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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로 끝난 와일드카드전에 이어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준 플레이오프로 이어지고 있다. 준 플레이오프 대진은 정규리그 3위 키움과 4위 LG의 대결이다. 정규리그 성적을 비교한 객관적 전력은 3위 키움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시즌 상대 전적도 키움은 LG에 9승 7패로 앞섰다. 

하지만 키움과 LG는 키움의 전신 넥센 시설 엘넥라시코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치열한 승부를 자주 펼쳤던 기억이 있다. 2016년 준플레이오프 대결에서는 정규리그 4위였던 LG가 정규리그 3위였던 당시 넥센을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누르고 승리한 기억이 있다. 그 패배 직후 지금은 SK의 감독인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전격 사퇴하며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런 기억과 함께 LG는 고척돔과 잠실을 오가는 시리즈인 탓에 원정 경기의 부담이 없다. 키움의 홈 고척돔에서도 LG는 LG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을 수 있다. 와일드카드전을 1경기로 끝내면서 LG는 2일간의 휴식을 얻었고 충분히 전열을 정비할 시간도 있었다. 오히려 와일드카드전을 치르면서 실전 감각도 유지하고 있다. 




LG의 기대감도 크지만, 키움은 객관적 우세를 결과로 만들어가려 하고 있다. 키움은 시즌 막바지 선두 경쟁을 할 정도로 안정된 전력을 과시했다. 승률은 6할이 넘었고 86승을 수확했다. 팀 타율은 1위였고 팀 방어율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기동력도 팀 타율 못지않았다. 상대적으로 그 지표가 떨어지만, 팀 수비도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키움은 이러한 정규 시즌을 흐름을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막바지 긴 원정 경기가 이어지면서 체력 소모가 컸고 선두 경쟁의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했던 후유증이 걱정스러운 부분이지만, 대비할 시간이 있었다.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투명했던 포수 박동원이 엔트리에 포함된 건 키움에게 긍정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의 경험은 키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키움은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키움은 와일드카드전에서 KIA에 승리한 이후 준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3위 한화에 승리하는 업셋에 성공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키움은 정규리그 2위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이어진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에 바싹 다가섰지만, 5차전 연장전 끝내기 패배로 아쉽게 포스트시즌 무대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객관적 열세라는 평가에도 명승부를 펼친 키움의 경기는 야구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키움에 고전했던 SK는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2위 두산에 승리하며 마지막 승자가 됐고 키움의 선전은 다시 조명 받았다. 이렇게 키움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멋진 조연이었다. 

2019년 키움은 조연을 넘어 주연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LG가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키움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마운드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강해졌다. 브리검, 요키시 외국인 원투 펀치에 최원태, 이승호의 젊은 국내파 선발 투수들이 든든하다. 우완 2명, 좌완 2명의 조화로움도 있다. LG 윌슨, 켈리,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선발 마운드에 키움의 선발 마운드는 뒤지지 않는다. 

불펜진은 LG보다 더 앞선다 할 수 있다. 올 시즌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자리한 오주원을 시작으로 홀드왕 김상수, 파이어볼러 조상우, 언더핸드 한현희까지 다양성과 경험을 함께 갖춘 필승 불펜진이 든든하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활약이 돋보였던 안우진은 전천후 불펜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추격조로 분류되는 김동준, 양현, 김성민도 정규 시즌에서 필승 불펜조에 뒤지지 않는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LG 마무리 고우석을 제외한다면 키움의 불펜진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비교 우위에 있다 할 수 있다. 

팀 타선도 키움에 무게감이 쏠린다. 시즌 막바지 가동된 서건창, 김하성의 테이블 세터진은 경험과 힘이 있고 이정후, 박병호, 샌즈의 중심 타선도 상대 큰 부담이다. 키움의 하위 타선도 결코 쉽지 않다. 포수 이지영, 박동원의 타격감은 정규 시즌 내내 식지 않았고 김규민, 박정음은 팀 타선에 기동력을 더해줄 하위 타자들이다. 장영석, 송성문은 3루수를 나눠 책임질 수 있고 김혜성은 서건창을 대신해 2루를 책임질 수 있는 자원이다. 

이렇게 키움은 투. 타에서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축하며 포스트시즌에 나서고 있다. 지난 시즌 치열했던 포스트시즌의 경험은 그들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다. 코치진과 주축 선수들은 그 당시 경험을 축적했고 패배의 아픔도 함께 공유했다. 이제 키움에게는 실전만 남아있다. 키움이 정규리그 86팀의 면모를 포스트시즌에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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