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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프리미어 12가 진행 중인 와중에 프로야구 각 팀들은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FA 선수 영입과 11월에 있는 2차 드래프트, 외국인 선수 구성, 트레이드까지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지 산적한 과제들이 많다. 가면 갈수록 프런트의 역량이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오프시즌 기간 전력 구성은 모든 팀들에게 중요하다. 

2019 시즌 최하위 롯데는 시즌 종료 직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신임 단장이 주도하는 감독 선임과 코치진 구성, 프런트 개편에 이어 2군 육성 시스템 강화까지 이전의 롯데와 다른 모습이다. 분명 변화는 확실히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냉정히 현재 롯데의 전력은 내년 시즌 상위권 도약을 장담할 수 없다. 전력 곳곳에서 문제점이 보인다. 만약, FA 등 외부로부터의 전력 보강이 없다면 내부 자원만으로 전력 강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선수 육성이라는 중요한 목표를 정하긴 했지만, 그 목표는 긴 안목의 투자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분위기 전환만으로 성적 향상을 이룰 수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많은 롯데지만, 당장 필요한 건 마운드의 정비다. 그중에서 선발 마운드의 강화는 필수조건이다. 올 시즌 타고투저의 흐름이 누그러지면서 마운드의 힘은 상위권 성적의 필수 조건이었다. 상위권을 점한 팀들은 대부분 안정된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했다. 

하지만 롯데의 선발 마운드는 시즌 시작부터 구상과 크게 어긋났다. 5인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베테랑 투수 노경은과의 FA 계약 실패로 선발 로테이션의 빈자리가 생겼다. 롯데는 내부 선발 투수 자원으로 메울 수 있다는 막연한 낙관론에 기댔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롯데는 불펜 투수였던 장시환을 선발 투수로 전환해 로테이션 하나를 채웠다. 롯데는 KBO 리그 5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외국인 투수 레일리에 KBO 리그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큰 키에 싱커볼을 던지는 외국인 투수 톰슨, 롯데가 충분한 경험치를 쌓도록 배려한 영건 김원중, 그전 시즌 가능성을 보였던 젊은 투수들과 베테랑 송승준으로 선발 로테이션의 구색을 갖췄다. 

하지만 레일리는 시즌 초반 부진했고 승운이 지독히도 따르지 않는 불운까지 겹치며 에이스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톰슨은 가능성이 보였지만,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다. 급기야 부상으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는 상황이 됐다. 장시환은 초보 선발 투수로서는 기대 이상이었지만, 이닝 소화능력이나 안정감은 떨어졌다. 김원중은 시즌 초반 반짝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복이 심한 약점을 다시 드러냈다. 그 외 다수의 선발 투수 후보들은 모두 함량 미달이었다. 송승준은 세월의 무게를 절실히 느끼는 시즌이었다. 결국, 롯데는 팬들로부터 FA 미아가 된 노경은과의 계약을 종용 받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부실한 선발 마운드는 시즌 내내 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불펜진마저 불안한 상황에서 롯데의 팀 방어율은 투고타저의 흐름과 역행하며 리그 최하위가 됐다. 불안한 마운드로는 반전을 이룰 수 없었다. 롯데는 시즌 중간 차세대 에이스 박세웅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외국인 투구 교체를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전체적으로 침체한 팀 분위기, 불안한 수비에 팀 타선마저 부진도 롯데 최하위 성적의 중요한 원인이었지만, 10승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는 부실한 선발진이 말해주듯 마운드의 불안정은 롯데의 큰 취약점이었다.  

내년 시즌 이기는 야구를 하기 위해 롯데는 마운드 재건이 절실하다. 특히, 선발 마운드는 원점에서 다시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우선 외국인 투수 구성에 있어 기존 레일리의 재계약 결정이 필요하다. 레일리는 KBO 리그에 충분히 적응을 했고 좌완에 까다로운 구질의 투수라는 장점이 있다. 올 시즌 성적에서는 부진했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우타자 상대 약점도 상당 부분 극복했다. 나이도 내림세로 접어들었가 하기 어렵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가 레일리만큼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고 확신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다만, 레일리가 제1 선발투수로서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더 강한 선발 투수가 있다면 레일리에 대한 재계약에 먹구름이 낄 수도 있다. 그와 다시 손을 잡는다면 레일리는 2, 3선발 투수가 되어야 한다. 롯데는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국이 투수 영입이 필요하다. 새롭게 구성된 롯데 프런트진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레일리와의 재계약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 찾기가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와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레일리 이상의 강력한 제1선발 투수 찾기는 롯데의 스토브리그 기간 가장 필요한 일이다. 

국내 선발 투수진은 기존 선발 투수들의 각성이 우선 필요하다.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김원중은 경기 중에도 들쑥날쑥하는 투구의 기복을 줄여야 한다. 김원중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템포의 조절이나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마인드 등 또 다른 면에서 성장해야 한다. 

부상에서 돌아온 박세웅은 부상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야 한다. 2017 시즌 12승 투수였던 박세웅은 이후 부상으로 고전했다. 그의 주무기 포크볼 사용이 늘어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올 시즌 부상 복귀 후 박세웅은 포크볼의 비중을 줄이고 직구와 슬라이더 사용을 늘렸다. 부상 방지의 의미와 함께 투구의 다양성 확보라 측면에서 분명 의미가 있었다. 내년 시즌에도 완성도를 더 높을 필요가 있다. 

2년 차 선발 투수가 되는 장시환은 선발 투수 안착을 위해 내부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올 시즌 장시환은 6승에 머물렀지만, 풀 타임 첫 선발 시즌을 완주했다. 올 시즌의 경험은 그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선발 투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투구 요령이나 이닝 소화능력 등 보완할 과제가 여전하다. 다만, 불펜 투수일 때보다선발 투수로서 더 안정감을 보였다는 점은 그에게 긍정적이었다. 

롯데가 기대하는 신인 서준원도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라는 장점에 올 시즌 선발 투수로서 쌓은 경험이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서준원의 선발 투수 전환은 불안한 선발 마운드 탓에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서준원에게는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좌타자 상대 약점과 단조로운 구종 등 보완할 과제는 많다. 

그리고 또 한 명 시즌 종료 후 전격적으로 FA 계약을 체결한 베테랑 노경은의 존재도 롯데에 소중하다. 노경은은 1년여의 공백기가 있었다. 그럼에도 롯데는 그와 내년 시즌을 함께 하기로 했다. 노경은으로서는 개인 훈련을 지속했지만, 경기 감각의 문제는 여전하다. 노경은은 호주리그에 참여하는 한국 선수들로 구성된 질롱코리아 선수로 호주리그에 참여한다. 노경은은 호주리그에서 자신의 경기 감각 회복과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려 하고 있다. 노경은이 호주리그에서 정상적이 몸 상태로 2018 시즌의 노련한 투구를 재현한다면 롯데의 기대감을 더 커질 수 있다. 

이렇게 롯데는 충분한 선발 투수 자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신. 구의 조화도 이루어져 있고 젊은 투수들은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 탓에 경험치도 쌓을 수 있었다. 이제는 이 자원들을 잘 활용하고 능력치를 발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롯데는 달라진 팀 분위기와 개편된 프런트, 코치진이 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감에 머물지 말고 바뀐 시스템으로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한 롯데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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