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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FA 시장 첫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키움은 포수 이지영과 3년간 총 18억원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삼성에서 키움으로 트레이 된 이후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 활약으로 가치를 다시 높인 이지영은 3년의 계약을 보장받았고 키움은 올 시즌 팀의 큰 플러스 요소였던 박동원, 이지영 포수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력 약화를 막았다. 키움은 시즌 후 다소 이해할 수 없는 감독 교체와 구단 운영 과정에서 잡음이 노출되면서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를 다시 안정화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이런 이지영과 키움과의 FA 계약은 포수 보강이 필요했던 팀들, 특히 롯데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었다.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 포수 보강에 큰 관심을 보였다. 롯데가 필요로 하는 경험과 공수 능력을 두루 갖춘 포수도 있었다. 키움의 이지영은 삼성 시절 우승 포수의 경험이 있었고 올 시즌 키움에서는 수비 능력과 함께 한동안 침체했던 타격 능력까지 되살아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년이면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이지영의 나이가 부담이었지만, 올 시즌 최다 폭투 1위와 함께 포수의 타선은 쉬어가는 타순이었던 롯데에게 이지영은 매력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롯데는 오버페이를 지양했다. 롯데는 이지영과 협상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롯데의 제안은 이지영이 팀을 옮길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롯데는 기존 조건을 변화시키지 않았다. 이지영은 그에게 새롭게 기회를 열어준 키움과 다시 손을 잡았다. 


이지영과의 계약이 불발되면서 롯데가 또 다른 FA 포수 김태군에게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태군은 이지영보다 나이가 적다. 큰 부상 이력도 없다. 양의지가 올 시즌 FA 계약으로 NC로 오기 전까지 김태군은 NC의 주전 포수로 오랜 기간 역할을 했다. 주전 포수 김태군과 함께 NC는 상위권 팀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분명, 실적이 있는 김태군이지만, 롯데는 김태군과 강하게 연결되지 않고 있다.  

롯데는 분명 필요한 포수이긴 하지만, 김태군에게 장기 계약을 안겨주며 보상 선수까지 원 소속팀 NC에 내줄 마음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롯데는 김태군과의 계속된 협상보다는 외국인 포수 영입 가능성을 보이면서 포수진 보강을 위한 또 다른 계획을 진행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롯데가 김태군과 협상하지 않는다면 이번 FA 시장에서 외부 영업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현재 FA 시장에는 롯데가 필요로 하는 포수 외에도 내야수들도 있다. KIA의 키스톤 콤비 김선빈, 안치홍,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 오진환이 그들이다. 하지만 김선빈과 안치홍은 KIA 잔류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고 KIA 역시 이들과 협상에 적극적이다. 김선빈과 안치홍은 내년 시즌에도 KIA 외 타 팀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 

또 다른 내야수 오지환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지만, 플레이에 기복이 있고 지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과정에서의 문제로 생긴 부정적 이미지가 아직 여전하다. 이런 배경은 롯데가 오지환의 영입하는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롯데는 원하는 포수를 놓치면서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임할 에너지를 잃었다. 전력에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올 시즌 후 롯데는 강하게 자체 육성을 강화하는 팀 운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한 투자를 늘렸고 시스템도 큰 변화를 보였다. 여전히 보상 선수 규정이 예외 없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롯데는 유망주 유출이 불가피한 FA 선수 영입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이 흐름이 변하지 않는다면 롯데는 전준우, 손승락, 고효준까지 내부 FA 선수들과의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전준우와의 협상은 가장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준우는 최근 3년간 팀 중심 타자로 꾸준한 활약을 했고 공인구 변경의 여파 속에서도 올 시즌 3할 20홈런 80타점 이상을 달성했다. 수비의 아쉬움이 있지만, 올 시즌만 본다면  롯데에서 전준우만한 파괴력을 지난 타자를 찾기 어렵다. 전준우의 전력 이탈은 롯데가 큰 아픔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전준우에게 과감한 금액을 투자할 분위기가 아니다. 

전준우는 4년간 80억원에 계약한 민병헌 수준의 계약을 원할 수도 있지만, 냉각된 FA 시장 분위기와 그의 나이 등을 롯데는 냉정하게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준우와 롯데가 쉽게 접점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 마침 외야수 보강이 필요한 일부 구단에서 전준우에 대한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롯데가 머니 게임을 하지 않는다면 전준우의 타 팀 이적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전준우 외에 손승락, 고효준은 롯데에 필요한 불펜 자원이지만, 손승락은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서 기량이 하락세로 두드러졌다. 그렇다 해도 손승락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다. 마무리가 아니어도 불펜진에서 역할이 기대된다. 고효준은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가 부담이지만, 올 시즌 사실상 팀 내 유일한 좌완 불펜으로 75경기를 마운드에 오를 정도로 고군분투했다. 아직은 필요성이 큰 불펜 투수다. 하지만 롯데는 이들에게 후한 평가를 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상호 조건의 차이가 상당할 수 있다. 

하지만 보상 선수 규정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손승락, 고효준은 롯데 잔류가 유력하다. 이들을 잔류시킨다 해도 원하는 포수 영입에 실패하고 전준우가 팀을 떠난다면 롯데의 FA 시장의 성과는 빈손을 넘어 마이너스가 된다. 이는 육성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팀 전력 유지마저 못하는 건 롯데에게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다. 롯데가 앞으로 FA 시장에서 전력 약화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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