투. 타 할 것 없이 베테랑 선수들에게 가혹하기만 한 현실 속에서 두산은 베테랑들의 손을 잡았다. 두산이 화수분 야구로 불릴 정도로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베테랑 내부 FA 선수들에게도 오버페이를 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는 구단이라는 점에서 다소 이외의 선택일 수도 있다. 

두산은 마운드 강화를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배영수가 권혁은 전성기를 지난 투수들이지만, 공교롭게도 삼성과 한화를 거치면서 많은 경험치를 쌓은 투수들이다. 삼성이 최강팀으로 군림하던 시절 주축이었고 한화에서는 하위권을 벗어나려는 팀에서 고군분투했다. 올 시즌에도 상위권 성적을 기대하는 두산으로서는 이들이 경험이 분명 필요했다.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배영수는 최근 내림세가 뚜렷했다. 과거 파워 피처에서 수술 이후 기교파 투수로 변신한 배영수는 다양한 구종을 추가하거나 변칙 투구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활을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한화는 배영수를 FA 계약으로 영입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역할 비중이 줄였다. 그 사이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고 육성에 대한 비중을 높이면서 배영수는 한화에서 선발 투수로서 입지를 잃었다. 지난 시즌 배영수는 1군에서 11경기 출전에 그쳤고 2승 3패 방어율 6.63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시즌 후 한화는 배영수를 자유계약 선수로 공시했다. 한화는 젊은 선발 투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해야 했고 불펜 투수로도 활용이 어려운 배영수를 과감히 포기했다. 

권혁 역시 한화의 최근 팀 운영 기조와 맞물리면서 팀과 결별한 경우다. 권혁은 2015시즌 삼성에서 한화로 FA 이적 후 팀 주축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혹사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그의 비중은 상당했다. 2015시즌 권혁은 무려 1112이닝을 소화했고 2016 시즌에도 그의 투구 이닝은 95.1이닝에 이르렀다.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약한 권혁은 투혼의 투수로 큰 박수를 받았지만, 그 대가는 가혹했다. 권혁은 2017, 2018 시즌 부상과 잦아지면서 부진했다. 2시즌 연속 많은 투수의 후유증이었다. 그가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사이 좌완 유망주 투수들이 그 비중을 높였다. 

2019시즌을 준비하는 한화의 전지훈련 명단에서 권혁은 제외됐다. 권혁은 더 많은 1군 출전 기회를 원했다. 한화는 더는 그에게 1군 엔트리를 보장할 수 없었다. 결국, 권혁은 한화에서의 투혼의 기억을 남기고 팀을 떠났다. 부상만 아니라면 큰 키의 좌완 불펜 투수로 권혁은 상대하기 까다롭다. 한화는 그의 건강을 확신할 수 없었다. 한화는 혹사 논란에 시달렸을 만큼 팀에 헌신한 베테랑을 떠나보낸 것에 부담이 있었지만, 과감히 그를 자유계약으로 공시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그 직후 권혁은 두산과 손을 잡았다. 

두산은 이들의 긍정요소를 먼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넓은 잠실 구장과 리그 최상위급의 수비진을 갖춘 두산에서 배영수와 권혁은 보다 나은 성적을 기록한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들의 몸 상태가 정상적이고 팀 내 경쟁을 이겨내야 하지만, 두산은 어떤 식으로든 이들을 중용할 것을 보인다. 

두산은 린드블럼, 후랭코프 외국인 선발 투수가 건재하고 이용찬이라는 강력한 국내파 선발 투수가 있지만, 4, 5선발진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2번째 FA 기회를 포기한 좌완 장원준의 부활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고 또 다른 좌완 선발 투수 유희관의 성적 지표도 지난 시즌 크게 하락했다. 지난 시즌 10승 투수의 반열에 올라선 영건 이영하가 있지만, 2년 차 징크스의 우려가 있다. 배영수는 선발진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필요할 때 대체 선발 투수로 활용할 수 있고 롱맨 역할도 기대된다. 

권혁은 함덕주 외에는 신뢰할 수 있는 좌완 불펜 투수가 부족한 팀 상황에서 꼭 필요한 자원이다. 또 다른 베테랑 좌완 투수 이현승에게 긍정의 자극제가 될 수 있고 함덕주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승부처에서 좌타자를 상대하는 스페셜리스트로 큰 역할이 기대된다. 

두산의 이러한 선택은 그들의 팀 운영 방침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두산은 우승을 기대하는 팀이다. 전력에 보탬이 된다면 추가할 필요가 있다. 재정 상황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한 가성비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미 두산은 지난 시즌 베테랑 김승회가 불펜 투수로서 큰 역할을 한 기억이 있다. 

두산은 배영수, 권혁에서 이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영수, 권혁 역시 어떻게 보면 부활의 마지막 기회라는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도 있다. 강팀 두산이라면 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즉, 두산과 배영수, 권혁의 만남은 서로의 필요가 일치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이 만남의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여부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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