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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경기가 KBO 리그에서 있었을까 할 정도의 경기가 롯데와 KIA의 4월 18일 경기에서 펼쳐졌다. 이 경기에서 롯데는 9회 말 전준우의 희생플라이 타점이 끝내기 득점과 연결되면서 10 : 9로 승리했다. 6연패 후 3연승에 성공한 롯데는 10승 12패로 순위로 6위로 끌어올렸다.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준 KIA는 하위권으로 순위가 추락했다. 

패한 KIA는 물론이고 승리한 롯데도 내용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롯데는 9회 초 마지막 수비에 들어갈 때까지4 : 1로 앞서며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손승락은 3경기 연속 등판이라는 부담이 있었지만, 3점 차 리드가 있었다. 여유가 있는 등판이었다. 

하지만 손승락은 1사 후 대타로 타석에 선 KIA 나지완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볼넷으로 후속 타자를 출루시킨 손승락은 이후 빗맞은 타구가 연속 안타가 되는 불운까지 겹치며 더 힘든 상황에 빠졌다. KIA의 대타 최원준에게 동점 적시안타를 허용한 손승락은 더는 마운드에서 버틸 수 없었다. 롯데는 이후 진명호, 박근홍, 정성종까지 3명의 투수를 더 마운드에 올리고서야 9회 초 수비를 끝낼 수 있었다. 



그 사이 KIA는 4번 타자 최형우의 만루홈런까지 더하며 8득점하며 1 : 4의 열세를 9 : 4로 리드로 반전시켰다. 이대로 경기는 KIA의 대역전승으로 마무리될 것 같았다. 롯데의 홈 팬들도 패배를 직감하고 하나 둘 경기장을 나서는 상황에서 또 다른 반전이 일어났다. 

롯데는 9회 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전준우의 안타와 이전 타석에서 KBO 리그 첫 홈런을 때려내며 타격 부진에서 탈출할 가능성을 보인 외국인 타자 아수아헤의 3루타로 1점을 만회했다. 그래도 격차는 4점 차였다. 여기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KIA 마운드가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기 때문이었다. 롯데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과 연결했다. 볼넷으로 출루한 주자들이 하나 둘 홈을 밟았고 이후 볼넷 2개와 대타 허일의 적시 안타까지 묶어 롯데는 9 : 9 동점에 성공했다. KIA는 마무리 김윤동까지 급히 마운드에 올렸지만, 마운드 난조의 분위기를 끊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전준우의 우익수 플라이가 끝내기 타점이 되면서 롯데의 재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전준우의 플라이는 깊지 않았지만, 마침 3루 주자가 롯데에서 가장 빠른 나경민이었다. KIA로서는 9회 초 롯데 마운드의 난조를 틈타 8득점을 했음에도 자신들의 마운드 난조로 역전패 당했다는 점에서 허무한 패배였다. 

롯데 역시 마무리 손승락을 시작으로 불펜진들이 1이닝을 지키지 못하고 대량 실점했다는 점에서 결코 승리가 즐거울 수 없는 경기였다. 올 시즌 유독 패하는 경기에서 대량 실점이 많았던 롯데는 이번에도 그 공식이 다시 나타났지만, KIA 마운드의 도움(?) 속에 역전패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롯데와 KIA 모두 부실한 마운드, 불펜진의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 경기였다. 그나마 롯데는 불펜 소모가 극심한 상황에서도 3연승하며 부담을 덜었지만, KIA는 패배의 기억만을 남기며 아픔이 더했다. 

마운드의 난맥상이 드러나긴 했지만, 롯데는 선발 투수 김원중의 호투가 큰 의미가 있었다. 김원중은 7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타선도 추가 득점이 아쉽긴 했지만, 김원중의 호투를 4득점으로 뒷받침했다. 김원중은 7이닝 투구로 지친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김원중은 충분히 승리 투수의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불펜진의 불 쇼로 시즌 3승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김원중은 올 시즌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위기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도 사라졌고 투구 수 조절이 잘 이루어지면서 이닝 소화 능력도 향상됐다. 롯데 국내 선발 투수들의 전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김원중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 외에 롯데는 경기 후반 양상문 감독이 비디오 판독 결과에 계속 항의를 이어가다 퇴장당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양상문 감독의 승리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다소 의도된 장면으로도 보였다. 결과적으로 양상문 감독의 퇴장은 롯데 선수들의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집중하게 하는 숨은 동력이 됐다. 

롯데는 3연승으로 지난주 6연패의 기억을 지워냈다. 하지만 매 경기 롯데는 불펜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당장 마무리 손승락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고 필승 불펜의 핵심 구승민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 외에 진명호, 고효준의 필승 불펜 조도 기복이 있는 투구로 신뢰를 쌓지 못하고 있다. 

그 외 불펜 투수들의 상황은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주중 3연전 상대 KIA의 마운드 상황도 롯데만큼 좋지 않았기에 롯데가 3연승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롯데는 승리로 가려진 불펜진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면 시즌 중반 이후 상당한 어려움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로서는 3연승의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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