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에서 SK가 상대한 팀은 키움이었다. 키움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초반 열세를 뒤집고 10 : 5로 승리했다. 키움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 2차전 연속 끝내기 패배 이후 3차전 승리로 반전을 기대했던 LG는 중반 이후 마운드 힘에서 밀리며 그들의 가을야구를 접어야 했다.
초반 경기 분위기는 LG가 주도했다. 전날 3차전에서 투. 타의 조화로 반격에 성공했던 LG는 그 기세를 초반 이어갔다. LG는 선발 투수 임찬규가 1회 초 흔들리며 2실점했지만, 키움 선발 최원태 공략에 성공하며 반격했다. LG는 1회 말 1득점에 이어 2회 말 페게로의 홈런에 이은 집중 안타로 3득점하면서 리드를 잡았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은 정규리그 성적에서 우위에 있었던 키움 최원태에 쏠려있었지만, 최원태는 초반 크게 흔들리며 2회를 넘기기 못했다. 키움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흐름이었다. 키움은 불펜 물량 공세로 LG의 공격 흐름을 어렵게 끊을 수 있었다. 이에 맞서 LG도 불펜진을 2회부터 가동하며 맞섰다. 키움은 3회 초 1득점하며 추격했지만, LG는 4회 말 추가 1득점하면서 그들의 우세를 유지했다. 이런 난전의 흐름은 추격자인 LG에게는 분명 기회가 될 수 있었다. 3차전에서 수비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키움은 경기 초반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모습이었다. 분명 LG가 유리한 흐름이었다.
LG에게는 이런 우세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추가 득점과 불펜진의 호투가 필요했다. 5회까지는 LG의 의도대로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6회 초 흐름은 급변했다. 6회 초 위기에서 LG는 2차전 선발 투수 차우찬을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2차전에서 차우찬은 100개를 훌쩍 넘기는 투구를 하면서도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했다. 2일 휴식 후 등판은 무리가 있었지만, LG는 6회 고비를 넘긴다면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G의 승부수는 키움의 대타 카드 박동원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박동원은 차우찬을 상대로 2타점 동점 2루타를 때려냈고 이후 경기 흐름은 키움으로 넘어왔다. 키움은 불펜의 필승 카드 조상우가 7회와 8회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LG의 공세를 차단했다. 7회 초 샌즈의 1타점 적시안타, 8회 초 김하성의 2타점 2루타와 박병호의 1타점 적시안타를 묶어 4득점하면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후반 대량 실점으로 힘을 잃은 LG는 더는 반격하지 못했다. 4차전 승리로 키움은 3일간의 휴식을 얻었고 팀을 정비할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키움은 정규리그 3위 팀의 우위를 준플레이오프에서 그대로 보여주며 LG의 도전을 뿌리쳤다. 키움은 선발 마운드가 뜻대로 운영되지 않았지만, 추격조와 필승 불펜조까지 불펜 투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선발 투수진의 부진을 메웠다. 불펜진의 선전은 키움이 중반 이후 경기 흐름을 바꾸는 중요 요인이었다.
LG는 4차전 선발 임찬규가 부진했지만, 윌슨, 조셉, 차우찬까지 선발 투수진이 모두 호투하며 선발 투수 대결에는 우위를 보였지만, 경기 중반 이후 불펜 대결에서 밀리며 아쉬운 패배를 이어갔다. 젊은 마무리 고우석과 필승 불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김대현이 기대했던 투구를 하지 못하면서 불펜 운영이 어려웠다. LG는 선발 투수 차우찬을 불펜 카드로 활용하는 고육책을 사용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시리즈 승패와 직결됐다.
또 한 가지 4번 타자의 역할에서 키움과 LG는 큰 차이가 있었다. 키움의 4번 타자 박병호는 1차전 끝내기 홈런에 이어 2차전에서 역전의 발판이 된 2점 홈런, 4차전에서는 1회 초 솔로 홈런에 이어 경기 후반 적시 안타까지 3안타 2타점 2볼넷의 활약으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LG의 4번 타자 시리즈 4경기에서 3안타 2타점 1할대의 빈타로 박병호와 큰 대조를 보였다. LG는 하위 타선의 정주현이 3, 4차전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고 외국인 타자 3, 4차전 홈런포를 가동하며 활약했지만, 4번 타자 김현수의 클러치 능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는 LG에게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그동안 정규리그에 비해 포스트시즌 활약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던 김현수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서도 가을 현수의 징크스를 깨뜨리지 못했다. 김현수가 중심 타자의 역할을 해주었다면 시리즈 흐름은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키움은 박병호는 집중 견제를 이겨냈지만, 김현수는 그렇지 못했고 계속된 부진에 스스로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이런 4번 타자의 엇갈린 활약과 그 결과는 키움과 LG의 시리즈 승패까지 엇갈리게 했다.
사진: 키움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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