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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11회까지 이어진 투수전에 이어 이번에는 치열한 타격전이었다. 경기 양상은 달랐지만, 승자는 같았다. 키움은 10월 15일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접전에서 8 : 7로 승리했다. 키움은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했고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 승리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1차전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SK는 1차전 부진했던 타선이 홈런포를 3개 가동하며 되살아났지만, 믿었던 선발 투수 산체스가 초반 무너졌고 경기 후반 불펜 대결에서 밀리며 벼랑 끝으로 몰리고 말았다. 정규리그 막판 뒤집기를 허용하며 2위로 밀렸던 SK는 포스트시즌 반전을 기대했지만, 키움의 상승세에 포스트시즌에서도 반전의 희생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1득점이 절실했던 1차전과 전혀 다른 경기였다. 양 팀은 초반부터 득점을 주고받았다. 초반 분위기는 SK가 주도했다. SK는 2회 말 로맥의 1점 홈런, 3회 말 한동민의 2점 홈런으로 3 : 0 리드를 잡았다. 거포 한동민을 2번 타순에 배치한 타순의 변동이 효과가 있었다. SK는 초반 득점에 이어 선발 투수 산체스도 3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잡아내며 호투했다. 충분한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는 구위는 뛰어났다. 




하지만 키움의 반격은 4회부터 시작됐고 반격의 파도는 거셌다. 키움은 4회 초 김하성의 2루타를 시작으로 5개의 안타를 집중하며 3득점했고 경기를 3 : 3 원점으로 돌렸다. 키움의 공세는 5회 초에도 이어졌다. 키움은 김하성의 2점 홈런을 포함해 3득점을 추가했고 경기는 키움의 6 : 3 리드로 순식간에 우세팀이 변했다. 키움은 산체스의 강점인 직구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으로 SK 선발 산체스를 무너뜨렸다. 

산체스는 5회 초를 마치지 못했고 10피안타 6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SK로서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SK는 1차전 마운드에 올랐던 필승 불펜 김태훈, 정영일을 다소 일찍 마운드에 올려야 했다. 다행히 이들은 키움 타선의 상승세를 잠재우며 반격의 기회를 열어주었다. 

선발 투수의 이른 강판에 충격이 있었지만, SK 역시 키움 선발 투수 최원태 공략에 성공하며 경기는 접전으로 흘러갔다. SK는 5회 말 안타와 볼넷으로 잡은 무사 1, 2루 기회에서 보내기 번트 실패와 후속타 불발로 득점 기회를 놓치는 듯 보였지만, 3회 말 2점 홈런의 주인공 한동민의 2타점 2루타로 키움을 압박할 수 있었다. 키움은 5회 말 선발 투수 최원태를 내리고 김성민, 안우진까지 2명의 불펜 투수를 차례로 마운드에 올리며 실점을 막으려 했지만, 안우진이 한동민과의 승부를 이겨내지 못했다.

분위기를 가져온 SK는 6회 말 로맥이 키움의 필승 불펜 김상수로부터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렸고 7회 말 추가 1득점으로 역전하며 승리의 가능성을 높였다. 한발 빠른 불펜 운영이 승리 방정식으로 작용했던 키움은 2차전에서 필승 불펜 김상수를 6회 마운드에 올린데 이어 7회 말 위기에서 불펜 에이스 조상우를 조기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실점을 막지 못했다. 키움의 마운드 승부수가 다소 어긋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기울어질 수 있는 흐름을 완전히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 경기 후반 변수가 됐다. 

SK는 재역전에 성공하긴 했지만, 1점 차 리그가 불안했다. 필승 불펜 김태훈, 정영일을 모두 소진한 상황에서 SK는 마무리 하재훈으로 가는 과정을 막아줄 불펜 투수가 필요했다. SK는 8회 초 서진용이 그 역할을 해주길 기했지만, 서진용은 긴박한 승부를 이겨내지 못했다. SK는 8회 초 위기에서 마무리 하재훈의 조기 등판을 고려할 수 있었지만, 또 다른 불펜 카드 문승원을 꺼내들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키움은 대타 송성문은 문승원을 상대로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8 : 7로 전세를 다시 역전시켰다. 

키움은 8 : 7 리드를 한현희에 이어 마무리 오주원이 지켜내며 길었던 타격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키움은 불펜 에이스 조상우를 일찍 사용했지만, 그의 뒤를 이은 한현희가 8회 말 SK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마무리 오주원은 날카로운 제구로 전날 연장전 승리투수에 이어 소중한 세이브를 기록했다. 추격조아 필승조 불펜진의 고른 기량을 과시하는 키움 불펜진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2차전 경기였다. 

키움은 외국인 타자 샌즈가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상.하위 타선이 고른 활약을 하면서 득점력을 높였다. 키움은 팀 14안타로 SK의 팀 8안타를 압도했다. SK는 그들의 장점이 빅볼 야구가 되살아나며 많은 득점을 했지만, 마운드가 불균형을 이루며 패배를 막지 못했다. SK는 벼랑 끝이라는 심리적 불안감과 함께 키움의 무서운 기세를 막아내야 하는 2중고에 처하게 됐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까지 키움은 불펜진이 중심이 된 단단한 마운드와 타선이 조화를 이루며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현재 키움은 좀처럼 패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지금의 기세라면 SK가 키움의 기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키움은 지금의 분위기를 그대로 한국시리즈까지 이어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SK로서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팀의 저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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